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길 "국민통합 단숨에 해내기 어려워…하나씩 챙기는 것이 희망 갖게 하는 일"

김미경 2024. 3. 14.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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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통합위 11차 전체회의…지난해 하반기 활동성과 공유하고 올해 상반기 계획 논의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이 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11차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통합위 제공
국민통합위원회가 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11차 전체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통합위 제공
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진행한 정책 우수사례 시상식에서 수상자들과 김한길(가운데) 국민통합위원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통합위 제공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은 14일 "국민통합위원회가 선도적으로 국민통합이라는 거창한 구호를 내걸고 일한다고 해서 국민 통합이 실제로 구체적으로 실현된다고 하기는 어렵다. 또 누구도 그런 일을 단숨에 해내기는 어렵다"면서 "우리가 꼭 필요하다 생각하는 일들을 하나씩 챙겨나간다는 것이 우리가 어울리며 살고 있는 공동체, 우리의 자식들에게 물려줄 우리나라 대한민국의 내일에 대해 조금 더 희망 갖게 만드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제11차 전체회의를 열고 이같이 말했다.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는 이날 전체회의에서 지난해 하반기 활동 성과를 공유하고, 올해 상반기 계획을 논의했다.

김 위원장은 "통합위는 출범 이후 크고 작은 약 1200번 정도의 회의를 통해서 국민 통합 과제에 대한 현장의 목소리를 담고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내기 위해서 치열하게 고민해 왔다"며 "작년에는 청년과 사회적 약자를 주제로 소년과 소상공인, 노인, 이주민과 같은 여러 이웃의 존중받는 삶을 위해서 다양한 논의를 진행해 왔다. 특히 삶의 막다른 길에 몰린 이웃들을 구하기 위해서 자살 예방 상담 전화번호를 109로 통합하고, 주택 임대차 대항력 발생 시점 변경을 시도해서 전세 사기로부터의 임차인을 지키는 등 작지만 의미 있는 변화의 시작을 알렸다"고 전했다.

이어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며 "한 조사에 따르면 국민 10명 중에 6명이 전년에 비해서 우리 사회의 갈등이 더 심해졌다고 응답했다고 한다"고 환기했다.

김 위원장은 "올해 통합위의 주제는 '동행'이다. 작년에 청년과 사회적 약자라는 대상에 주목했다면 올해에는 한 발 더 나아가 성별과 세대, 계층의 장벽을 허물고 국민 통합의 길을 열어보겠다는 소망을 담았다"며 "상반기에는 이주민 근로자와 북 배경 주민이라는 대상뿐만 아니라 정치적 분열과 도박 중독이라는 현상, 또 포용금융과 과학기술 지원이라는 수단까지 포괄하는 과제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우리가 노력한 결과는 정부의 정책으로 앞으로 반영될 수 있고, 또는 어떤 것은 사회적 논의를 촉발하는 기폭제 역할을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김 위원장은 환경운동을 하다 칩거한 수경스님이 14년 만에 '불교평론' 봄호에 기고문을 실었다는 언론 보도를 소개하면서 작은 실천과 의지의 필요성을 역설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불교계에서 높은 자리에 있던 스님이 몇 년 전에 어느 날 홀연히 모든 자리를 박차고 칩거하기 시작했는데, 그 스님의 근황을 전하는 기사를 봤다"며 "그 스님이 '작게 살면서 적게 쓰자'는 말씀을 했다. 구체적인 예로서 일회용 컵을 안 쓰면서 살기를 권했다"고 했다. 수경스님은 "'음식 쓰레기'라는 말, 음식 없이는 하루도 살 수 없는 우리 목숨에 대한 모욕이다.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소욕지족(少欲知足)은 알뜰한 삶이다. 가능하면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재활용하고, 종이컵 안 쓰는 것이 '방생'이라는 인식 정도는 하고 살자는 것이다. 그렇게 살다 보면 더 좋은 삶, 복과 덕이 구족한 세상이 한 뼘이라도 넓어질 것"이라고 했다.

김 위원장은 "'쓰레기 줍기 동아리'가 여러 동네에서 활동하고 있고, 플로깅이라고 조깅하면서 눈에 띄는 쓰레기를 줍는 운동하는 사람들이 여기저기 있다. 또 해양 생태계의 오염을 줄이기 위해서 세계 곳곳에 자원봉사 잠수부들이 바닷속에서 오염 물질들을 건지고 있다는 얘기도 들었다"면서 "그들의 노력이 결과적으로 얼마나 환경을 실제로 개선하고 있는지는 계량하기 힘들고, 아마도 그 효과는 미미한 것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지만, 그래도 그들의 의지와 실천 때문에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촌의 미래에 조금 더 많은 희망을 가지게 될 수 있는 게 아니겠는가"라고 했다.

통합위는 지난해 8월 2기 위원회를 출범하고, '청년'과 '사회적 약자'에 초점을 맞춰 정책 사각지대를 찾고 여러 분야의 사회갈등을 해소하는 노력을 해왔다. 지난해 하반기 △더 나은 청년주거 △청년 1인가구 대응 △소상공인 자생력 높이기 △노년의 역할이 살아있는 사회 △이주민 자치참여 제고 등 5개 특별위원회를 출범해 운영 중이다.

통합위는 우선 여러 개로 분산된 자살예방 상담번호를 통합해 올해 1월 1일부터 자살예방 상담번호 109를 운영하고, 325만 주택 임차인 권리보호를 위해 일정 요건 충족 시 주택임대차 대항력 발생 시기를 다음 날 0시에서 당일 0시로 변경하는 방안을 관계부처에 제안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포용금융(포용금융으로 다가서기) △과학기술(과학기술과의 동행) △북배경주민(북배경주민과의 동행) △도박(도박 극복 프로젝트) △이주민근로자(가칭 이주민근로자와 함께 사는 미래) △국민통합(가칭 통합의 정치) 등 6개 분야 특위를 가동해 갈등 과제를 발굴하고 실행할 수 있는 정책 대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통합이는 이날 회의에서 논의한 내용을 보완해 추후 대통령 보고를 진행할 예정이다.

통합위는 이날 지난 한 해 국민통합에 기여한 각 부처 정책 우수사례 시상도 진행했다.

최우수상은 재난취약계층 보호 강화 방안을 추진한 소방청이 받았고, 우수상은 △고용노동부(하청근로자 보호를 위한 상생협약 체결) △중소벤처기업부(노란우산공제 제도개선), 장려상은 △국민권익위원회(결식아동 지원체계 강화) △여성가족부(미혼부 자녀 지원 절차 개선) △문화체육관광부(수어통역 전용 엠블럼 제작·보급)가 받았다.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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