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소장 갑질' 호소하고 사망한 아파트 경비원 1주기 추모식 열려

지난해 12월 산재 인정…"관리소장 책임 인정하고 사죄해야"

민주노총 전국민주일반노조와 해고 경비원들이 14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선경아파트 앞에 모여 고(故) 박모 경비원의 1주기를 추모했다. 2024.3.14 / 뉴스1 ⓒ News1

(서울=뉴스1) 박혜연 기자 = 관리소장의 갑질과 직장 내 괴롭힘을 호소하다 지난해 3월 안타까운 선택으로 세상을 떠난 서울 강남구 대치동 선경아파트 경비원 박모 씨(74)의 1주기 추모식이 14일 진행됐다.

민주노총 전국민주일반노동조합은 이날 오전 대치동 선경아파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인의 죽음에 관리소장은 책임을 지고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지금으로부터 1년 전인, 2023년 3월 경비노동자가 아파트 관리소장의 갑질과 괴롭힘을 받다가 안타깝게 사망했다"며 "관리소장의 괴롭힘을 적은 문서가 남아 있었지만 그 누구도 고인의 죽음에 책임을 지지 않고 있다"고 규탄했다.

박 씨는 지난해 3월14일 아파트 단지 내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그가 남긴 글에는 관리소장으로부터 강제로 경비반장 직위에서 해제돼 정신적, 육체적으로 고통받았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근로복지공단은 지난해 12월 박 씨에 대해 산업재해를 인정하고 유족에게 연금을 지급할 것을 결정했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해당 사건을 내사하다가 관리소장에게 범죄 혐의가 없다고 보고 지난해 7월 조사를 종결했다.

이후 선경아파트 측은 경비원 76명 중 44명을 해고했다. 노조 측은 경비원들이 박 씨를 추모하기 위해 노조에 가입하고 관리소장 해임을 촉구하는 시위를 한다는 이유로 하루아침에 일방적인 해고를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이 끝난 후 해고 경비원들과 노조는 고인이 발견됐던 아파트 화단에 국화꽃을 헌화하며 추모했다.

14일 노조원이 고인 박 씨가 투신한 대치동 선경아파트 앞 화단에 국화꽃을 헌화하고 묵례하고 있다.

hypar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