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옷 훔치고 재판대 섰다… 뉴질랜드 첫 난민 출신 의원의 추락
뉴질랜드 첫 난민 출신 국회의원이었던 골리즈 가라만(43)이 법정에서 명품 절도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14일(현지시각)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가라만 전 의원은 전날 오클랜드 지방법원에서 자신의 죄를 공식 인정했다. 작년 말 오클랜드와 웰링턴의 고급 의류매장 두 곳에서 약 9000뉴질랜드 달러(약 730만원) 상당의 명품 옷을 훔친 혐의다.
가라만 전 의원은 재판을 마친 뒤 법원 후문으로 조용히 빠져나갔다. 재판부는 오는 6월 선고할 예정이며, 가라만 전 의원의 유죄가 확정되면 최장 7년 형에 처해질 수 있다.
가라만 전 의원의 범행은 지난 1일 현지 언론 보도를 통해 처음 알려졌다. 피해 매장 CCTV 영상도 함께 공개됐는데, 가라만 전 의원이 매대 앞에서 서성이다 주변을 살핀 뒤 옷을 집어 가방에 몰래 넣는 장면이 나온다. 이후 그는 경찰 조사와 함께 의원직을 내려놨다.
당시 가라만 전 의원은 성명을 내고 “스스로의 행동에 대해 모든 책임을 진다”며 “사람들은 선출된 대표자로부터 가장 높은 수준의 행동을 기대하게 되지만 난 그에 미치지 못했다”고 사과했다. 이어 “의학적 검사를 통해 내 정신 건강이 좋지 않다는 걸 알게 됐다”며 “전문가는 내 행동이 극도의 스트레스에 따른 것이고, 인지하지 못한 트라우마와 관련돼 있다고 설명했다”고 했다.
1981년 이란에서 태어난 가라만 전 의원은 1990년 이란-이라크 전쟁을 피해 부모와 함께 뉴질랜드로 망명했다. 오클랜드에서 법학과 사학을 공부했고 영국 옥스퍼드 대학에서 국제인권법 석사학위를 받았다. 12년간 인권변호사로 국제 형사재판소에서 일하다, 2017년 비례대표 의원으로 뉴질랜드 국회에 입성했다.
2020년과 지난해 총선에서도 국회의원에 당선됐고 녹색당 대변인으로도 활동했다. 그러나 국회 입성 이후 여러 차례 살해 협박을 받는 등 정신적 고통을 호소해 왔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에 적극 참여했다가 비난받기도 했다.
-
🌎조선일보 국제부가 픽한 글로벌 이슈! 뉴스레터 구독하기 ☞ https://page.stibee.com/subscriptions/275739
🌎국제퀴즈 풀고 선물도 받으세요! ☞ https://www.chosun.com/members-event/?mec=n_quiz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