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앞에서 확성기 시위한 용역업체 조리원 등 무죄

김주영 기자 2024. 3. 14.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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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 보장 요구하며 시위
울산지법 전경. /조선DB

일자리를 잃게 되자 병원 건물을 향해 확성기를 틀고 시위한 장례식장 조리원·미화원에게 무죄가 선고됐다.

울산지법 형사3단독 이재욱 부장판사는 업무 방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용역업체 소속 노조위원장 A씨와 조합원 7명 등 8명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14일 밝혔다.

A씨 등은 지난 2022년 5월 울산 동구 울산대학교병원 본관 맞은편 인도에서 본관 쪽을 향해 고성능 확성기 2대를 설치하고 노동가요 등을 틀어 병원 업무를 방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은 울산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조리와 미화 등을 담당했던 외주 용역업체 소속 직원들로, 이 업체와 장례식장 측 계약종료로 일자리를 잃게 되자 병원 측의 직접 고용 등을 요구하며 이처럼 시위했다. 이 때문에 일부 병원 직원과 환자들은 소음 민원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시위 방법과 소음 정도가 사회통념을 넘어서는 정도는 아니라고 판단했다. 특히 A씨 등이 병원 내부나 출입구 등에서 확성기를 사용하거나 집회하지는 않은 점을 고려했다. 또 출동한 경찰관 지시에 따라 소음 크기를 65데시벨(㏈) 이하로 줄인 점을 참작했다.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는 종합병원의 주간 평균소음도를 65㏈ 이하, 최고소음도를 85㏈ 이하로 규정하고 있는데, 당시 병원이 측정한 병원 내 창가 소음도는 60∼80㏈이었다.

재판부는 “갑자기 직장을 잃은 피고인들이 고용보장을 위해 집회하면서 사회 통념상 용인될 수 없는 정도로 타인에게 심각한 피해를 줬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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