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며느리 당 금고 장악에 공화당 내분…바이든에 유리"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 미국 공화당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 전국위원회 장악으로 혼란에 빠지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가도가 타격을 받을 것으로 민주당이 기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민주당 당원들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공화당 전국위 장악으로 촉발된 공화당 내 재정과 지도부 혼란을 대선 기회로 이용하려고 한다고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FT가 최근 입수한 내부 메모에 따르면 민주당 전국위원회는 공화당 전국위가 자금 투쟁과 내부 갈등으로 현상유지를 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민주당 전국위 이사인 샘 코넬은 민주당 내부 메모에서 "유권자, 기부자, 직원들은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에 도움이 되는 공화당을 떠나거나 대규모 숙청의 혼란 속에 퇴출당하고 있다"며 "공화당 전국위의 대차대조표, 중요한 선거로 이어지는 투표 전망에 괴로운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런 언급은 지난주 공화당 전국위의 지도부 개편에 직격탄을 날린 발언으로 볼 수 있다.
공화당 전국위는 지난 8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를 받아온 노스캐롤라이나 공화당 위원장 마이클 와틀리를 신임 의장, 트럼프 전 대통령의 며느리 라라 트럼프를 공동 의장으로 각각 선출했다.
민주당 전국위 이사 코넬은 내부 메모에서 "최근 와틀리와 라라 트럼프가 실권을 쥐도록 함으로써 마가 브랜드 이미지를 새롭게 바꾼 것은 공화당 전국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고 선출직 공화당원들에게 길조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로나 맥대니얼 전 공화당 전국위 의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으로부터 거센 사퇴 압박을 받아 2025년까지인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물러났다.
맥대니얼 전 의장은 2012년 공화당 대선 후보이자 트럼프 전 대통령과 각을 세워온 밋 롬니 상원의원의 조카다.
공화당 전국위 의장 자리는 대선을 앞두고 선거 자금 배분 등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에 따라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핵심 보직에 '자기 사람'을 추가로 채우는 데 성공함으로써 당 장악을 완성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게다가 공화당 전국위가 금주 초 직원 60여명을 해고했다고 폴리티코 등 미국 언론이 보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금난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공화당 전국위의 지도부 교체와 직원 해고가 이어진 셈이다.
FT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여론조사에서 앞서고 있지만 선거 자금에서는 뒤처진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바이든 대통령 선거대책위원회는 올해 1월 한 달 동안 4천200만달러(약 553억원)에 달하는 후원금을 모금하며 모두 1억3천만달러(약 1천711억원)에 달하는 선거자금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트럼프 캠프는 올해 1월 말 기준 3천만 달러(약 395억 원)의 은행 잔고를 보유하고 있다고 신고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사법 리스크는 선거 자금 모금에 커다란 악재다.
일부 공화당 지지자들은 기부금이 여러 건의 형사·민사 재판에 걸린 트럼프 전 대통령의 소송 비용으로 쓰일 것으로 우려한다고 FT는 전했다.
그러나 공화당 전국위 공동의장을 맡은 라라 트럼프는 공화당 전국위가 자금을 트럼프 전 대통령의 소용 비용으로 쓰는 데 공화당 유권자들이 만족할 것이라는 주장을 폈다.
라라 트럼프는 지난달 사우스캐롤라이나 유세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소송 비용을 지불하는 것이 사람들에게 큰 이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라라 트럼프의 이런 행보가 공화당의 자금 모금을 어렵게 한다고 주장했다.
코넬은 민주당 내부 메모에서 "공화당 전국위가 실제로 갖고 있지 않은 활동 자금을 트럼프의 소송 비용으로 지출하겠다는 것은 기부자들에게 좋은 주장이 아니다"며 "그들(기부자들)은 이미 기부를 거부하고 있다"고 적었다.
noj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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