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험지 구로갑 도전장 낸 호준석 대변인 “구로 발전 너무 오래 지체… 이제는 바꿔야 할 때” [총선열전]
호 후보는 “이인영 의원도 나름대로 사명감을 갖고 노력하셨을 것”이라면서도 “그렇지만 거기에 만족하는 지역민들이 많은 게 지금의 현실이고 이 의원은 시대적인 사명을 다 하셨기 때문에 이제는 바꿔야 할 때가 온 것”이라고 강조했다. 호 후보는 또 개발과제가 산적한 구로갑에서 여당 후보가 국회의원으로 당선된다면 정부·서울시·구청과 시너지 효과를 내 속도감 있는 개발을 추진할 수 있다는 점도 거듭 강조했다.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 번째는 사명감이다. 제가 영입되던 지난해 12월 국민의힘 상황은 지금보다 훨씬 어려웠다. 서울에서 6석만 획득할 수 있다는 자체 분석 보고서가 당시 일간지에 보도됐고 그 바로 다음 날 제가 사표를 냈다. 이번 총선이 그만큼 역사적으로 중요한 선거라고 생각했고 힘을 보태야겠다고 마음먹었기 때문이다. 중요한 선거인만큼 누군가는 험지에 나가서 뛰어주고 이런 용기들이 모여야 이번에 승부가 될 거라는 생각으로 결심하게 됐다. 두 번째로는 구로갑은 제가 30년을 산 곳이다. 고향이나 마찬가지다. 고향과 같은 이곳을 버리고 조금 유리하다고 다른 데로 가는 것은 저는 정정당당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정치는 정도를 걸어야 하는 것이고 제가 제일 오래 살았고 가장 잘 알고 사랑하는 이곳에서 주민들의 선택을 받는 것이 당연히 맞는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영입되는 과정 중에 당에서 ‘조금 더 나은 곳으로 검토를 해보겠다’는 말씀은 있었지만 저는 여기서 도전하겠다고 말씀드렸다.”
—정치 신인으로서 ‘86(80년대 학번·60년대생)운동권’을 대표하는 인물이자 4선 야당 중진인 현역 의원을 상대해야 하는 어려움이 클 것 같은데.
“이인영 의원은 이 지역에서 20년간 활동해오셨다. 전 이분이 아무것도 한 일이 없다고 얘기하고 싶진 않다. 그렇지만 그 발전 속도와 효율에 만족하지 못하는 주민들이 많고 그래서 이제는 교체가 필요한 거다. 오랜 기간 지역구 의원을 해오신 만큼 이 의원의 인지도나 지역 내에서 사람들과의 관계는 어마어마하다. 정치신인이 도전해서 그걸 극복하는 일은 사실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그런 어려운 싸움을 하는 중이다. 또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 자체적으로 운동권 출신 인물들을 정리하면서 이인영 의원이 공천을 받은 구로갑이 운동권 출신 기득권 청산의 전면에 서게 된 측면이 있다. 전 운동권은 단지 학생 운동을 했던 사람들을 일컫는 말이 아니라 운동권식의 사고와 이념, 행동방식을 21세기에도 계속 휘두르고 있는 사람들이 운동권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운동권식 정책으로 문재인정부 5년간 소득주도성장, 탈원전, 부동산 정책 등 많은 부분에서 국민이 피해를 보지 않았나. 특히 가장 큰 피해를 본 건 우리 미래세대다. 낡은 이념에 갇힌 운동권 인사들이 계속해서 우리 사회에서 주도권을 갖고 간다면 미래세대가 갈 곳은 더 없어질 거다. 그래서 저는 이번 총선이 그 세력을 퇴장시키는 선거가 돼야 한다고 생각하고 대한민국의 미래와 운명을 결정지을 중요한 선거라고 생각하고 있다.”
—선거 유세를 하며 만난 지역민들의 말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뭔가.
“특히 젊은 세대에게는 구로라는 이름에 대한 애착보다는 과거 구로공단 이미지가 강해 ‘구로 디스카운트’가 있다는 생각이 강하더라. 이름 교체 방식은 주민 공모를 하는 것으로 구상하고 있다. 2018년에 인천 남구가 비슷하게 주민 공모로 지역명을 미추홀구로 바꿨다. 그런 식으로 21세기 구로를 상징할 수 있는 좋은 이름을 각계각층 남녀노소가 아이디어를 내고 투표하는 방식으로 생각 중이다. 최근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도 저한테 개인적으로 ‘구로구의 이름을 바꾸는 걸 공약으로 하면 어떻겠나’라고 물어봤다. 그래서 우리가 이미 하고 있고 주민 공모로 진행해보려고 한다고 했더니 좋은 생각이라고 하시더라. 한 위원장 생각이 제 생각과도 맞아떨어지고 보편적인 공감대가 있었던 거다. 옆 지역구에 출마한 태영호 의원과 구로구청장도 이름을 바꾸는 데 대해 굉장히 긍정적이다. 다만 알아주셨으면 하는 건, 이름 교체라는 공약이 단지 우리 지역의 이름만을 바꾸자는 의미가 아니라 이런 발상을 할 수 있고 담대한 변화를 시도할 수 있는 마음가짐과 준비가 돼 있다는 걸 보여드리는 것이기도 하다는 점이다. 이런 담대한 변화를 주민들이 원하실 거라고 생각한다.”
