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영상 에이스’의 심상치 않은 팔꿈치 상태, 영입 1순위는 다른 팀으로···‘울상’ 양키스 보며 미소지을 보라스
누구보다 간절히 원했던 투수를, 생각지도 못했던 팀에게 뺏겼다. 에이스의 장기 이탈이 유력해진 뉴욕 양키스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그런 양키스를 지켜보는 스캇 보라스의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할 것처럼 보인다.
ESPN, MLB닷컴 등 미국 주요 매체들은 14일 샌디에이고가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에이스 딜런 시즈를 트레이드로 영입하는데 합의했다고 전했다. 샌디에이고는 시즈를 받는 대가로 오른손 투수 스티븐 윌슨에 유망주인 드류 소프와 사무엘 자발라, 하이로 이리아르테 등 총 4명을 보내기로 했다. MLB 파이프라인 유망주 랭킹에서 샌디에이고 5위, 자발라는 7위, 이리아르테는 8위에 오른 선수들이다.
시즈의 이름값을 생각하면 이 정도는 감수해야 할 지출이다. 지난해 7승9패 평균자책점 4.58로 부진하긴 했지만, 2022년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투표 2위에 오르는 등 화이트삭스의 에이스로 활약해 온 시즈는 오른손 정통파 투수다. 평균 90마일 중반대의 패스트볼에 슬라이더-너클커브 조합, 그리고 체인지업을 간간히 섞어 던진다. 이번 시범경기에서는 3경기에 등판, 1승 평균자책점 2.16으로 호조를 보이고 있다. 블레이크 스넬, 마이클 와카 같은 투수들이 자유계약선수(FA)로 풀려 선발 로테이션이 믿을만한 투수가 다르빗슈 유와 조 머스그로브 정도 밖에 없었던 샌디에이고는 에이스급 투수들 보강하며 로테이션을 강화하는데 성공했다.
한편 시즈가 샌디에이고로 가면서 시즈를 노리고 있었던 양키스는 다급해졌다.
올 시즌 양키스의 예상 선발 로테이션은 부동의 에이스 게릿 콜을 필두로 카를로스 로돈, 마커스 스트로먼, 네스토 코르테스로 이어질 전망이었다. 하지만 콜을 제외한 나머지 3명의 투수는 안정감이 있는 투수들은 아니었고, 과거 부상 이슈 또한 있었다.
이에 FA 최대어인 블레이크 스넬에 오퍼를 넣었으나 입장 차이가 너무 커 일찍 협상 테이블을 접었다. 그러면서 시즈 트레이드에 관심을 기울였다. 시즈의 올해 연봉은 800만 달러로, FA 시장에 남아있는 스넬이나 조던 몽고메리 등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몸값이 저렴했다. 양키스 입장에서는 시즈만 데려올 수 있다면 이보다 더 가성비가 좋은 영입은 없었다.
하지만 화이트삭스가 양키스의 핵심 유망주인 스펜서 존스를 요구하면서 협상이 틀어졌다. 2022년 신인드래프트 전체 25순위로 양키스가 뽑은 존스는 ‘왼손 타자 버전의 애런 저지’라는 평가를 듣는 거포 유망주다. 지난달 25일 디트로이트전에서는 비거리 143m짜리 홈런을 날려 보는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하기도 했다. 양키스는 지난 겨울 샌디에이고가 후안 소토를 트레이드하는 과정에서 제일 처음 요구했던 선수도 존스였다. 소토 트레이드 때도 지켰던 존스를 양키스가 내줄리는 없었고, 그렇게 첫 협상은 끝났다.
양팀의 두 번째 협상 소식이 전해진 것은 지난 13일이었다. 선발 보강을 위해 다시 화이트삭스와 협상 테이블을 차렸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하지만 USA투데이의 밥 나이팅게일에 따르면 양키스는 이번에도 존스를 포함시키지 않았고, MLB닷컴 또한 내부 소식통을 인용, “두 팀이 이 트레이드에 적극적으로 논의하고 있지는 않다. 어느 시점에서 양키스가 제안을 건넬 수도 있지만, 지금은 트레이드가 성사될 징후가 보이지 않는다”며 가능성을 낮게 봤다.
그런데 에이스인 콜의 팔꿈치 상태가 예상보다 심각, 개막 후 한 달 이상 경기에 나서지 못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양키스에 비상등이 켜졌다. 전날 팔꿈치에 불편함을 느껴 MRI 검사를 진행했던 콜은 검사 결과 심각한 인대 파열이 발견되지는 않았지만, MLB닷컴은 “시즌 개막 후 한 달 이상 결장해야 한다. 콜은 스포츠 의료계의 저명한 전문의인 닐 엘라트라체 박사를 만나기 위해 로스앤젤레스로 이동했다”고 전했다. 엘레트라체 박사는 과거 류현진의 어깨와 팔꿈치 수술을 집도한 것으로 국내 팬들에게도 잘 알려져 있는 인물이다. 콜의 수술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노렸던 시즈가 샌디에이고로 향하면서 양키스는 다급해졌다. 그리고 이런 양키스를 바라보는 스캇 보라스는 유리한 입장이 됐다.
양키스는 당초 스넬에 6년 1억5000만 달러를 제시했으나, 스넬 측이 최대 9년 2억7000만 달러를 요구하면서 협상 테이블이 닫혔다. 이후 시장 상황이 보라스에게 불리하게 흘러가면서 양키스의 선택이 옳은 것처럼 보였다.
사실 양키스가 스넬 영입에 선뜻 뛰어들지 못한 것은 한계에 다다른 경쟁균형세(Competitive Balance Tax) 때문이기도 했다. 올해 메이저리그의 경쟁균형세 기준은 2억3700만 달러다. 이후 4단계에 걸쳐 각 단계별로 2000만 달러씩 늘어날 때마다 세율이 20%씩 추가된다. 양키스의 현재 구단 총 연봉 규모는 약 2억9700만 달러다. 만약 스넬에게 코디 벨린저(3년 8000만 달러)가 맺은 것처럼 평균 연봉이 높은 계약을 준다면, 내야할 세금 규모는 더욱 커지게 된다. 천하의 양키스라도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그런데 뜻하지 않게 에이스가 부상을, 그것도 가장 민감한 팔꿈치를 다치면서 양키스도 이제는 선택을 확실하게 내려야 할 때가 왔다. 비시즌 큰 출혈을 감내하고 소토를 트레이드로 데려오면서 저지-소토로 이어지는 막강한 쌍포를 구축한 양키스는 못해도 포스트시즌 진출은 목표로 해야 하는 상황이다. 보라스에게 항복을 선언하고 출혈을 감수, 대규모 지출을 할지, 아니면 참고 인내할지의 기로에 섰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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