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이란, 1월 ‘후티 문제’ 비밀회담… 지난달 2차협상은 연기

FT “美, 외교채널 활용 보여줘”
이스라엘은 라파 공격 초읽기

미국이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이후 홍해에서 민간 선박을 공격 중인 예멘 후티 반군 문제 논의를 위해 이란과 비밀회담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적대적인 관계인 양국이 회담을 가진 것은 10개월 만이다.

13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국 대표단은 지난 1월 오만에서 이란 대표단과 비밀회담을 갖고 후티 반군이 홍해에서 선박 공격을 멈추도록 이란이 영향력을 행사해줄 것을 요구했다. 미국 대표단은 브렛 맥거크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중동·북아프리카 조정관과 아브람 페일리 이란 특사가, 이란 대표단은 알리 바게리카니 외교부 차관이 이끌었다. 다만 양측은 직접적으로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대신 오만 당국자를 통해 의견을 주고받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정부는 회담에서 이란의 핵무기 개발 프로그램에 대한 우려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FT는 이번 회담이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이후 친이란 세력이 일으킨 역내 갈등을 완화하기 위해 조 바이든 행정부가 군사적 수단 외에 외교적 채널도 활용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미국과 이란 간 2차 협상은 지난달로 예정돼 있었으나, 맥거크 조정관이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임시 휴전·인질 석방 협상단에 포함되며 연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미국의 외교적 해결 노력과 잇단 반대 의사 표시에도 이스라엘의 라파 공격은 초읽기에 들어갔다. 이날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가자지구를 방문해 “우리는 10월 7일 관련자를 모두 처벌할 것”이라며 “여기(가자지구)도 가자지구 밖도 중동 전역에도 안전한 곳은 없다”고 강조했다. 이는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에 대한 본격적인 지상전이 임박했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상훈 기자 andrew@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