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에서 광주까지 ‘K-아우토반’… 순천엔 ‘K-디즈니’ 들어선다
교통망 구축 및 지역 산업 육성 전략 내놔
관광 휴양 벨트 조성에 10년간 1.3조 투입
광주광역시와 전라남도 영암군을 잇는 한국형 ‘아우토반’이 건설된다. 광주-영암 초고속도로에서는 대부분 구간을 속도 제한 없이 달릴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지역 숙원 사업인 전남 완도와 강진을 잇는 고속도로도 짓기로 했다. 전남 고흥에는 ‘고흥 우주발사체 국가산업단지’를 조성한다.
전라도 남부권 광역관광개발 사업을 위해 올해부터 2033년까지 전남에 약 1조3000억원을 투입한다. 순천시를 문화콘텐츠 산업 중심도시로 발전시키기 위해 애니메이션 클러스터를 중심으로 한 ‘K-디즈니’ 구축을 추진한다.
14일 정부는 전남 무안 전남도청에서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열린 스무 번째 민생토론회 ‘미래산업과 문화로 힘차게 도약하는 전남’에서 이러한 지역 발전 전략을 발표했다.
◇ 광주-영암 잇는 ‘K-아우토반’… 최고속도 140㎞/h 허용
먼저 정부는 영암에서 광주까지 47km 구간에 총사업비 2조6000억원이 투입되는 초고속도로 건설을 추진한다. 광주-영암 초고속도로는 속도 제한이 없다. 영암에 F1(포뮬러원) 경기장이 있다는 점에서 착안해 자동차 동호인과 해외 레이싱 마니아를 겨냥한 자동차 문화 공간으로 지역을 육성하겠다는 취지를 반영했다.
초고속도로 건설 계획은 독일의 아우토반을 벤치마킹했다. ‘아우토반’은 독일어로 ‘자동차 전용 고속도로’라는 의미다. 전체 구간 중 상당 부분을 속도 제한 없이 주행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이러한 아우토반이 독일의 자동차 산업 발전의 기반이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다만 아우토반 모든 노선이 속도 제한이 없는 것은 아니다. 속도 제한을 둔 구간의 최대 속도는 시속 130㎞로 묶여 있다. 시속 200~300㎞로 달리는 무제한 구간에서도 시속 130㎞를 권장 속도로 제안하고 있다.
정부는 설계속도 시속 140km 이상으로 달릴 수 있는 ‘초고속도로’에 대한 도로 설계기준 마련에 착수한다. 관계기관과 협의해 도로교통법령 개정도 추진한다.
현재 편도 2차로 이상 고속국도 제한 최고 속도는 시속 100km, 필요시 시속 120km 이내로 제한돼 있다. 초고속도로 공사와 함께 법령에 대한 정비도 필요한 상황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설계 속도 상향을 고려해 도로 폭, 곡선반경, 안전시설 등 도로 설계기준 개정을 검토하기 위한 연구용역을 3월 발주하고 5월부터 착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완도-강진 고속도로 건설을 위해 약 1조6000억원을 투입한다. 이를 통해 전남 남부권인 해남에서 강진까지 38.9km 구간을 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될 전망이다. 올해 예비타당성 조사를 시작으로 2028년 착공을 목표로 사업을 진행한다. 완도-강진 간 고속도로가 완공될 경우 이동 시간이 64분에서 43분으로, 20여 분 단축될 것으로 기대된다.
전라선 고속화도 추진한다. 호남내륙 익산에서 남쪽 해양 여수를 연결하는 전라선 180km 구간이 경부·호남 고속선에 못지않게 빨라질 전망이다.
