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돈봉투 수수 의혹’ 정우택 공천 취소…문제 후보 ‘정리 작업’ 시작되나

정대연·문광호 기자 2024. 3. 14.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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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1월17일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4선·5선 중진 의원들과 오찬 간담회를 하고 있다. 왼쪽은 정우택 국회부의장. 연합뉴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공관위)는 14일 돈봉투 수수 의혹을 받는 정우택 후보(국회부의장·충북 청주상당) 공천을 취소했다. 국민의힘에서 현재까지 공천 결정이 취소된 총선 후보자는 정 후보를 포함해 세 명이다. 공천을 받은 여야 후보자들의 과거 막말, 부정 경선 의혹 제기 등으로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이번 결정이 문제 후보 정리 작업의 시발점이 될지 주목된다.

공관위는 이날 “정우택 후보에 대한 불미스러운 상황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며 “이는 국민의힘이 강조해온 국민 눈높이 및 도덕성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사안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공관위 결정은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등이 속한 비상대책위원회 의결로 최종 확정된다.

정 후보가 자신의 지역구 사업가 A씨로부터 청탁과 함께 돈봉투를 받았다는 의혹은 지난 2월 지역언론인 충북인뉴스 보도를 통해 처음 알려졌다. 정 부의장 측은 그간 ‘2022년 10월 A씨에게 돈봉투를 받은 건 사실이지만 즉시 돌려줬고, 후원금 계좌를 통해 정식으로 후원하도록 했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뉴스타파의 전날 보도에 따르면 돈봉투 수수 의혹이 불거지자 정 후보 측은 A씨에게 정 후보 해명대로 언론에 진술해달라고 회유한 정황이 드러났다. 또한 공관위의 이날 공천 취소 결정 직후 뉴스타파는 정 후보 측이 A씨에게 “의원님(이) 제일 필요한 건 현금”이라며 후원금 외 현금 상납을 요구한 정황도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뉴스타파는 정 후보 관련 추가 보도도 예고했다.

앞서 공관위는 지난 9일 정 후보가 돈을 받았다는 객관적 사실이 확인되지 않았다며 이의 제기를 기각한 바 있다. 장동혁 사무총장은 당시 “이 사안에 대해선 의혹 제기 부분에 대한 어떠한 객관적 증거나 인과관계에 관한 증거가 없다고 봤다”고 밝혔다.

하지만 추가 의혹이 계속 제기되자 공관위도 더는 방어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정영환 공천관리위원장은 “여러 가지 증거들을 종합할 때 (당의) 도덕 기준에 맞지 않아 이렇게(공천을 취소) 한 것”이라며 “(돈 받은 게 사실인지는) 수사·재판 절차에서 밝혀질 거지, 여기(공관위)서 다룰 문제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한동훈 위원장은 이날 경남 김해 방문 중 기자들과 만나 “얘기되는 사안에 대해 어떤 혐의가 있다 없다는 판단을 저희가 한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우리는 국민의 눈높이에서 정치를 하는 사람들이다. 얼마 남지 않은 총선에서 공직 후보로서 제시하기에는 부족하다는 판단을 공관위에서 한 것”이라고 밝혔다. 한 위원장은 “부정부패에 있어서는 다른 정치세력들보다 엄격해야 한다는 기준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공관위는 해당 선거구에 충북 청주청원 경선에서 탈락한 서승우 전 대통령실 자치행정비서관을 우선추천(전략공천)했다. 충청북도 행정부지사를 지낸 서 전 비서관은 앞서 청주청원 경선에서 김수민 전 의원에게 패했다. 정 위원장은 청주상당 경선에서 정 부의장에게 패한 윤갑근 전 고검장 대신 서 전 비서관을 공천한 이유에 대해 “(윤 전 고검장이) 경쟁력이 없을 거라 봤다”며 “다른 사정도 있었다”고 밝혔다.

이번 총선 공천 과정에서 국민의힘 공관위가 공천을 취소한 것은 이번이 세번째다. 공관위는 지난 2일 당협위원장 시절 시의원 등으로부터 수천만원을 받은 혐의로 고소된 김현아 후보(전 의원·경기 고양정) 공천을, 지난 8일엔 시장 재직 당시의 뇌물수수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박일호 후보(전 밀양시장·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 공천을 각각 취소했다.

정대연 기자 hoan@kyunghyang.com, 문광호 기자 moonli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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