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도 이화여대 명예교수 별세…세계 누빈 '원조 프리마돈나'

장병호 2024. 3. 14.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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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라노 이규도 이화여대 명예교수가 지난 13일 별세했다.

고인은 국내는 물론 세계 오페라 무대를 누린 성악가로 '원조 프리마돈나'로 불린다.

세계적인 디바 마리아 칼라스가 "너는 내 학생"이라며 제자로 삼을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았다.

제자들과 결성한 '프리마돈나여성합창단'을 통해 일흔이 넘은 나이에도 미국, 러시아 등 국내외 무대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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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년 84세
마리아 칼라스 제자…최근까지 공연·교육 앞장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소프라노 이규도 이화여대 명예교수가 지난 13일 별세했다. 향년 84세.

소프라노 이규도. (사진=연합뉴스)
고인은 국내는 물론 세계 오페라 무대를 누린 성악가로 ‘원조 프리마돈나’로 불린다. 세계적인 디바 마리아 칼라스가 “너는 내 학생”이라며 제자로 삼을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았다.

보성여고를 나온 고인은 이화여대 성악과에서 국내 오페라의 대모로 불리는 김자경을 사사했다. 줄리아드 음대에 장학생으로 입학해 마리아 칼라스 마스터클래스를 마쳤다. 1962년 동아음악콩쿠르 대상을 받으며 주목을 받았고, 1968년 김자경 오페라단 ‘마농 레스코’에서 마농 역으로 국내 데뷔했다.

평안북도 의주 출신으로 한국전쟁 때 부친을 따라 월남한 실향민이기도 하다. 1985년 남북예술단 상호방문 때 평양에서 ‘그리운 금강산’을 불렀다. 이 곡에 “비로봉 그 봉우리 짓밟힌 자리”, “아름다운 산 더럽힌 지 몇몇 해” 등 북한에 민감한 가사가 포함돼 있어 공연을 마친 뒤 호텔 방에서 두문불출한 에피소드가 있다.

후학 양성과 성악 교육에도 앞장섰다. 이대 교수 시절 수강생들이 몰려 정원의 배가 되는 학생들을 가르쳤다. 제자들과 결성한 ‘프리마돈나여성합창단’을 통해 일흔이 넘은 나이에도 미국, 러시아 등 국내외 무대에 올랐다. 1년 전까지도 서울사이버대학교 석좌교수로 온라인 성악 교육을 진행했다.

세계적 권위의 모스크바 국립 음악원(차이콥스키 콘서바토리)에서 외국인 최초로 명예음악박사학위를 받았다. 2021년 대한민국예술원 회원으로 선출됐다. 대한민국 문화예술상, 대한민국예술원상 등을 수상했다. 나비부인 국제 콩쿠르, 프랑스 앙쥬 국제 콩쿠르, 베르비에르 국제 콩쿠르, 빌바오 국제 콩쿠르 등의 심사위원을 지냈다.

남편인 고(故) 박정윤 교수는 서울대 화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시카고 컨서버터리에서 수학한 한양대 음대 피아니스트로 라흐마니노프 전문가로 불린다. 유족으로는 아들 박상범 씨가 있다. 빈소는 15일부터 세브란스병원 특실에 차려진다.

장병호 (solani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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