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적·고수익" 미끼 S사 '연금형 달러펀드' 투자 주의보
대포통장으로 투자금 입금 유도…청약철회·해지 거부
[서울=뉴시스] 김형섭 기자 = 20대 피해자 A씨는 올해 1월 경제·재테크 관련 유튜브를 시청하던 중 연금형 달러 투자로 안정적으로 고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영상을 본 후 관심이 생겨 포털에서 '연금형 달러 펀드'를 검색했다. 검색 결과 S사가 국내에 연금형 달러 펀드를 출시했다는 기사가 있고 블로그와 지식인 등에 해당 펀드로 이익을 얻었다는 등의 글이 있어 투자를 결심했다.
S사 홈페이지를 방문한 A씨는 정확한 투자대상은 모르지만 최소 월 2.0~2.8%의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달러 펀드에 2000만원을 투자키로 했다. 투자금을 S사와 무관한 개인계좌로 입금하도록 돼 있었지만 블로그에서 로컬 에이전트의 가상계좌로 입금하라는 안내를 읽은 터라 A씨는 별다른 의심 없이 돈을 보냈다.
이후 높은 수익률이 미심쩍어 금융감독원에 문의했다가 불법금융투자업자임을 알게 돼 S사에 환불을 요청했지만 '청약 철회 해지 보증금이 소진됐으므로 가입 후 60일이 지난 이후 다시 신청하라'는 회신만 받았다.
금감원은 최근 글로벌 금융회사를 사칭한 S사의 '연금형 달러 펀드'로 고수익을 낼 수 있다는 불법 투자자금 모집 사례가 발생함에 따라 소비자경보 '주의'를 발령했다고 14일 밝혔다.
금감원에 따르면 문제가 된 불법 금융투자업자는 미국 뉴욕에 기반을 둔 글로벌 금융회사인 S사를 사칭해 외화자산 분산 투자와 환차익으로 국내 펀드 대비 안정적인 고수익을 실현할 수 있다고 홍보하고 있다.
이들은 홈페이지에 '저위험', '중위험' 등의 문구와 펀드운용 비중을 제시하면서 최소 월 2.0%에서 최대 월 2.8%의 높은 수익을 거둘 수 있는 정상 펀드인 것처럼 투자자들을 현혹하고 있다.
또 유튜브와 포털사이트 등에 약 2~3주 동안 집중적으로 연금형 달러펀드에 대한 홍보 영상과 광고글을 게시했다.
특히 유튜브에서는 유명 금융·재테크 관련 채널과 유사한 가짜 계정을 만들고 도용한 영상을 게시한 후 불법업자의 영상을 끼워넣는 방식으로 위장하고 있다. 썸네일 이미지에는 유명 유튜버 사진을 도용해 해당 유튜버가 직접 만든 영상처럼 위장했다.
단체 채팅방이나 일대일 채팅 등을 통해 투자를 권유하는 기존 불법 투자자금 모집 수법과 달리 투자자에 대한 직접적인 투자권유는 하지 않는다는 게 이들의 특징이다. 대신 투자자가 유튜브나 블로그, 지식인 등을 통한 홍보에 현혹돼 스스로 불법업자의 홈페이지를 방문해 투자하도록 유도하는 수법을 쓰고 있다.
이 때문에 SNS를 통한 정보습득에 익숙한 젊은 층에서 주로 피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금감원은 전했다.
해당 불법업자는 국내에 지사나 지점이 없어 로컬 에이전트의 가상계좌로 입금해야 한다며 개인명의로 된 대포통장 계좌를 안내한 뒤 투자금이 들어오면 60일 후 해지 신청이 가능하다며 청약철회나 해지를 거부하고 있다.
금감원은 "이들은 소액의 수익금을 지급해 정상적으로 운용되는 것처럼 꾸미고 있지만 불법금융투자업자이며 약정기간 후에는 투자금을 편취할 가능성이 높아 금융소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최근 불법금융투자업자들은 유튜브나 블로그, 카페, 온라인 뉴스, 지식인 등을 통해 동시다발적으로 광범위한 투자 홍보를 진행하고 있어 금융소비자들은 이에 현혹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특히 실제 투자 경험담처럼 적은 글이나 질문에 여러 댓글이 게시된 경우도 불법업자가 자문자답 형태로 조작한 경우가 있기 때문에 섣불리 믿어선 안된다. 정상적인 유튜브 영상처럼 보이더라도 유명 유튜브의 계정 도용이 발생할 수 있어서 이 또한 맹신해서는 안된다.
금감원은 "해외 금융회사라 하더라도 자본시장법상 인가 없이 홈페이지를 통해 국내에서 펀드를 판매하는 영업 행위는 불법"이라며 "제도권 금융회사가 아닌 업자와의 거래로 인한 피해는 금감원의 분쟁조정 대상도 되지 않아 피해 구제가 어려우므로 투자 전 반드시 제도권 금융회사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phites@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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