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뉴스K] “사 먹을 엄두가 안 나”…사과값 사상 첫 9만 원대

김세희 2024. 3. 14.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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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달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한 달 만에 다시 3%대로 올라섰습니다.

32년여 만에 가장 높은 상승 폭을 기록한 과일 물가 영향이 컸습니다.

특히 사과값이 고공 행진 중인데, 어떤 상황인지 친절한 뉴스에서 전해드립니다.

김세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금사과, 금배, 금귤.

귀한 금이라는 글자를 붙이는 게 익숙할 정도로 과일 가격이 무섭게 오르고 있습니다.

지난달 소비자 물가 동향을 살펴볼까요.

과일 18개 품목의 가격 동향을 보여주는 신선과실지수는 1년 전보다 41.2% 올랐습니다.

32년여 만에 가장 높은 상승폭을 기록한 건데요.

특히 눈에 띄는 건 사과 가격입니다.

사과 도매 가격은 지난 1월 사상 처음으로 10kg당 9만 원대를 기록했습니다.

1년 만에 2배 넘게 가격이 올랐습니다.

요즘 마트에선 사과 찾는 손님들이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

[배지영/서울시 은평구 : "두세 번 먹을 걸 한 번 정도로 줄일 것 같아요. 아무래도 계속 먹기엔 너무 부담스럽고 가격이 너무 비싸니까."]

판매하는 상인들이 미안해할 정도로 가격이 올랐습니다.

[윤경열/청과물 판매업자 : "그냥 사과 구경만 하고 배도 마찬가지고. 판매하는 입장에서도 충분히 그 소비자들이 이해가 가니까 더 못 줘서 미안한 감도 많죠."]

이처럼 '금사과'가 된 건 지난해 기상 재해 등으로 사과 생산량이 전년보다 30%나 줄어든 탓이 큽니다.

비축했던 사과를 지난 설 연휴 평소보다 2배 이상 풀면서 저장 물량은 더 부족해졌습니다.

사과를 수입해 공급 부족을 해결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지만 검역 절차 때문에 당장 수입은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송미령/농림축산식품부 장관 : "사과 검역을 저희가 11개국하고 지금 진행 중에, 검역 협상을 진행 중에 있는 상태이고요. 이게 8단계까지 검역 협상이 진행되어야 수입을 할 수가 있습니다."]

사과 가격 고공 행진은 적어도 햇사과가 나오는 7월 말까지 넉 달 이상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가격이 이렇게 뛰는데도 과수 농가의 걱정은 깊어지고 있다고 하는데요.

어찌 된 일일까요.

사과나무 가지 끝에 하나둘 꽃눈이 맺히기 시작했습니다.

우려되는 건 변덕스러운 날씨인데 당장 봄철 냉해부터 걱정입니다.

지난해 봄에도 이상 저온에 꽃눈이 말라 죽으며 농사에 차질을 빚었습니다.

또 여름철엔 잦은 비로 일조량이 부족해 탄저병이 퍼졌고 가을엔 우박 피해까지 입었습니다.

[전중우/경북 안동시 길안면 : "(지난해에) 결실도 잘 안 되고 비가 많이 와서 병충해가 심해서…농민들은 여기(이상기후)에 대처하기가 굉장히 힘이 듭니다."]

이상 기후로 지난해 사과 생산량이 크게 감소하면서 수확한 사과를 저장해 둔 저온 창고 물량 또한 절반 가까이 줄었습니다.

[정희호/동안동농협 수출단지 회장 : "(저희들은) 하늘을 보고 70% 이상 농사를 짓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이상 기후가 어떻게 변할지 저희들도 굉장히 두렵습니다."]

일상화되는 이상 기후에 고공 행진 중인 과일 가격, 소비자와 농민 모두에게 득이 되는 현명한 대책이 필요해 보입니다.

KBS 뉴스 김세희입니다.

영상편집:강지은/그래픽:민세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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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희 기자 (3he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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