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화학제품 오남용 사례 지속…'무독성·친환경' 불법 광고 '여전'

한국소비자원, 생활화학제품 50개 대상 실태 조사
50개 제품 가운데 14개 제품에서 금지 문구 사용

[서울=뉴시스] 이준호 기자 = 시중에 유통되는 욕실세정제 등 일부 생활화학제품의 오남용 사례가 지속 발생하는 가운데, 이들 제품에서 '무독성', '친환경' 등 금지된 표현이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은 생활화학제품 50개의 어린이보호포장과 표시·광고 실태를 조사한 결과, 14개 제품에서 화학제품안전법에서 금지하고 있는 문구를 사용했다고 14일 밝혔다.

'생활화학제품 및 살생물제의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표시·광고에 사람이나 동물의 건강과 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이 없거나 적은 것으로 오해할 수 있는 '무독성', '환경·자연친화적', '무해성', '인체·동물친화적' 등의 문구는 사용하지 못한다.

최근 이러한 생활화학제품 관련된 위해사례가 지속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4년간(2020~2023년)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CISS)에 접수된 생활화학제품 중독 관련 위해사례는 총 358건으로 대표적으로 삼킴(153건·42.7%), 안구·피부접촉(125건·34.9%), 오용(75건·20.9%) 등인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조사대상 가운데 일부 제품에서 '무독성'이나 '친환경', '유해성분 無(무)첨가' 등 표시와 광고가 여전히 성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유럽연합은 삼키거나 흡입 시 독성이 있는 특정 화학물질이 포함된 제품에 대하여 시각장애인 경고용 촉각표시를 의무화하고 있다.

또 어린이의 삼킴 사고 예방을 위해 캡슐형 세탁세제의 내용물이 보이지 않게 외부 포장에 불투명한 재질을 사용하도록 관리하고 있다.

그러나 유럽연합에서 규정한 특정 화학물질 포함 27개(욕실세정제·차량용 워셔액·부동액) 제품 중 25개가 위험 경고용 촉각표시가 없고, 캡슐형 세탁세제 17개 제품 중 5개는 외부 포장이 투명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한국소비자원은 취약계층의 안전 확보를 위해 이번 조사 결과를 사업자정례협의체에 공유해 사업자가 선제적으로 개선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또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제품의 표시사항과 광고가 미흡한 사업자에게는 시정을 권고했으며, 관계부처에는 생활화학제품의 보호포장 및 표시·광고에 대한 관리·감독 강화를 요청할 계획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Juno22@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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