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섣부른 긴축 기조 선회 없다" 글로벌 피벗 다가와도 한은, 여전한 '신중론’
“미 연준, 정책금리 중립수준까지 점진적 인하”
“피벗 현실화되면 국내 통화정책, 대내 여건에 집중”
“기대인플레 낮아지나 목표수준 안정 확신 없어”
“물가안정기 진입의 ‘마지막 리스크’ 남아있어”
한은은 미 연준이 정책금리를 인하할 경우 글로벌 금융여건이 완화되고 실물경제도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우선 금융 측면에서는 정책금리 인하가 달러화 절하, 신용 및 기간 스프레드축소 압력으로 작용해 글로벌 포트폴리오가 조정될 것으로 봤다. 실물경제 측면에서는 미국의 총수요 확대 및 금융상황 완화를 통해 글로벌 실물경제를 개선시킬 것으로 평가했다. 특히 국가신용위험이 상대적으로 큰 신흥국의 수출입을 중심으로 글로벌 교역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만약 미국이 한은의 예측대로 정책금리를 인하할 경우 국내 통화정책 여건도 큰 영향을 받게 된다. 글로벌 금융·경제 긴축 정도가 완화될 경우 글로벌 포트폴리오 자금이 유입되고 외환시장 변동성이 줄어드는 등 외환부문의 우려가 경감되면서 통화정책이 대내 여건에 집중할 수 있는 여지가 점차 확대되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미 연준의 통화정책 파급력은 과거보다 강화됐다고 평가받는다. 개별 중앙은행이 여전히 자율적 통화정책을 통해효과적으로 거시경제를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이 중론이지만 각국의 자본시장 개방, 외환시장 및 교역 연계 등으로 연준의 영향력이 확대됐다는 것이 한은의 설명이다.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코로나19, 글로벌 인플레이션 등에 연준이 적극 대응하면서 최근 글로벌 금융 사이클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우선 한은은 물가기대 측면에서 보면 기대인플레이션율이 낮아지는 추세에 있으나 목표수준에서 안정될 것으로 확신하기는 이르다는 평가다. 한은에 따르면 일반인의 물가수준에 대한 인식은 아직 3%대 후반에 머물러 있으며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목표수준(2%)에 가까워질 것이라고 응답한 비중은 아직 과거보다 낮은 수준이다.
한은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기조적 물가지표인 근원물가 상승률로 수렴해가는 단계에 이르렀다고 판단하기도 아직 어렵다는 분석이다. 특히 변동성이 큰 국제원자재 가격의 특성이나 중동지역 지정학적 리스크의 불확실성 등을 고려하면 추가적 공급충격으로 인해 소비자물가상승률이 근원인플레이션과 괴리되어 움직일 가능성이 여전하다고 내다봤다.
한은은 “올해 말에는 물가상승률이 2%대 초반에 가까워질 것으로 전망되지만, 물가안정기 진입의 마지막 과정에서 유의해야 할 리스크가 남아있다”며 “섣부른 긴축기조 선회가 정책에 대한 신뢰를 저해하고 금융시장에 부채증가 및 위험쏠림의 시그널을 제공할 리스크에 유념해 통화긴축 기조를 충분한 기간 동안 이어가되 다양한 지표들을 종합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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