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화 벗는 박은선, 다사다난했던 지난 19년 돌아보며…“즐거웠습니다” [SS인터뷰]

강예진 2024. 3. 14.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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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가까이 신었던 축구화를 벗는다.

여자축구 간판이던 박은선(38)은 "은퇴는 생각했던 부분이라 덤덤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13일 스포츠서울과 연락이 닿은 박은선은 "사실 은퇴 생각은 이천대교가 해체될 때부터 생각해 왔다. 1년씩 미루다 보니 7년 만에 대표팀에도 다시 뽑히는 등 여러 경험을 했다. 그때는 뒤늦게나마 새로운 목표가 생겼고, 그렇게 은퇴 시기가 늦춰졌던 것 같다"고 덤덤하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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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잠비아와 친선전을 치르는 박은선. 제공 | 대한축구협회


잠비아전에서 골 세리머니 중인 박은선(오른쪽). 제공 | 대한축구협회


[스포츠서울 | 강예진 기자] 20년 가까이 신었던 축구화를 벗는다. 여자축구 간판이던 박은선(38)은 “은퇴는 생각했던 부분이라 덤덤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박은선은 2023시즌을 끝으로 선수 생활에 마침표를 찍었다. 2003년 고등학생 신분으로 월드컵에 출전했던 그는 지난해 케이시 유진(에이절 시티)이 16세 1개월로 호주·뉴질랜드 월드컵에 출전하기 전까지 ‘최연소 기록’ 보유자였다. 2003년 미국대회를 시작으로 2015 캐나다대회, 그리고 2023 호주·뉴질랜드 대회까지 3차례 월드컵에 나섰다.

그랬던 그가 축구화를 벗기로 결심했다. 갑작스러운 결정은 아니다. 13일 스포츠서울과 연락이 닿은 박은선은 “사실 은퇴 생각은 이천대교가 해체될 때부터 생각해 왔다. 1년씩 미루다 보니 7년 만에 대표팀에도 다시 뽑히는 등 여러 경험을 했다. 그때는 뒤늦게나마 새로운 목표가 생겼고, 그렇게 은퇴 시기가 늦춰졌던 것 같다”고 덤덤하게 말했다.

그러면서 “개인적으로는 월드컵에도 3번 나갔다. 마지막 목표가 월드컵이었는데, 이후 몸도 좋지 않았고 팀 사정도 있었다. 이렇게 은퇴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19년의 선수 생활은 다사다난했다. 어린 나이에 대표팀 소집과 소속팀 전지훈련에서 팀을 이탈하는 등 6개월 동안 훈련을 중단하는 등 방황도했다. 2013년에는 성별 논란이 불거져 마음고생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다시 마음을 다잡은 박은선은 182㎝의 탁월한 신장을 앞세운 플레이로 쉼 없이 달렸다.

2015 캐나다월드컵 당시 박은선. 제공 | 대한축구협회


여자축구대표팀 콜린 벨 감독의 부름을 받고 7년 만에 태극마크를 단 그는 지난해 4월 최고령으로 여자 A매치 득점 기록을 세웠다. 벨 감독은 박은선을 두고 “온실 속의 화초”라며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박은선은 “힘든 일, 좋은 일 둘 다 많았다. (돌아보면) 그만큼 즐겁게 선수 생활했다. 38살까지 축구하면서 대표팀에도 다시 뽑히는 등 영광도 경험했다. 은퇴할 시기라고 생각했는데 대표팀에 와서 목표와 욕심이 더 생겼다. 소속팀 감독을 비롯해 후배들이 많이 도와준 덕이다. 대표팀이 어떻게 보면 은퇴 전 마지막 추억을 선사한 것 같다”고 돌아봤다.

벨 감독과도 화상통화를 한 박은선은 “좋은 얘기를 많이 해주셨다. 아쉽다고도 하셨다. 나를 많이 치켜세워주셨다. 고생 많았다고 격려하시더라”라고 전했다.

서울시청 유영실 감독도 진한 아쉬움을 전했다. 유 감독은 “2003년 선수로 함께 월드컵에 나갔다. 사실 (박)은선이 은퇴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의 감정이다. 뭉클하다”고 말했다.

“(은퇴) 실감이 안날 것도 없다”며 인터뷰 내내 덤덤했던 박은선은 오는 25일 여자실업축구 WK리그 서울시청 홈 개막전에서 은퇴식을 치른다는 얘기에 “오랜만에 동생들을 볼 생각에 기분이 이상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금까지 응원해주신 분들께 너무 감사하다”고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kk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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