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고려거란전쟁’ 김동준 “연기력 논란? 현종 성장에 집중”
KBS2 대하 사극 ‘고려 거란 전쟁’(극본 이정우, 연출 전우성 김한솔)은 관용의 리더십으로 고려를 하나로 모아 거란과의 전쟁을 승리로 이끈 고려의 황제 현종(김동준)과 그의 정치 스승이자 고려군 총사령관이었던 강감찬(최수종)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역사 왜곡 등의 논란 속에도 최고 시청률 13.8%(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하며 지난 10일 종영했다.
김동준은 전역 후 ‘고려거란전쟁’을 선택했고, 고려 8대 왕 현종 역을 맡아 열연했다. 혼란한 정세 속 점차 성장하는 왕의 모습을 그려냈다.
1년 동안 ‘고려거란전쟁’에 집중한 그는 “아직 실감이 하나도 안난다. 흔히 아직 촬영장에 가야 할 것 같다고 하는데, 이번 작품이 유독 더 그런 것 같다”며 “너무 값진 경험이었다. 현장도 너무 좋았다. 왕순이가 극 중에서 웃을 수 없지만, 현장의 시간이 너무 값졌다. 선배들에게 많이 배웠다”며 종영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전역 후 제가 어리지 않다고 생각하면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수염을 붙이고 왕이 된다면 어떤 모습일까 싶었고, 교과서라고 해도 될 최수종 선배가 있고, 선배들에게 많이 배우고 싶었다”며 첫 정통 사극에 도전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배움을 얻기 위해 나섰지만, 주연으로서 부담도 컸을 터. 그는 “모든 게 부담이었지만, 그 부담이 동기부여도 됐다. 현종이 어떤 존재가 돼야 하는지 고민했고, 최수종 선배님과 이야기를 많이 했다”며 강감찬 역의 최수종에게 많이 의지했다고 털어놨다.
김동준은 최수종을 지금도 ‘아버지’라고 부른다며 “처음에는 친해지고 싶어서 장난스레 그렇게 부르기 시작했다. 현종 대사에도 아버지 같다고 하는데 실제로 제게도 그랬다. 선배는 대하 사극을 많이 하셨지 않나. ‘우리가 알리는데는 이유가 있다. 이 인물의 존재 이유가 있으니까 잘 설명해줘야하고 그 값짐을 알아야 한다’고 하셨다. 저 역시 그런 부분에 집중했다”며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고려거란전쟁’으로 사랑도 호평도 얻은 김동준이지만, 방송 초반 연기력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그는 “관심에 감사했다. 현종 입장에서 보면 성장 드라마다. 왕순은 어린 나이에 시작해서 업적을 이룬 영웅이다. 이 나라에서 우리가 숨 쉬고 발붙이고 살 수 있게 해줬다. 궁궐 밖과 안에 있을 때 차이를 둬야 했고 그래야 현종의 성장의 스펙트럼이 잘 그려질 거라고 생각했다. 감독님도 궁궐 안에 들어와 점차 나라와 백성을 생각하는 성군이 되어가는 과정을 보여드리자고 말씀했고 뒤로 가면 그런 부분도 자연스레 해결이 될 거라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또 촬영 중에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며 “계속 촬영하는 상황이었고 신경 쓰기엔 찍어야 하는 분량이 많았다. 문경과 수원에 가야 하는데 NG를 내면 안 되니까. 방송되면 해결되는 부분이 있을 테니까. 지금 이 신을 만드는 데 고민하고 집중했다. 마음이 흔들리는 게 사치라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고려거란전쟁’은 중후반부 역사 왜곡 논란, 원작가와 갈등 등으로 잡음이 일기도 했다.
이에 그는 “다들 촬영하기 바빴다. 어떻게 완성도 있게 만들어 갈지 고민했다. 드라마는 함께 만들어 간다. 이 과정에서 우리가 바라보는 목적지가 같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이 대본과 신에서 어떻게 설득력 있게 갈 수 있는지 완성도를 높이는데 집중했다. 마지막 날까지도 거의 쉬는 시간이 없다. 모든 드라마가 그렇지만, 한 신 한 신 소중했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그는 “감사하고 무게감을 더 느꼈다”며 “선배님과 베스트 커플상은 너무 설레고 좋았다. 잊지 못할 추억이다. 황후에게 미안했지만, 값진 순간이었다. 현종이란 인물에게 강감찬이 정치적 스승이고 아버지 같은 분이다. 그래서 현종이 성장했다. 제 삶에서도 최수종 선배가 그랬다. 교과서 같은 분”이라고 재차 감사 인사를 전했다.
계속해서 “사람 자체로 너무 존경한다. 삶 자체도 그렇지 않나. 보조 출연자들에게도, 모든 스태프에게 자상하고 따뜻한 교과서 같은 분이라 배울 수밖에 없다. 눈앞에서 보여주니까. 이 드라마를 하게 돼서 감사하다. 이분을 실제로 뵙고 같이 연기해서 감사하다. 매일이 경이로웠다. 전쟁터도 다녀오고 소화하면서 찰나에 순간 예민할 수 있지 않나. 그런 모습이 없었다. 어떻게 같이 만들어 갈지 고민하고 알려줬다”며 존경심을 표했다.
특히 그는 “대사량이 많아 정말 힘들었는데, 최수종 선배가 NG를 진짜 안 낸다. 제가 정전에 앉아있는데 잘하고 싶으니까 긴장과 부담이 되더라. 실제 왕순이 느낀 부담감이 훨씬 크겠지만 그 심정이 공감이 됐고, 이런 마음을 잘 이용해서 연기하려고 했다”며 “선배를 보면서 많이 배웠다. 현장에서 대본을 손에서 안 떼더라. 그게 NG 없는 비결이더라. 그래서 저도 대본을 손에서 못 놨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세상에 없을 친구들이다. 제 10대와 20대, 30대를 함께하는 존재들이다. 일을 함에 있어서 제일 가깝게 응원을 주고받고 큰 힘이 되는 친구들이다. 말하지 않아도 느껴질 때가 있다. 서로 연기하는 거 보면 너무 신기하고 재미있다”면서 “임시완 형이 네가 보여주는 모습도 좋고 좋은 선택한 거라고 말해줘서 큰 힘이 됐다. (박)형식이가 출연한 ‘닥터 슬럼프’가 같은 주말에 방송됐는데, 저희끼리는 시간대가 달라서 100% 응원할 수 있었다”고 장난스럽게 말했다.
2010년 제국의 아이돌로 데뷔해 올해 14주년을 맞게 된 김동준은 앞으로도 좋아하는 일을 꾸준히 하고 싶다고 했다.
“순식간에 시간이 지나갔다. 매일 현장을 다녔고 쉼 없이 가수 활동을 했다. 나도 이제 연차가 어리지 않구나 싶기도 하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지금도 할 수 있다는 것에 잘 걸어왔구나 싶기도 하다. 대하사극도 또 하고 싶고 연기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면 크기에 상관 없이 하고 싶다. 아직 하고 싶은 게 많다.”
[양소영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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