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국격 훼손한 이종섭 파동, 공정과 상식 어디 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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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섭 주 호주대사의 임명을 둘러싼 논란에 해외 언론이 주목하기 시작했다.
일본의 유력 경제매체인 니케이아시아는 13일 오후 '호주 대사 논란이 총선을 앞두고 한국 집권여당을 흔들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사건 수사외압 의혹의 핵심 피의자인 이종섭 전 장관을 둘러싼 논란을 자세히 다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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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공동선대위원장 "국민이 납득할 설명이나 조치 필요"
尹대통령, 대선후보시절-취임사 통해 '공정, 상식' 강조
이종섭 주 호주대사의 임명을 둘러싼 논란에 해외 언론이 주목하기 시작했다. 일본의 유력 경제매체인 니케이아시아는 13일 오후 '호주 대사 논란이 총선을 앞두고 한국 집권여당을 흔들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사건 수사외압 의혹의 핵심 피의자인 이종섭 전 장관을 둘러싼 논란을 자세히 다뤘다. 니케이아시아는 "이종섭 대사가 연루된 스캔들이 다음달 총선 전망과 관련해 여당을 위협하고 있다"고 내다봤다.
앞서 호주국영 ABC방송은 지난 12일 보도에서 "향후 이 사건이 양국 외교관계에 어려움을 야기할 잠재력이 있다"며 외교문제로 비화될 가능성을 언급했다. 호주 교민들은 '호주에서 한국을 부패한 나라로 인식할까 두렵다'는 우려도 내놓고 있다. 이종섭 대사의 무리한 입국이 교민들의 자존심에 상처를 내고 대한민국의 위상을 실추시킬 것이라는 지적이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에는 외교부 직원들의 거부감이 가감없이 표출되고 있을 정도로 공무원사회 내부의 사기도 떨어뜨리고 있다. "모시고 일해야 할 공관 직원들은 무슨 죄냐", "호주대사라는 자리가 이렇게도 가볍단 말인가"라는 자조섞인 반응마저 흘러나왔다고 한다.
한 나라를 대표하는 대사라는 자리는 결코 가벼운 자리가 아니다. 그렇기에 더더욱 품격이 요구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권력형 비리 의혹 사건의 피의자를 지난 4일 주호주대사 임명→7일 공수처 약식조사→8일 법무부 출금해제→10일 출국에 이르기까지 마치 군사작전 치르듯 임명절차를 '해치워', 해외도피와 수사방해 의혹을 자초했다. 특히 사건수사 주체인 공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출국금지 해제 결정과정에 반대의견을 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피의자를 외교사절로 파견한 것은 외교적 결례이자 심각한 국격훼손에 해당한다. 아울러 한덕수 총리의 언급대로 "수사에 차질이 없도록" 한다면 실체적 진실 규명의 핵심인물인 이종섭 대사는 수시로 귀국해 조사를 받아야 하는 만큼 외교업무 공백은 불가피할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이 이종섭 대사의 도피성 출국 전 과정을 들여다보겠다며 특검법안을 제출하자 대통령실과 여당은 '총선용'이라고 일축했다. 그러나 국민의힘 공동선대위원장인 안철수 의원조차 14일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설명이나 조치가 필요하다"며 당차원의 임명철회 건의를 거론한데다, 나경원 공동선대위원장도 전날 CBS 김현정의뉴스쇼에서 "임명 절차에 다소 아쉬움이 있었다"고 말한 것은 그만큼 선거 악재를 우려했기 때문일 것이다.
정치권이 이종섭 대사 임명파동을 총선 유불리의 관점에서 볼지언정 국민들은 총선과 연결시킬 하등의 이유가 없다. 다만 국격과 국익, 그리고 공정과 상식의 관점에서 바라볼 뿐이다.
"우리 사회의 공정과 상식의 회복을 바라는 민심은 정치신인인 저를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로 선택하셨습니다."(2021년 11월 5일, 대선후보 수락연설)
"저는 자유, 인권, 공정, 연대의 가치를 기반으로 국민이 진정한 주인인 나라, 국제사회에서 책임을 다하고 존경받는 나라를 위대한 국민 여러분과 함께 반드시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2022년 5월 10일 대통령 취임사)
윤석열 대통령은 중요한 시점마다 국민을 상대로 공정과 상식을 약속했다. 약속은 이행되고 있을까?
폭우피해 수습과정에서 꽃다운 해병대 병사가 숨지는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했는데, 실체적 진실을 밝히려 했던 수사단장은 오히려 항명혐의로 기소되고 수사외압 의혹의 핵심 피의자는 매우 부자연스런 절차를 통해 호주 대사로 떠난 일련의 과정. 이 모든 과정이 국민의 눈높이에서 공정하고 상식적일지 돌아볼 일이다.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고 국가위신도 실추시키는 무리한 임명을 신속하게 되돌리는 게 공정과 상식의 약속에 그나마 부합하는 길이다. 굳이 총선의 관점에서 보더라도 공정과 상식을 잃게 되면 지역순회 민생토론회의 노력도, 지역구후보들의 표밭갈이도 봄바람에 날려갈 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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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이재웅 논설위원 leejw@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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