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대란 단초 제공 거점국립대총장들…'정부, 출구전략 마련해야'

대전CBS 지영한 기자 2024. 3. 14.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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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에 따른 의료 전달 체계 파국을 앞두고 충남대를 비롯한 전국 국가거점국립대 총장들이 의‧정간 대화 촉구와 함께 의대 증원 전 절처한 준비를 요구하고 나섰다.

의학 교육 부실화에 따른 의대교수들의 증원 반대에도 교육부에 2~3배이상 증원 신청을 한 국립대 총장들이어서 대학주변에서는 의아하다는 반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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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교육부 수요 조사시 2~3배 증원 요청…논란 단초 제공
의료대란 악화하자 '정부에 교육의 질 선행 마련 촉구'
아직도 사안의 본질 접근 미흡…'진리의 상아탑이라는
대학의 본 모습 찾아야'
총장협의회 호소문 보도자료. 충남대 제공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에 따른 의료 전달 체계 파국을 앞두고 충남대를 비롯한 전국 국가거점국립대 총장들이 의‧정간 대화 촉구와 함께 의대 증원 전 절처한 준비를 요구하고 나섰다. 의학 교육 부실화에 따른 의대교수들의 증원 반대에도 교육부에 2~3배이상 증원 신청을 한 국립대 총장들이어서 대학주변에서는 의아하다는 반응이다.

국가거점 국립대학교 총장협의회는 14일 호소문을 통해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증원 추진과 의료계의 갈등이 우리 사회의 미래를 위협하는 심각한 위기로 번지고 있다"며 "현재의 상황이 지속되면 결국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협의회는 이에따라 우선 의대생들에게 수업 참여를 촉구했다. 이들은 호소문에서 "집단 수업 거부는 학사 일정에 차질을 빚게 해 개인의 학업 성취와 학위 취득에 영향을 줄 수 있고, 미래의 의료 현장에도 심각한 공백을 초래할 수 있다"며 "강의실로 돌아와 학업을 이어가면서 주장을 펼쳐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전공의, 전임의, 의대 교수 등 의사들에게는 "전공의들의 집단 사직은 이미 많은 병원에서 심각한 진료 공백을 야기하고 있다. 전임의와 의대 교수진의 추가적인 사직이 이어진다면 의료 현장의 혼란을 더욱 악화시키고 국민의 건강과 안전에 직접적인 위협이 될 것"이라며 국민의 곁을 지켜달라고 호소했다.

문제는 정부에 출구전략 마련을 촉구하는 대목이다. 정부에 의학교육의 질을 담보할 수 있는 출구전략을 마련해달라고 요구했는데 지난해와 최근 교육부의 의대 증원 수요조사때 보인 입장과는 결이 다른 것으로 이해되고 있다.

조용한 의과대학. 연합뉴스


국가거점국립대학교 총장협의회는 호소문에서 "의대 정원 확대는 교육의 질이 완벽하게 보장되는 수준에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충분한 준비가 선행돼야 한다. 실습 기자재 및 교수 인력 확보, 고도화된 임상실습 환경의 구축 등 다양한 측면에서 체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며 "2025년 예산 편성부터 의과대학 교육 환경 구비를 위한 구체적인 예산 확보 계획과 실행계획을 수립해달라"고 당부했다.

의학교육에 대한 질적 수준이 담보돼야 하고 이를 위해선 충분한 준비가 선행돼야 한다는 점을 거듭 확인한 것이다.

최근 교육부의 의대 증원 수요 조사시 의학 교육의 담당자인 의대교수들이 '준비없는 2천명 증원은 의학교육의 부실화를 초래하는 만큼 의대 증원 신청을 재고해야 한다'고 요청했음에도 이를 무시하고 파격적인 의대 증원을 신청했던 것과는 사뭇 다른 입장으로 비친다.

지난해 수요조사때나 최근 수요조사때나 상당수 거점 국립대 총장들은 현재 정원의 거의 2~3배이상 교육부에 증원 신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북대와 충북대 등 일부 대학은 지금까지 학내 갈등을 빚고 있는 것은 물론 의정간 갈등은 더욱 꼬이고 있다. 국립대 총장들이 이번 의료 대란의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이다.

국립대총장들은 호소문 끝에  "국민의 건강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자세로 서로의 입장과 우려를 솔직하게 공유하고, 협력을 통해 해결책을 모색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충남대의 한 교수는 "우리 사회에 심대한 영향을 미칠 중요한 사안을 정치적 상황과 대학의 이해득실에 따라 판단하고 대응한 것은 진리의 상아탑인 대학에서, 그것도 최고 지성인 총장들이 보여줄 바람직한 모습은 아니었다"고 꼬집었다.

국가거점 국립대학교 총장협의회는 강원대·경북대·경상국립대·부산대·서울대·전남대·전북대·제주대·충남대·충북대 등 10개 국가거점 국립대학 총장들로 구성됐다.

올해는 김일환 제주대 총장이 협의회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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