전라선 고속철도 개선에는 1조원 이상을 지원한다. 전라선은 굴곡이 많고 경부선·호남선에 비해 설계속도가 낮다는 지적이 있었다는 게 국토부 설명이다. 전라선 고속화가 추진되면 서울 용산~여수 엑스포 간을 운행하는 대부분 열차(82%)가 2시간대로 운행하게 될 전망이다. 1조8930억원의 생산유발효과와 1만1048명의 고용유발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 고흥 우주발사체 국가산단 조성 본격화… 농수산·문화관광 집중 육성
광양과 고흥을 중심으로 미래산업 육성을 위한 인프라 혁신 사업을 시작한다. 무안·함평 일원에 인공지능(AI) 기반의 첨단 스마트농산업 융복합지구 조성을 위한 기반을 마련한다. 목포를 중심으로 서남부 지역은 수산물 수출과 국내 수산자원 보호라는 투트랙 중심 전략을 구사한다.
정부는 남부권 종합항만인 광양항을 자동화 항만으로 개발하고, 전남 동부권을 넘어 글로벌 중심 스마트 항만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해양수산부와 여수광양항만공사는 ‘광양항 항만 자동화 테스트베드’ 사업에 7371억원을 투입해 올해부터 사업을 본격화한다. 스마트 항만과 연계된 장비산업·사물인터넷(IoT)· AI·디지털트윈 등 관련 산업도 함께 육성한다.
아울러 광양항의 배후 산업을 지원하기 위해 광양항 개발 과정에서 조성된 여의도 면적(290만㎡)의 2배가 넘는 항만 배후 부지 655만㎡를 석유화학·에너지·신소재 등 산업·물류 용지로 조성한다.
우주산업 클러스터로 지정된 전남 고흥을 우주발사체 국가산단으로 신규 조성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정부는 고흥군 봉래면에 52만평(173만㎡) 규모로 ‘고흥 우주발사체 국가산업단지’를 조성한다. 산단에는 발사체 기업 입주 공간, 기업 지원 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정부 관계자는 “지난달 우주발사체 국가산단 예타 면제 추진이 공식적으로 발표됨에 따라 산단 조성이 속도감 있게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호남 지역의 문화유산과 자연경관을 활용한 관광 휴양 벨트 조성 사업도 추진한다. 정부는 남부권 광역관광개발 사업을 통해 올해부터 2033년까지 전남 지역에 약 1조3000억원을 투입한다. 남도형 아름다운 예술 섬 연출, 남도다움 리브랜딩 창출 등을 추진 전략으로 섬 테마 관광 거점 조성, 이색 야행관과 공간 조성, 생태·야간‧ 미식 여행 상품화 등을 위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 ‘K-디즈니’ 순천 애니메이션 클러스터 조성
전남 순천시에는 ‘K-디즈니’를 조성한다. 올해 순천시에는 애니메이션 제작 기업들과 복합문화공간이 함께 어우러지는 ‘애니메이션 클러스터’가 들어선다. 애니메이션 클러스터에는 30여 개 기업의 1100여 명이 입주할 전망이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순천시는 애니메이션 기업 입주 시설과 함께 체험시설, 전시시설 등 복합문화공간을 조성할 계획이다. 순천만 국가정원 내 자리한 앵커기업이 애니메이션 산업을 견인하고, 원도심 내 기업을 애니메이션 제작기지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무안과 함평 지역에 첨단 농산업 융복합지구 조성을 위한 기반을 마련해 나갈 계획이다. 첨단 농산업 융복합지구는 AI, 빅데이터를 활용하여 디지털 혁신, 기술 고도화를 실현할 예정이다. 정부 관계자는 “올해 전문가 등과 AI 첨단 농산업 융복합 지구조성의 사업 타당성 및 효과적인 조성 방안을 검토하고, 이를 바탕으로 향후 필요한 절차를 신속히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전남을 수산 식품 수출 거점으로 만들기 위한 전략도 추진한다. 정부는 전남에 1200억원 규모의 수산 식품 수출단지를 2025년에 건립해 가공, R&D 및 수출을 종합 지원하는 핵심 거점으로 조성한다. 또한, 김 산업 진흥 구역 확대 등을 통해 생산단계부터 품질을 체계적으로 관리해 나갈 예정이다. 2027년까지 김 수출 10억달러를 달성하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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