—구로갑은 특히 개발과제가 산적한 것으로 평가받는 지역이기도 한데 지역 개발과 관련해서는 어떤 구상을 갖고 있나.
“구로갑은 저개발 상태가 오래 지속돼왔다. 여기엔 그 흔한 멀티플렉스 영화관도 하나 없다. 상업시설과 편의시설 같은 인프라가 너무너무 부족하다. 얼마 전 지역 청년들과 식사자리를 갖고 이야기를 들었는데 최근 지역구 내 오류동에 샌드위치 프랜차이즈 ‘서브웨이’가 처음으로 들어왔다는 사실에 기뻐하더라. 청년들이 서브웨이 입점에 감동할 정도로 이 지역이 아직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의미다. 인프라가 갖춰지려면 대형 개발 사업들이 이뤄져야 하는데 구로갑엔 사실 그런 사업을 할 만한 곳들이 여러 군데가 있다. 온수산업단지라든가 오류동 동부제강 부지, 고척 공구 상가 등 큰 개발을 할 만한 곳들이 여러 곳 있는데 거의 개발이 이뤄지지 못했던 거다. 그런 개발 사업에 속도를 내는 데 집중하겠다. 구로갑 후보로 확정된 후 오세훈 서울시장과 면담을 한 적이 있다. 그때 몇 가지 지역 현안에 관해 건의했는데 그 중 중요한 부분이 온수산업단지 개발 규제 완화였다. 그런데 지난달 오 시장이 발표한 서울 서남권 대개조 프로젝트에 주요 내용으로 온수산단에 고층 개발이 가능하도록 규제를 완화하는 것이 포함됐다. 제가 건의했을 때 오 시장이 ‘좋은 내용이다. 저희가 수용하는 방향으로 검토하겠다’고 얘기했었다. 전 이게 앞으로 구로에서 일어날 수 있는 변화를 미리 보여주는 한 장면이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정부와 서울시와 여당이 원팀으로 소통이 잘 돼서 주민들이 필요한 방향으로 빨리 추진해나갈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본보기일 수 있다.”
—중도층과 청년층에 소구할 수 있는 정책과 전략도 구상 중인 것이 있나.
“한동훈 위원장과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으신 분들이 지역을 많이 찾아와주시는 게 필요하다. 지역에서 체감되는 한 위원장의 인기와 영향력은 굉장히 크다. 한 위원장이 구로는 지난번에 한 번 방문해줬는데 지역 보수 유권자들의 열망이 확 끌어올려지고 결집하는 효과가 분명히 있었다. 저희가 특별히 인원 동원을 하지 않았는데도 깜짝 놀랄 정도로 많은 분이 한 위원장을 만나기 위해 모였다. 그때 전반적으로 분위기가 굉장히 좋아졌고 지역에서 더 자주 오시도록 해달라는 요청이 많았다. 앞으로 그런 모멘텀들이 또 있어야 할 것 같다. 그분들 외에도 인요한 전 혁신위원장이라든가 나경원·안철수·원희룡 공동선대위원장같이 국민이 좋아하고 영향력 있는 분들이 자꾸 와주시는 게 필요하다. 그리고 좋은 민생 정책들을 당 차원에서 계속 개발하는 것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조국혁신당이 여론조사 등에서 예상보다 크게 선전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을 어떻게 평가하시나.
“국민의 마음을 헤아리는 게 가장 중요할 것 같다. 지금 우리 당이 약간 주춤하는 상황에 놓이지 않았나. 지지율도 그렇고 국민이 우려하시는 현안들이 자꾸 생기고 있다. 그런 것들을 민심을 잘 받들어서 국민이 걱정하지 않을 수 있는 방향으로 잘 이끌어나가는 것이 필요할 것 같다. 지금의 위기를 잘 풀어나가기만 한다면 오히려 조금 주춤하는 타이밍이 온 것이 고무적인 전환의 계기가 될 수 있고 좋은 신호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박지원 기자 g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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