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정취 만끽 자전거 타고 떠나는 여행 명소 5선[투얼로지]

김재범 스포츠동아 기자 2024. 3. 14.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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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0여 년간 무섬마을과 뭍을 이어준 외나무다리. 무섬마을은 안동 하회마을, 예천 회룡포와 함께 경북 3대 물돌이 마을로 꼽힌다. 반남 박씨와 선성 김씨 집성촌으로 전통 가옥 30여 채가 있으며, 350년이 넘은 만죽재고택(경북민속문화재)이 가장 오래됐다. 내성천이 삼면을 휘감아 섬처럼 보인다. 마을에 들어가는 외나무다리는 폭 30cm로, 걸음을 뗄 때마다 스릴이 느껴진다. 자전거로 진입하려면 외나무다리 옆 수도교를 이용한다.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햇살이 따스하게 퍼지고 사방에 산뜻한 색감의 신록이 조금씩 눈에 띤다. 자전거 라이더들에게는 가슴이 설레이는 시기다. 봄바람을 맞으며 멋진 풍광을 온 몸으로 즐기는 때가 돌아왔기 때문이다. 이제는 전국 곳곳에 자전거로 달리면서 지역 여행을 할 수 있는 명소들이 많이 생겼다.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3월 추천 가볼 만한 곳의 테마는 ‘봄날의 자전거 여행’이다. 산들거리는 봄바람을 맞으며 겨우내 쌓인 스트레스를 털어낼 수 있는 좋은 여행지들이다.

자연과 역사유적의 어우러짐, 경포호 둘레길

(강원 강릉시 경포로)강릉시에는 자연과 역사가 어우러진 자전거길이 있다. 경포호 둘레길(약 4.3km)이다. 강릉 경포대와 경포호 주변에 조성된 산책로와 자전거전용도로다. 길이 고저차가 적은 평지라 안전하고 인근 자전거 대여소가 많아 이용하기 좋다. 소나무 숲과 푸른 호수, 각종 조형물 등 인생 사진을 건질 만한 장소도 여럿이다. 시간과 체력이 허락하면 지자체명품자전거길로 선정된 강릉 경포호산소길의 경포해변-연곡해변 구간을 달리는 것이 좋다. 연곡해변 인근 자전거도로는 방풍림 사이에 있어 신록이 짙어진 초록 터널 사이의 라이딩을 즐길 수 있다. 경포호는 상시 개방하며 입장료가 없다. 자전거 대여소는 스카이베이호텔 경포 가까이 모여 있다.

잔잔한 경포호의 전경와 인근 스카이베이호텔 강릉이 어우러진 풍경. 자전거 대여소가 모여 있는 스카이베이호텔 경포 근처에서 출발해 잔잔한 호수를 오른쪽에 끼고 든든한 산줄기를 바라보며 달리면 경포호의 모습이 새롭게 다가온다.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경포호 근처에 메타세쿼이아 길로 유명한 경포생태저류지가 있다. 여기서 다리를 건너면 조선 시대 사대부 가옥의 전형을 볼 수 있는 강릉 선교장(국가민속문화재)이 나온다. 신사임당과 율곡 이이가 태어난 강릉 오죽헌(보물)에는 이이의 영정을 모신 문성사, 율곡의 유품을 소장한 어제각, 율곡기념관, 신사임당의 그림 ‘초충도’를 미디어 아트로 재현한 율곡인성교육관, 화폐의 역사를 한눈에 보기 쉬운 강릉화폐전시관 등이 있다.

