제주 산림 여전히 괴롭히는 '소나무 에이즈' 재선충병

고성식 2024. 3. 14.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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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서 '소나무 에이즈'로 불리는 재선충병이 여전히 근절되지 않고 있다.

14일 제주도에 따르면 2022년 10월부터 2023년 4월까지 소나무재선충병 피해 고사목 7만5천그루를 제거했으며 이후 지난해 10월부터 7천그루를 더 제거했다.

제주에서 소나무재선충병 고사목은 2004년부터 2012년까지 9년간 총 6만9천그루였으나 2013년 전국적인 확산으로 제주에서도 2013년 10월∼2014년 9월 54만6천그루의 고사목이 발생, 소나무들이 붉게 타들어 말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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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정점 이후 줄었지만 지난 1년여간 8만그루 이상 고사

(제주=연합뉴스) 고성식 기자 = 제주에서 '소나무 에이즈'로 불리는 재선충병이 여전히 근절되지 않고 있다.

붉게 말라가는 소나무들 [연합뉴스 자료 사진]

14일 제주도에 따르면 2022년 10월부터 2023년 4월까지 소나무재선충병 피해 고사목 7만5천그루를 제거했으며 이후 지난해 10월부터 7천그루를 더 제거했다.

소나무재선충병은 2013∼2014년을 정점으로 감소세로 돌아섰지만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제주에서 소나무재선충병 고사목은 2004년부터 2012년까지 9년간 총 6만9천그루였으나 2013년 전국적인 확산으로 제주에서도 2013년 10월∼2014년 9월 54만6천그루의 고사목이 발생, 소나무들이 붉게 타들어 말라갔다.

이후 고사목은 51만4천그루(2014년 10월∼2015년 9월), 48만5천그루(2015년 10월∼2016년 9월), 28만9천그루(2016년 10월∼2017년 9월), 23만4천그루(2017년 10월∼2018년 9월), 14만4천그루(2018년 10월∼2019년 9월) 등으로 집계됐다.

다행히 2019년 10월∼2020년 9월 8만2천그루, 2020년 10월∼2021년 9월 5만5천그루, 2021년 10월∼2022년 9월 5만그루 수준으로 감소했다.

제주도는 2004년부터 현재까지 재선충병 예방을 위해 2만7천370㏊에 있는 소나무에 나무주사를 놓았고 1만5천710㏊에 대해 항공방제를 했다.

그간 소나무재선충병 방제를 위해 투입된 예산만 2천832억원이 넘는다.

재선충은 식물에 기생하는 선충으로 스스로 움직일 수 없지만, 재선충과 공생관계에 있는 매개곤충인 솔수염하늘소와 북방수염하늘소에 의해 이동한다.

재선충은 나무에 침입하면 빠르게 증식해 물관부를 막고 나무를 고사시키며, 한번 감염되면 100% 나무를 죽게 만든다.

매개충은 쇠약한 나무나 고사목에 알을 낳는 습성이 있는데, 이 나무가 재선충에 감염돼 있을 경우 부화한 유충이 이듬해 성충이 되면서 재선충을 몸에 지니게 된다.

4∼9월에 재선충을 지니고 탈출한 매개충은 건강한 소나무의 어린 가지를 갉아 먹고, 이때 다시 재선충이 나무에 침입한다.

다수의 매개충이 산림 내에서 이 같은 반복과정을 거치면서 재선충병이 퍼지게 된다.

재선충 발생지역에서 방제작업이 이뤄졌지만, 재발하는 비율이 높아 재확산의 주요인으로 꼽힌다.

재선충으로 고사한 명승 산방산의 소나무 [연합뉴스 자료사진]

제주도는 도내 목재생산업 85곳, 조경업체 188곳 등을 대상으로 봄철 소나무류 이동에 대한 특별단속을 실시할 계획이다.

재선충병 방제 목적 외에 소나무류 이동은 원칙적으로 금지되고 조경수목이나 분재는 재선충병 미감염 확인증을 부착해야 이동할 수 있다.

위반사항 적발 시에는 관련 법에 따라 최고 1년 이하의 징역이나 1천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강애숙 제주도 기후환경국장은 "제주지역 소나무재선충병 확산 방지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소나무를 이동하고자 할 경우 미감염 확인증 발급 등 적법한 절차에 따르고 소나무재선충병 방제에도 각별한 관심을 가져달라"고 말했다.

kos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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