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스틸’ 일본 넘어갈까봐...바이든 “심각한 우려”

이본영 기자 2024. 3. 14. 13:2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4월10일 국빈방문 전에 일본제철의 유에스스틸 인수 시도에 대한 우려를 밝힐 방침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바이든 대통령이 기시다 총리의 방미 전에 일본제철의 유에스스틸 인수 시도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담은 성명을 낼 방침이며, 일본 정부에도 이런 내용이 전달됐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3일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연설하고 있다. 밀워키/AFP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4월10일 국빈방문 전에 일본제철의 유에스스틸 인수 시도에 대한 우려를 밝힐 방침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대선을 앞두고 유에스스틸이 외국 기업에 넘어가는 것에 대한 정치적 부담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바이든 대통령이 기시다 총리의 방미 전에 일본제철의 유에스스틸 인수 시도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담은 성명을 낼 방침이며, 일본 정부에도 이런 내용이 전달됐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의 경우 성명에 들어갈 표현이 강하지는 않은 수준일 것이라고 전했다. 이런 보도에 유에스스틸 주가는 13% 폭락했다.

일본제철은 유에스스틸을 149억달러(약 19조6218억원)에 인수하겠다고 지난해 12월 밝혔다. 지난주에는 일본제철 경영진이 거래에 반대하는 미국철강노조 지도부와 만났다.

미국 대통령이 재무부 산하 외국인투자위원회의 심의가 진행 중인 사안에 의견을 공개적으로 표명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이 거래가 정치적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1901년에 여러 철강 업체의 합병으로 탄생한 유에스스틸은 한때 세계 최대 기업이었다. 지금은 철강 분야 세계 25위로 위상이 크게 내려갔다. 하지만 미국 제조업을 상징해온 이곳이 외국 기업에 넘어간다는 소식에 미국 정치권에서는 강한 반대 의견이 나왔다. 철강은 무기의 주요 소재라 안보에 악영향이 우려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이 집권하면 거래를 취소시키겠다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으로서는 주요 지지 기반인 노조도 의식해야 한다. 게다가 유에스스틸 본사가 있는 펜실베이니아주는 대표적 경합주다. 그는 2020년에 이곳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1.17%포인트 차이로 이겼다. 2016년 대선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0.72%포인트 차이로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눌렀다. 워싱턴포스트는 미국 행정부가 일본 정부 쪽에 바이든 대통령이 펜실베이니아에서 지지를 유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고 산업계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세계 4위 철강 업체 일본제철은 유에스스틸 인수로 3위로 올라선다는 계획 아래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가 ‘바이(Buy) 아메리칸’ 정책으로 미국산 철강만 공공사업에 사용하도록 유도하는 등 미국의 보호주의가 강화되는 것도 일본제철이 유에스스틸을 인수하려는 배경으로 꼽힌다.

일본제철은 유에스스틸의 브랜드와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본사도 유지하겠다며 미국 정치권과 노조 설득에 나섰지만 잘 먹히지 않는 상황이다. 미국철강노조는 일본제철이 유에스스틸 공장을 저가품 생산 시설로 사용하면 노동자들 처우가 더 악화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유에스스틸 노동자 수는 지난 20년간 반으로 줄었다.

이번 거래가 바이든 행정부와 정치권의 반대로 무산되면 다음달 방미하는 기시다 총리의 입지에도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외교협회의 통상·경제 전문가 매슈 굿맨은 “일본 총리는 대미 관계를 잘 관리해야 할 뿐 아니라 그것이 강화되고 있다는 점도 보여줘야 한다”며, 낮은 지지율에 시달리는 기시다 총리가 더 곤란해질 수 있다고 로이터 통신에 말했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bon@hani.co.kr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