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병에 하루 건강?’…비타민 음료의 불편한 진실 [수민이가 궁금해요]

김기환 2024. 3. 14.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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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직장인 김수연씨는 자신이 마실 음료로 우유와 함께 오렌지 주스를 꼭 챙긴다.

김씨는 "비타민 음료는 황산화 작용, 노화 방지, 활성 산소 억제, 기미 및 주근깨 방지, 멜라닌 색소 억제 등의 작용을 도와줘 건강 음료로서 기능을 한다"고 말했다.

김씨가 매일 190㎖ 오렌지 음료를 한 병씩 마신다 하더라도 흡수하는 비타민C 함량은 100㎎에 불과하다.

성인이 하루 필요한 비타민 1000㎎을 채우려면 한 병에 1500원 하는 오렌지 음료를 매일 10병씩 사먹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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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직장인 김수연씨는 자신이 마실 음료로 우유와 함께 오렌지 주스를 꼭 챙긴다. 김씨가 즐겨 찾는 A식품의 오렌지 음료는 비타민C뿐만 아니라, 비타민B2, B6, B1, 구연산, 콜라겐 등의 성분이 첨가되어 있다. 김씨는 “비타민 음료는 황산화 작용, 노화 방지, 활성 산소 억제, 기미 및 주근깨 방지, 멜라닌 색소 억제 등의 작용을 도와줘 건강 음료로서 기능을 한다”고 말했다. 그럼 김씨가 A식품의 오렌지 음료 한 병으로 얼마나 건강을 챙길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큰 도움이 안된다.

14일 의료 전문가 등에 따르면 비타민은 수용성이기 때문에 체내에 축척되더라도 빠른 속도로 소변으로 배출된다. 또 일정량의 비타민C를 체내에 유지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하루에 1000㎎ 정도는 먹어야 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김씨가 매일 190㎖ 오렌지 음료를 한 병씩 마신다 하더라도 흡수하는 비타민C 함량은 100㎎에 불과하다. 성인이 하루 필요한 비타민 1000㎎을 채우려면 한 병에 1500원 하는 오렌지 음료를 매일 10병씩 사먹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마치 ‘주스 한 병에 하루의 건강이 담긴 것’처럼 홍보하는 음료 회사 광고에 현혹되지 말고 비타민 음료의 진실을 따져보자.

◆음료 속 비타민은 과일에서 추출?

비타민 음료 광고 문안에서 사과 40개 혹은 레몬 20개에서 얻는 비타민을 섭취할 수 있다는 문구가 있다. 광고를 보면 이들 과일에서 직접 추출한 것처럼 생각할 수 있으나 실제로는 비타민의 용량을 과일과 단순 비교한 것일 뿐, 음료 속 비타민은 생화학적으로 합성해 만들어진 것이다.

비타민음료는 정제수에 각종 비타민과 색소 등을 첨가해 만든 혼합 음료다. 시중에 나와 있는 종류만도 매우 다양한데 모두 비타민으로 오해하기 쉽다. 하지만 실상은 음료수로, 비타민 향량이 적은 편이다.

제품마다 차이가 있지만 보통 비타민 워터 한 병에는 비타민C 75mg, 비타민B3 3.2mg, 비타민B6 0.4mg 정도가 들어간다. 하지만 이 정도 첨가량은 우리 몸에 필요한 만큼을 충족시키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식품연구 관계자들은 “비타민C의 함량이 높으면 산도가 높아지면서 신맛이 강해진다”며 “비타민 워터 제품은 가벼운 맛을 위해 약산성을 유지해야 하고, 과일주스도 고유의 맛을 유지해야 하므로 고용량의 비타민C를 넣는 게 기술적으로 어렵다”고 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비타민C는 하루에 얼마나 먹어야 할까?

비타민C는 매일 꾸준히 섭취해야 하는게 좋다. 일정량의 비타민C를 체내에 유지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하루에 1000㎎ 정도는 먹어야 한다. 이는 매일 오렌지 20여 개를 먹는 것과 같은 것으로, 일상 속에서 식품으로만 섭취하기에는 어려운 분량인 만큼 고함량 비타민C 제품을 선택해 간편하게 보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비타민 음료에 대해 한 가정의학과 교수는 “가장 바람직한 비타민 섭취방법은 신선한 과일이나 채소 등을 통해 섭취하는 것”이라며 “비타민 음료를 통해 비타민 섭취에 도움을 받을 수는 있지만 의약품으로 오해하거나 과다 복용하는 것은 반드시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타민 과다 섭취는 금물이다. 

비타민C를 하루 2000㎎ 이상 섭취 시에는 흡수율이 낮아지고 소변을 통해 배설량이 증가한다. 특히 1000㎎ 이상 섭취 시에는 흡수율이 50% 이하로 낮아진다. 식약처는 성인 기준 비타민C 하루 권장 섭취량을 100㎎, 상한 섭취량을 2000㎎으로 설정하고 있다. 비타민C를 하루 1000㎎ 이상 섭취할 경우 개인에 따라서 설사, 위장장애, 구토 등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요로 결석이 발생하기도 한다.

특히 신장 기능이 떨어지거나 투석하는 경우 위장관 기능이 약해진 경우라면 1000㎎을 넘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하다.

김기환 기자 k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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