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으로도 때리지 말라했다”…판사 화나게한 아동학대 부부, 무슨 짓을

검찰, 징역 4~6년 구형
계모 “성숙하고 나무같은 부모되겠다”
친부 “씻을 수 없는 잘못…깊이 반성”

아동학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계모와 친부에게 판사가 꾸짖었다.

14일 오전 10시20분께 경기 수원지법 형사11단독 김수정 판사는 아동복지법 위반(상습아동학대) 혐의로 기소된 계모 A씨와 친부 B씨에게 “아이들을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는 말이 있지 않습니까. 어떻게 자기 자식한테 이렇게 할 수 있는지 너무 화가나서 기록을 읽을 수가 없었습니다”라며 엄중히 꾸짖었다.

법원에 따르면 A씨는 2021년 5월부터 2022년 12월까지 초등학생 형제 C·D군을 23차례에 걸쳐 신체·정서 학대한 혐의를 받는다. B씨는 A씨의 이 같은 학대를 알고도 묵인하거나 계모와 함께 자녀들을 때린 혐의를 받는다.

첫째인 C군이 생일 선물로 꽃바구니를 사오자 A씨는 “어린애가 돈을 함부로 쓴다”며 쇠자로 손바닥을 수회 때렸다. 또 술에 취해 D군을 침대에 눕혀 얼굴을 때려 코피가 나게 하는 등 상습 학대했다.

급기야 2022년 성탄전 전날인 12월 24일에는 형제를 집에서 내쫓았다.

김 판사는 “B씨의 책임이 크다”며 “친자식 아니냐. 남의 자식을 키우는 것 되게 어렵다. 본인 자식을 따뜻하게 보듬지 않는데 누가 해줄 수 있겠느냐”고 질타했다.

이어 “제가 이 사건에서 B씨를 선처한다면 아이들 양육비를 친부가 지급하지 않으면 아이를 돌보는 할머니가 곤란해서 그 점을 감안하는 것이지, 피고인의 행위가 구속될 정도가 아니어서 선처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때까지 지급한 양육비 내역과 앞으로 어떻게 지급할지 계획을 작성해서 내라”고 요구했다.

김 판사는 계모에 대해서도 “자신이 없으면 키우지 말았어야지. 애들이 뭘 잘못했느냐”고 꾸짖으며 “피고인들 더 많이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검찰은 A씨와 B씨에게 각각 징역 6년과 4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또 두 피고인에게 모두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이수 명령 및 아동 관련 기관 취업제한 5년을 구형했다.

변호인은 최후변론에서 “A씨는 피해자들을 친자녀처럼 키워볼 생각으로 직업도 그만뒀다”며 “경위를 떠나 깊이 반성하고 뒷바라지를 다짐하고 있다. 사춘기 접어든 남자아이를 감당할 경험이 부족했던 것 같다”고 선처를 호소했다.

A씨는 최후 진술에서 “아이들과 떨어져 지낸 지난 1년여간 후회와 가슴 아픈 생각으로 지냈고, 죄스러움이 갈수록 커졌다. 하루도 맘 편히 자기 힘들었다”며 “아이들의 잘못된 습관을 고쳐야 한다는 생각에 저의 잘못된 판단으로 잊지 못할 상처를 줬다. 제가 엄마 자격은 없지만 아이들이 용서해줄 수 있는 날이 오도록 노력하겠다. 더 성숙하고 나무 같은 부모가 되겠다”고 흐느끼며 선처를 호소했다.

B씨는 “아이들한테 씻을 수 없는 잘못을 저질렀다. 후회와 반성하고 있다”며 “아이들이 원하는 대로 살 수 있도록 뒷바라지하겠다”고 말했다.

이들에 대한 판결 선고는 다음 달 18일 오전 10시에 내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