매화 향 짙은 봄날 정취, 광양 섬진강자전거길

(전남 광양시 다압면 섬진강매화로(광양 매화마을)/광양시 태인동(배알도수변공원)) 전북 임실에서 전남 광양까지 섬진강 변을 따라 조성한 자전거길이다. 국토종주자전거길 중 자연미를 가장 잘 살린 코스다. 곳곳에 꽃이 피어 봄철 자전거 여행지로 인기다. 그중 광양 매화마을-배알도수변공원의 20여km 구간은 이맘 때 달리기 좋다. 매화가 지천인 매화마을, 전망 좋은 수월정, 섬진강이 바다와 만나는 망덕포구, 역사적으로 의미 깊은 윤동주 유고 보존 정병욱 가옥(국가등록문화재) 등을 거친다. 매화마을과 광양읍 쪽 운전면허시험장 입구에 자전거 무료 대여소가 있다. 대여소는 3월1일부터 11월30일까지 오전 9시~오후 6시(수·목요일, 주말 제외한 공휴일 휴무)에 운영한다. 섬진강자전거길이 지나는 섬진강끝들마을에서도 자전거와 어린이 자전거, 가족 자전거 등을 무료로 빌려준다(예약 필수, 월요일 휴무).

임실에서 광양까지 섬진강을 따라 이어지는 섬진강자전거길. 국토종주자전거길 중 자연미를 가장 잘 살린 코스다. 곳곳에 꽃이 피어 봄철 자전거 여행지로도 인기다. 봄이 시작되는 이맘때 빛을 발하는 곳은 단연 매화마을-배알도수변공원 구간이다.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자전거로 섬진강 변을 달리고 광양 원도심으로 가면 요즘 이 지역의 핫 플레이스인 복합문화공간 인서리공원이 있다. 도시 재생 사업을 통해 오래된 한옥은 아트숍과 카페, 숙소로, 버려진 양곡 창고는 갤러리로 변신했다. 옛 광양역 부지에 들어선 전남도립미술관과 폐창고를 리모델링한 광양예술창고까지 함께 돌아보면 좋다

무섬마을로 향하는 길, 영주 자전거길

자전거 라이딩을 마치고 영주 무섬마을 고택에서 즐기는 여유로운 쉼. 영주 자전거길 4개 구간 중 3구간 중간에 자리한 영주시자전거공원부터 4구간 무섬마을에 이르는 약 14.5km는 풍경이 빼어나고 길이 평이해서 초보자도 신나게 달릴 수 있다. 사진 제공|영주시청
(경북 영주시 영주로 영주시자전거공원)달리는 재미가 각각 다른 4개 구간으로 이루어졌다. 도심에서 물길 따라 무섬마을에 닿는 3·4구간 약 14.5km가 그중에서도 아름답다. 영주시자전거공원에서 자전거를 빌려 도심을 가로지르는 서천 변을 달리면 조선 시대 의국 제민루, 정도전 생가로 알려진 삼판서고택 등 명소를 만난다. 자전거길 곳곳에 소박한 마을과 나무가 우거진 자전거 전용 덱이 이어지고, 이따금 강변의 은빛 백사장이 반짝인다. 1시간30분 남짓 지나 무섬마을(국가민속문화재)에 이른다. 부드러운 물길이 감싸 안은 마을에는 350년이 넘은 만죽재고택(경북민속문화재)을 비롯해 전통 가옥 30여 채가 있다. 영주시자전거공원은 상시 개방하며(연중무휴), 공원 내 공공자전거대여소에서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5시 30분까지 이용가능)까지 어린이용과 성인용 자전거, 2인용 자전거, 전기 자전거 등을 무료로 빌려준다(명절 당일 휴무).
봄빛 완연한 무섬마을에서의 라이딩. 무섬마을은 안동 하회마을, 예천 회룡포와 함께 경북 3대 물돌이 마을로 꼽힌다. 반남 박씨와 선성 김씨 집성촌으로, 내성천이 삼면을 휘감아 섬처럼 보인다. 사진제공|영주시청
영주 여행에서 부석사를 빼놓을 수 없다. 배흘림기둥으로 건축미를 완성한 무량수전(국보)을 간직한 도량이다. 그 앞에서 바라보는 소백산 능선이 일품이다. 소수서원(사적)은 우리나라 최초의 사액서원이다. 영주호용마루공원은 용미교, 용두교와 어우러진 호수 풍광에 가슴이 탁 트인다. 일몰 후 조명이 들어오면 화려한 자태를 뽐낸다.

