락스·워셔액에 '무독성' '친환경'…법 위반 제품 수두룩

14개 제품서 '무해'·'안심' 등 부적절 표기
화학제품안전법, 건강·환경 오해 문구 표시 금지

건강·환경 오인 제품 포장·온라인 광고 표현 사례(한국소비자원 제공). 2024.3.14/뉴스1

(세종=뉴스1) 이철 기자 = 시중에 유통·판매 중인 생활화학제품 중 일부 제품이 '무독성', '친환경', '무해' 등 금지된 표현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소비자원은 시중에 유통·판매 중인 생활화학제품 50개의 어린이보호포장과 표시·광고 실태를 조사해 14개 제품에서 이같은 문구를 확인했다고 14일 밝혔다.

이번 조사 대상은 △욕실세정제(락스) 8개 △차량용 워셔액 10개 △부동액 9개 △순간접착제 6개 △캡슐형 세탁세제 17개 등 총 50개다.

생활화학제품 및 살생물제의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화학제품안전법)에서는 표시·광고에 사람이나 동물의 건강과 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이 없거나 적은 것으로 오해할 수 있는 △무독성 △환경·자연친화적 △무해성 △인체·동물친화적 등의 문구 또는 이와 유사한 표현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제품 포장 표시를 살펴보면 4개 제품에서 '환경보호', '자연', '천연' 등 표현을 사용했다. 또 4개 제품은 '안심', '유해물질 없음' 등 표현을 사용했다.

온라인 광고에서는 1개 제품이 광고에서 '무독성'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6개 제품은 '친환경' '천연' 등을, 2개 제품은 '인체에 무해' '유해성분 없음' 등 표현을 썼다. 3개 제품은 '건강을 생각' '사람을 생각하는' 등 표현이 들어갔다.

아울러 조사 대상 50개 중 8개 제품은 안전확인 신고, 제조연월 또는 어린이보호포장 적용 표시를 누락하거나 기준에 맞지 않게 표시했다.

유럽연합(EU)에서 규정한 특정 화학물질 포함 27개 제품 중 25개는 위험 경고용 촉각표시가 없었다. 촉각표시는 제품 내용물 포장에 양각으로 표시해 시각장애인이 화학제품의 위험물질을 인지할 수 있게 하는 장치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제품의 표시사항과 광고가 미흡한 사업자에게는 시정을 권고했다"며 "관계부처에는 생활화학제품의 보호포장 및 표시·광고에 대한 관리·감독 강화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ir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