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옷 훔치고 재판대 섰다… 뉴질랜드 첫 난민 출신 의원의 추락

문지연 기자 2024. 3. 14. 11:04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재판서 절도 혐의 공식 인정
뉴질랜드 첫 난민 출신 국회의원 골리즈 가라만(43). /AP 연합뉴스

뉴질랜드 첫 난민 출신 국회의원이었던 골리즈 가라만(43)이 법정에서 명품 절도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14일(현지시각)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가라만 전 의원은 전날 오클랜드 지방법원에서 자신의 죄를 공식 인정했다. 작년 말 오클랜드와 웰링턴의 고급 의류매장 두 곳에서 약 9000뉴질랜드 달러(약 730만원) 상당의 명품 옷을 훔친 혐의다.

가라만 전 의원은 재판을 마친 뒤 법원 후문으로 조용히 빠져나갔다. 재판부는 오는 6월 선고할 예정이며, 가라만 전 의원의 유죄가 확정되면 최장 7년 형에 처해질 수 있다.

가라만 전 의원의 범행은 지난 1일 현지 언론 보도를 통해 처음 알려졌다. 피해 매장 CCTV 영상도 함께 공개됐는데, 가라만 전 의원이 매대 앞에서 서성이다 주변을 살핀 뒤 옷을 집어 가방에 몰래 넣는 장면이 나온다. 이후 그는 경찰 조사와 함께 의원직을 내려놨다.

가라만 전 의원이 뉴질랜드 웰링턴의 한 의류 매장에서 물건을 훔치는 모습. /뉴질랜드헤럴드 유튜브

당시 가라만 전 의원은 성명을 내고 “스스로의 행동에 대해 모든 책임을 진다”며 “사람들은 선출된 대표자로부터 가장 높은 수준의 행동을 기대하게 되지만 난 그에 미치지 못했다”고 사과했다. 이어 “의학적 검사를 통해 내 정신 건강이 좋지 않다는 걸 알게 됐다”며 “전문가는 내 행동이 극도의 스트레스에 따른 것이고, 인지하지 못한 트라우마와 관련돼 있다고 설명했다”고 했다.

1981년 이란에서 태어난 가라만 전 의원은 1990년 이란-이라크 전쟁을 피해 부모와 함께 뉴질랜드로 망명했다. 오클랜드에서 법학과 사학을 공부했고 영국 옥스퍼드 대학에서 국제인권법 석사학위를 받았다. 12년간 인권변호사로 국제 형사재판소에서 일하다, 2017년 비례대표 의원으로 뉴질랜드 국회에 입성했다.

2020년과 지난해 총선에서도 국회의원에 당선됐고 녹색당 대변인으로도 활동했다. 그러나 국회 입성 이후 여러 차례 살해 협박을 받는 등 정신적 고통을 호소해 왔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에 적극 참여했다가 비난받기도 했다.

-

🌎조선일보 국제부가 픽한 글로벌 이슈! 뉴스레터 구독하기https://page.stibee.com/subscriptions/275739

🌎국제퀴즈 풀고 선물도 받으세요!https://www.chosun.com/members-event/?mec=n_quiz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