바닷길 따라 힘차게 페달질, 서산 천수만자전거길

(충남 서산시 부석면 천수만로)서산 천수만자전거길은 충남 태안군 남면 원청리부터 서산A·B지구방조제를 거쳐 홍성군 남당항으로 이어진다. 완주에 왕복 3~4시간이 걸리지만 일부 코스만 달려도 된다. 바다를 끼고 가는 길이 대부분 평지라 경쾌한 질주가 가능하다. 드넓은 천수만과 서산 간척지 풍경이 길 따라 펼쳐졌다. 곳곳에 자전거 여행자를 위한 쉼터가 충분하다는 점도 천수만자전거길의 매력이다. 코스 중간 지점에 있는 간월도는 서산9경 가운데 3경으로 꼽힌다. 간월암과 어우러진 노을이 유명하다. 자전거 통행량이 많지 않지만 코리아둘레길의 서해랑길 64코스와 겹치기 때문에 보행자의 안전에 유의해야 한다.

서산 천수만 자전거길은 2016년 ‘아름다운 자전거길 100선’에 선정된 코스다. 바다를 끼고 가는 길이 대부분 평지라 경쾌한 질주가 가능하다. 북쪽으로 간척지, 남쪽으로 천수만이 펼쳐지니 사방이 탁 트인 풍경도 장점이다.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서산버드랜드는 국내 주요 철새 도래지 천수만과 서산 간척지에 서식하는 조류 생태계를 살펴보는 공간이다. 서산 해미읍성(사적)은 조선 시대에 충청병마절도사영성(충청도 전군을 지휘하던 곳)이 있던 곳으로, 국내에서 가장 잘 보존된 읍성이다. 1500년 가까이 수풀 속에 있다 발견된 ‘백제의 미소’ 서산 용현리 마애여래삼존상(국보)도 함께 찾아볼만 하다.

아기자기한 풍광, 시흥 그린웨이

시흥 그린웨이를 달리다보면 조선시대 때 만든 임진왜란 때 굷주린 백성을 위해 조성한 논인 호조벌을 지난다. 시흥 그린웨이는 갯골생태공원에서 물왕호수까지 약 7.5km 거리로, 아마추어 자전거 동호인이 느릿하게 달려도 1시간 이내에 완주할 만하다.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경기 시흥시 동서로 갯골생태공원)시흥시를 대표하는 자전거길이다. 갯골생태공원에서 물왕호수까지 약 7.5km 길이다. 라이딩 초보자가 느릿하게 달려도 1시간 이내에 완주할 만하다. 출발점은 갯골생태공원이다. 자전거 여행을 시작하기 전, 갯골생태공원의 대표 볼거리인 흔들전망대와 시흥 옛 소래염전 소금창고(경기등록문화재)를 둘러보면 좋다. 공원 주변으로 바닷물이 뱀처럼 구부러져 흘러드는 사행성 내만 갯골이 있다. 본격적으로 달리다 보면 관곡지에 닿는다. 조선 전기의 문신이자 문장가 강희맹이 우리나라 최초로 연(蓮)을 재배한 장소다. 호조벌은 굶주림에 고통받는 백성을 위해 바다를 막아 논으로 만든 땅이다. 종착지인 물왕호수의 산책로는 자전거로는 갈 수 없다. 시흥시공영자전거대여소(월곶역점, 정왕역점)에서 3~11월 자전거를 무료로 빌려준다. 갯골생태공원에서도 공원 내 탑승이 가능한 전기차, 다인승 자전거, 수상 자전거 등을 빌릴 수 있다(유료).

시흥 오이도에는 문화유산과 신석기인의 생활 문화 유적이 있다. 시흥오이도박물관은 상설전시실과 어린이체험실을 운영한다. 오이도선사유적공원에는 전망대와 패총전시관, 선사체험마을 등이 있다. 이곳 빨간등대는 시흥 여행의 가장 상징적인 장소다.

스포츠동아 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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