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in뉴스] 1조 달러 만기 대출 임박…미 부동산발 금융위기?

임승창 2024. 3. 14.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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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금 전 세계에서 경제상황이 가장 좋은 나라 바로 미국이죠.

그런데 금융권에 위험 신호가 계속 감지되고 있습니다.

바로 상업용 부동산 대출 부실 우려 때문인데요.

미 중앙은행 연준의 파월 의장은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고 강조하고 있지만, 경고등은 좀처럼 꺼지지 않고 있습니다.

임승창 해설위원과 자세한 내용 알아봅니다.

지난해 이맘때 SVB, 실리콘밸리은행 파산으로 미 금융권이 출렁거리면서 이른바 '뱅크데믹' 우려가 굉장히 컸었는데, 이런 우려가 여전한 것 같아요?

[기자]

미국에 NYCB, 뉴욕커뮤니티뱅코프라는 은행이 있어요.

이 은행이 이달 초에 투자자 설명자료를 냈는데, 한 달 사이 예금 총액이 58억 달러, 우리 돈으로 8조 원 가깝게 줄었거든요.

전체 예금의 7% 정도가 빠져나간 겁니다.

[앵커]

7%요? 우리나라 은행의 일반 예금에 대한 지급준비율이 7%니까 그야말로 대규모 인출사태인데, 이유가 뭔가요?

[기자]

오늘 주제인 상업용 부동산 대출 부실 우려 때문입니다.

상업용 부동산, 그러니까 빌딩 같은 건물을 지으려면 돈이 많이 드니까 대출을 받잖아요.

건물 다 짓고 임대를 해서 받은 임대료로 대출을 갚아야 하는데, 임대가 안 되면 건물주들이 돈 갚기 힘들어지겠죠.

NYCB가 바로 이런 상업용 부동산에 많은 돈을 대출해줬는데, 연체율이 높아진 거죠.

[앵커]

대출이 연체되면 은행은 그만큼 충당금 쌓아야 하지 않나요?

[기자]

그렇죠.

지난해 4분기 NYCB가 쌓은 충당금이 5억 5천만 달러라고 해요.

우리 돈 7천3백억 원 정도 되는데, 직전 분기 충당금이 6천2백만 달러였으니까 9배 가까이로 급증한 거죠.

특히 NYCB는 자산에서 상업용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을 넘는다고 하거든요.

그만큼 상업용 부동산 대출 부실 위험이 높아진 거니까 예금 맡긴 고객들이 '어! 내 돈 위험하겠는데!'하고 돈을 많이 뺀 거죠.

[앵커]

미국 상업용 부동산 시장 상황이 어떻길래 건물주들이 대출을 못 갚을 정도가 된 거죠?

[기자]

미국 상업용 부동산 공실률, 사상 최고입니다.

블룸버그 보도 찾아보니까 지난해 4분기 기준 19.6%더라고요.

사무실 5개 중에 하나가 비어있는 거죠.

건물은 다 지었는데 임대가 잘 안 되니까 기본적으로 건물주들 빚 갚기 힘든 상황이 된 거고요.

여기에 미 중앙은행이 고금리 유지하고 있잖아요.

이자 부담도 돈 빌릴 때보다 커져서 대출 연체되는 건물주가 늘고 있는 거죠.

[앵커]

미국 경제 상황, 좋아서 아직 금리를 내리기 힘든 거잖아요.

그런데 이렇게 사무실 공실률이 높다는 게 이해가 잘 안 돼요?

[기자]

기업들이 코로나19 거치면서 깨달은 것 중의 하나가 바로 아! 재택근무해도 되는구나, 직원들이 꼭 회사에 다 나올 필요 없구나 하는 거잖아요.

사무실에 대한 기업들의 개념 자체가 바뀐 거죠.

그리고 금리가 높으면 기업들은 비용을 줄이려고 하니까 기업들이 기존 사무실은 재계약 하지만, 더 늘리거나, 더 큰 건물로 옮기려고 하지는 않거든요.

이렇다 보니 공실률이 높아진 거죠.

[앵커]

그럼 이 문제가 NYCB만의 문제는 아니겠어요?

[기자]

미국은 우리나라와 다르게 지역 은행들이 굉장히 많잖아요.

NYCB도 그런 지역 은행 중에 하나인데요.

이런 중소 지역은행들이 대부분 NYCB처럼 상업용 부동산 대출이 많거든요.

통계를 보면 중소 지역은행 자산의 30% 정도가 상업용 부동산 대출이더라고요.

미국 예금보험공사가 공개한 지난해 4분기 기준 부실은행을 보면 52개거든요. 직전 분기보다 8개 늘었는데요.

대부분 중소 지역은행들이고, 그래서 위험한 것 아니냐 이런 얘기가 계속 나오고 있는 겁니다.

[앵커]

앞으로가 더 문제란 얘기도 있던데, 왜죠?

[기자]

상업용 부동산 대출 만기가 돌아오고 있기 때문인데요.

내년에 만기가 돌아오는 상업용 부동산 대출만 1조 달러, 우리 돈 천3백조 원 정도라고 해요.

우리나라 전체 가계대출 잔액이 천백조 원인데, 이것보다 훨씬 많죠.

만기가 돌아오면 건물주들은 이걸 갚거나, 대출을 연장해야겠죠.

그런데 갚기는 힘든 상황이고, 대출 연장하자니 빌릴 때보다 금리가 더 높아진 상황이니까 어찌 됐든 부실 대출이 될 위험성은 더 높아지거든요.

특히 이 상업용 부동산 대출의 70%를 앞서 쭉 설명해 드린 중소형 지역은행들이 갖고 있어요.

그래서 이런 은행들이 줄줄이 위험에 빠지는 것 아니냐 이런 우려가 나오고 있는 겁니다.

[앵커]

우리나라도 부동산 PF 부실 우려 때문에 사업장별로 구조조정을 하고 있잖아요.

미국도 어떻게든 선제적으로 대응하지 않을까요?

[기자]

할 수 있죠.

그런데 상업용 부동산 대출 규모가 일단 너무 크고요.

이런 대출 규모 못지 않게 무서운 건 사실 대량 인출사태, '뱅크런'이거든요.

미국 내에서 코로나19 동안 풀린 돈이 은행들에 많이 쌓여 있는데, 기업이든 개인이든 미국 연방예금보험공사가 보장하는 한도인 25만 달러를 초과하는 예금이 굉장히 많아요.

내가 돈 넣어 둔 은행이 대출 부실 우려가 크다, 그럼 이렇게 보장을 못 받는 개인, 기업 돈 뺄 가능성이 높죠.

특히 요즘은 휴대전화, 노트북으로 다 되잖아요.

지난해 이맘때 파산한 실리콘밸리은행도 은행이 손실을 입었다고 발표하고 하루 만에 420억 달러, 56조 원이 대량 인출되면서 결국 파산했거든요.

정보 유통도 빨라지고, 은행에 돈을 넣어둔 기업, 개인이 돈을 빼기가 너무 쉬워졌기 때문에 오히려 은행권에 위험이 확산할 가능성은 더 높아진 상황입니다.

[앵커]

파월 의장은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려할까요?

금리 인하 시기가 당겨질 가능성은?

[앵커]

우리나라도 연기금이랑 금융기관들도 해외부동산에 투자하지 않았나요?

우리 금융시스템에 문제가 될 건 없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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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승창 기자 (scli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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