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건설노조, 다른 곳과 거래하는 건설사 압박…공정위 제재

독점규제·공정거래법 위반…4300만 과태료

[세종=뉴시스]이승주 기자 = 건설노동조합 울산건설기계지부가 건설사 등에 조합 소속이 아닌 곳과는 거래를 하지 말 것을 강요한 행위로 과징금 4300만원을 내게 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민주노총 울산건설기계지부가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을 위반했다며 시정명령과 함께 이 같은 처분을 내렸다고 14일 밝혔다.

울산건설기계노조는 지난 2021년 기준 울산 내 영업용 레미콘 전부와 펌프카 약 50%를 보유하고 있다. 건설기계노조는 이 같은 점유율로 울산 현장에서 건설사 등을 압박했다고 공정위가 지적했다.

레미콘이 제조 후 60~90분 내에 타설되지 못하면 굳어 사용될 수 없다는 점, 이로 인해 공사가 지체되면 막대한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 등을 악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이 같은 방법으로 노조는 조합원의 일감을 확보하기 위해 건설사에 노조 소속이 아닌 건설기계 임대차와 거래를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건설현장에서 조합원 건설기계 운행 금지, 집회, 출입 방해 등까지 벌이면서 이를 결국 관철시켰다.

공정위 관계자는 "건설사의 건설기계 거래의 자유를 제한하고, 다른 사업자의 사업활동을 곤란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건설기계 임대료와 그 지급 기일을 결정한 행위로도 시정명령을 받았다. 노조는 건설기계와 살수차 임대료를 결정해 건설사에 공문을 보내 통보했다. 하루 8시간을 초과하거나 휴일에 작업한 임대료는 그 1.5배로 정했고, 지급기일은 월 마감 30일 이내로 제한하는 식이다.

이 밖에 노조 조합원 내 경쟁을 제한한 행위로도 시정명령을 받았다. 건설사 등과 거래를 중개할 때 배차 수수료를 받지 못하게 금지하고 배차권을 노조에 분할하도록 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울산 건설현장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지닌 건설기계 조합원의 시장 경쟁을 제한을 최초로 적발했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며 "향후 울산 지역에서 건설사와 건설기계 관련 사업자들이 자유롭고 공정하게 거래할 수 있어, 불필요한 공사 지체와 비용 상승을 막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oo47@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