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라올 수 없는 현미경 분석, 괜히 우승 후보가 아니다…꽃감독도 '감'만 믿진 않는다[SC초점]

박상경 2024. 3. 14.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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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우승 후보로 꼽히는 KIA 타이거즈.

타격 코치 시절이던 지난 1월 KIA가 시도한 1군-퓨처스 통합 전략 세미나에서도 세세한 지표를 들고 나와 올 시즌 방향성을 제시해 깊은 인상을 남겼고, 결국 감독 승격에 이른 바 있다.

이 감독은 앞서 "주로 하위 타선에서 득점 찬스가 만들어지고 2사후 출루율이 좋다. 현재 우리팀 구조에서 출루율을 1푼 내지 1푼5리 상승시키고 병살타 비율을 줄일 수 있다면 득점창출력은 더 좋아질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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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올 시즌 우승 후보로 꼽히는 KIA 타이거즈.

드러난 면면만 봐도 이들이 왜 우승 후보로 꼽히는 지 짐작할 만하다. 리드오프 박찬호, 상대 유형에 따라 2번과 9번을 오가는 최원준 이우성, 중심 타선엔 김도영-나성범-소크라테스 브리토로 이어진다. 최형우가 하위 타순을 받치고 김선빈 김태군이 뒤를 따른다. 마운드 역시 시범경기에서 가공할 위력을 보여준 윌 크로우를 비롯해 메이저리그 40인 로스터에 포함됐던 제임스 네일, 양현종-이의리-윤영철로 이어지는 토종 선발이 버티고 있다. 불펜엔 3년 연속 20세이브를 달성한 정해영이 마무리로 버틴 가운데 좌-우 가릴 것 없이 다양한 유형의 투수가 버티고 있다. 피해갈 곳 없는 타선에 누구를 활용해도 주전급인 마운드까지, 빈틈이 안보인다.

단순히 '이름값'에만 기대는 건 아니다.

24일 KIA 타이거즈 선수단이 일본 오키나와 킨 야구장에서 스프링캠프 훈련을 했다. 선수들 훈련 지켜보는 이범호 감독. 오키나와(일본)=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4.02.24/

'현미경 데이터'는 이런 전력을 뒷받침할 숨은 무기다. KBO리그 최초로 도입한 호크아이로 수집하는 갖가지 데이터를 토대로 상대의 빈틈을 찾아낸다. 지난해 심재학 단장 취임 이후 이런 데이터 분석과 아웃풋 요구는 한층 강화됐다. 프런트 실무진 사이에서 "힘들다"는 소리가 나올 정도. 이는 퓨처스(2군)팀에서 진행 중인 투수 아카데미 등 육성 파트에서도 갖가지 지표로 활용되고 있다.

이럼에도 KIA는 지난 시즌 이런 데이터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는 평가가 뒤따랐다. 각종 지표와 데이터가 있음에도 라인업 구성에 큰 변동이 없고, 작전 구사 역시 소극적이란 지적이 뒤따랐다. 정규시즌 6위로 가을야구행 티켓을 놓친 건, 결과적으로 좋은 밥상을 차려놓았음에도 제대로 된 영양 섭취를 못했다는 해석으로 연결될 수밖에 없다.

11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섯 열린 KIA와 한화의 시범경기. 류현진이 KIA 이범호 감독과 인사하고 있다. 대전=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4.3.11/

새롭게 취임한 KIA 이범호 감독이 과연 이런 데이터를 어떻게 현장에 접목시켜 활용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감독은 코치 시절부터 공부하는 지도자로 평가돼 왔다. 타격 코치 시절이던 지난 1월 KIA가 시도한 1군-퓨처스 통합 전략 세미나에서도 세세한 지표를 들고 나와 올 시즌 방향성을 제시해 깊은 인상을 남겼고, 결국 감독 승격에 이른 바 있다. 현역 시절 '데이터야구 1세대'였고, 지도자로 전향한 뒤에도 공부를 게을리하지 않았던 그가 과연 KIA를 어떻게 바꿔놓을지 주목되고 있다.

이 감독은 데이터 활용에 대해 "특정 방향으로 자주 치는 선수는 그 쪽으로 치게 돼 있다"고 운을 뗐다. 그는 "베테랑 선수들은 오랜 경험과 감각적인 측면에서 상대 타자의 타구가 어디로 날아갈지를 미리 아는 경우도 있다. 그런 경우엔 (선수 의사에 맞춰) 조금씩 변형을 줄 수도 있다"며 "그게 아니라면 데이터를 따라갈 생각"이라고 수비 운영 방안을 제시했다. 공격을 두고도 "데이터적으로 70%의 확률이 있는데, 30%를 선택해 실수를 한다면 기회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요즘 선수들은 데이터에 관심이 많고 받아들이는 것도 빠르다. 본인 생각만 갖고 야구를 하진 않는다. 데이터를 참고해 성공 확률을 높이는 게 더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드러냈다.

11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섯 열린 KIA와 한화의 시범경기. 3-0으로 승리한 KIA 이범호 감독이 선수들을 맞이하고 있다. 대전=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4.3.11/

이 감독은 앞서 "주로 하위 타선에서 득점 찬스가 만들어지고 2사후 출루율이 좋다. 현재 우리팀 구조에서 출루율을 1푼 내지 1푼5리 상승시키고 병살타 비율을 줄일 수 있다면 득점창출력은 더 좋아질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이번 시범경기 기간 내놓는 타순도 이런 분석을 기반으로 이뤄지고 있다. 앞으로 쌓일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 감독이 정규시즌에서 어떤 그림을 펼쳐낼 지 주목된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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