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기시다 방미 전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심각한 우려’ 표명 예정”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다음달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방미 직전에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할 계획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의 핵심 동맹인 일본에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기로 한 것을 두고 경합주 유권자와 철강 노동자 표심을 고려한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FT는 사안에 밝은 여섯 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이 우려한다는 내용의 성명 초안을 미 정부 당국자들과 변호사들이 작성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백악관은 이에 대해 일본 측에 비공개로 통보했다고도 전했다.
일본제철은 지난해 12월 US스틸을 149억달러(약 19조6000억원)에 인수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자 전미철강노조가 즉각 반발했고, 미국 정치권에서도 미국 제조업의 상징적 기업을 외국 기업의 손에 넘어가게 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 나왔다. 백악관도 이에 “가까운 동맹국 기업이라도 국가안보와 공급망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면밀히 조사해야 한다”며 조사 방침을 예고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우려 표명은 사실상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를 반대한 것으로 받아들여질 것으로 보인다. 미 행정부는 국가안보에 대한 우려를 이유로 외국 기업의 미국 기업 인수를 법률에 따라 금지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 FT는 특히 지난주 일본제철이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에 US스틸 인수 제안서를 제출한 상황이어서 대통령이 심사가 진행 중인 사안에 대해 입장을 발표하는 것은 이례적이라고도 전했다.
US스틸 본사가 소재한 펜실베이니아는 선거에 따라 공화·민주당 지지를 오가는 대표적인 경합주이자 노조의 영향력이 막강한 지역이다. 이에 바이든 대통령의 입장 발표 계획은 노동자 등 전통적 지지층을 의식한 조치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도 지난 1월 말 교통산업 거대 노조인 팀스터스와의 면담 이후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에 대해 “끔찍한 이야기”라며 반대한 바 있다.
워싱턴 | 김유진 특파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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