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지역의료 지원…지역거점병원, 빅5수준으로 올린다"
정부가 의료전달체계 개편을 추진해 '지역 완결형 의료체계'를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상급종합병원-종합병원-병원-의원으로 이어지는 체계를 위해 거주 지역에서 최적의 의료를 제공받기 위한 지역 의료체계에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지역의료 혁신 시범사업'을 하반기에 실시해 권역별 3년간 최대 500억원을 지원한다. 지역별 의료진을 확보하기 위해 의대생 실습 지원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계약형 필수의사제도를 도입한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중대본 제1총괄조정관)은 14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개최 후 브리핑에서 "정부는 의사 증원을 포함한 의료개혁의 완수를 위해 의료개혁 4대 과제를 속도감 있게 이행하겠다"며 "지역의료를 강화하기 위해 지역 내 우수한 병원과 우수한 의료 인력을 확충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박 차관은 "지역 내 역량있는 병원을 육성하고 각 병원간 네트워크를 강화해 수도권으로 환자가 몰리는 비정상을 혁신하겠다"며 "국립대병원 등 지역 거점병원의 역량을 수도권 주요 5대 병원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고 했다. 국립대병원의 총액 인건비, 총인원 규제를 혁신한다. 연구개발 투자 확대를 위해 연구비 사용 관련 규제도 개선한다. 소관 부처를 복지부로 이관해 올해 중 법 제정과 개정을 거쳐 2025년 시행하겠다는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약 3~4개의 지역 종합병원을 육성해 응급, 심·뇌, 외상 등 중증 응급 환자에 대한 치료 역량을 강화하고 소아, 분만 등 특화된 기능도 강화한다. 지역 2차 병원의 필수의료 기능 강화와 집중 육성방안에 대해 지역, 병원계 의견을 폭넓게 수렴해 올해 안에 종합대책을 발표한다. 지역 의료 인력 확충을 위해 지역인재 전형 비율을 현행 40%에서 대폭 확대한다. 의대생 실습 지원 프로그램도 확대하고 국립대병원 교수를 증원한다. 계약형 필수 의사제도 도입한다.
또 지역의 의료이용과 공급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의료 정책의 기본 틀로 활용하기 위한 의료 지도를 마련한다. 관련 연구는 오는 4월부터 진행해 하반기부터 정책에 적용할 계획이다. 지역에 대한 투자도 강화한다. 지역의료 지도를 기반으로 '맞춤형 지역 수가'를 도입한다. 일본의 '지역의료개호 종합 확보기금'을 벤치마킹한 지역의료발전기금 신설도 검토한다.
전공의 근무지 이탈 이후 상급종합병원의 현황도 공유했다. 정부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상급종합병원의 입원환자수는 지난주 대비 6.4% 회복했다. 중환자실 입원환자는 3000명 내외를 유지하고 있다. 박 차관은 "의료 현장의 중증, 응급진료와 관련된 지표가 안정적인 이유는 국민의 성숙한 시민의식과 환자 곁을 지키는 현장의 의료진 덕분"이라며 "우수한 역량을 갖춘 중소병원이 전원 환자에게 질 좋은 의료를 제공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2차급 종합병원 역량 강화를 위한 지원을 검토 중이다.
의사 인력 증가의 필요성도 재차 강조했다. 박 차관은 "한국은 2035년 65세 인구비율이 30%가 된다. 일본 사례에 비춰볼 때 고령화 대응을 위해 의대 증원은 반드시 필요하다"며 "고령화율이 30% 달하는 일본은 의료 수요 증가에 대응해 2007년 의사수를 7625명에서 2020명 9330명으로 늘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의대 교수들의 사직 결의 임박과 관련해 "환자를 떠난 전공의들을 의료 현장으로 돌아오도록 설득할 때"라며 "환자의 생명을 위태롭게 하는 것은 제자를 지키는 방법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환자의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지금까지의 모습을 제자들에게 보여주시고 전공의들이 더 나은 여건에서 배우고 성장하도록 전문의 중심의 병원 구조 혁신과 근무시간 단축 등에 함께해달라"며 "'협상하지 않으면, 환자의 생명은 위태로워질 것'이라는 제안에는 더더욱 응할 수 없다"고 호소했다. 복지부는 의대 교수들과의 대화를 위해 여러 방안으로 접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구단비 기자 kdb@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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