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1번지? 그건 옛날 얘기"...대통령실 떠난 종로, 갈라진 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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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1번지는 이제 용산이 됐다. 다 옛날 이야기다."
13일 서울 종로구 가회동에서 만난 A씨(70대·여)는 "결국 민생을 살릴 수 있는 후보를 찾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가회동에서 만난 A씨는 "종로구는 이제 관광지화 됐는데 그렇다고 관광특구도 아니기 때문에 오히려 거주민으로선 불편하다"며 "민생을 살릴 수 있는 후보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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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1번지는 이제 용산이 됐다. 다 옛날 이야기다."
13일 서울 종로구 가회동에서 만난 A씨(70대·여)는 "결국 민생을 살릴 수 있는 후보를 찾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대통령실이 용산으로 이전한 후 치러지는 첫 총선인 만큼 종로구의 민심이 격동하고 있다. 과거 대통령 후보를 다수 배출한 종로구이지만 더 이상 '정치 1번지'가 아니게 되면서 주민들의 판단 기준도 민생 등으로 바뀌고 있다.
3파전 구도도 변수다. 이번 총선에선 서울 종로구에선 감사원장 출신 현역 최재형 의원에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위인 곽상언 더불어민주당 후보, 금태섭 개혁신당 후보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종로구는 선거마다 민심이 엎치락뒤치락했던 격전지다. 16~18대 총선에선 보수정당 계열이, 19~21대는 민주당 계열 정당이 승리했다. 전통적 부촌이 위치한 평창동·사직동·무악동 등은 보수세가, 대학가가 있는 창신동·숭인동·혜화동·이화동 등은 진보세가 강하다.
이날 청와대 인근에서 만난 종로구민들의 민심은 요동치고 있었다. 이들의 의견은 "대통령실 이전으로 전보다 더 좋아졌다"는 쪽과 "민생이 크게 흔들려서 힘들다"는 쪽으로 엇갈렸다.
통인시장 인근에서 미용실을 운영하는 B씨(59·여)는 "원래 통인시장 쪽이 보수 텃밭인데 대통령실 이전으로 자주 오던 청와대 사람들이 안 오니 여론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그는 "최재형 후보를 지지하던 사람들도 생업이 힘드니 다른 후보를 둘러본다. 여기가 대통령이 나오는 곳인데 마음대로 대통령실 옮기고 민생 신경 안 쓰는 게 정치 1번지를 우습게 아는 것 같다"고 했다.
통인시장에서 주류를 판매하는 상인 C씨(50대·여)도 "최재형 의원은 안 뽑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노무현 사위인 곽상언 후보가 최근에 시장에 와서 인사를 했는데 좋았다"며 "우리에게 필요한 국회의원은 시장 상인과 직접 소통하고 서민과 대화할 줄 아는 후보"라고 강조했다.
반면 통인시장에서 건어물을 판매하는 D씨(70대·남)는 "2년밖에 안 한 최재형 의원에게 더 기회를 주고 지켜보고 싶다"고 했다. A씨는 "대통령실이 용산으로 가며 시위도 줄어들고 집값이 올라서 이익을 많이 봤다"며 "심심찮게 보이던 시위가 없어져서 조용해지고 관광객도 더 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제3지대에 눈길을 돌리는 주민들도 눈에 띄었다. 통인동에서 부동산을 운영하는 남성 사장 E씨는 "난 원래 보수 후보를 뽑는 사람인데 이번엔 3당까지 살펴보고 있다"고 했다. 그는 "청와대에서 사람들이 빠져나가며 방을 보러 오는 사람도 줄었다"며 "관람객이 늘기는 했지만 상인들 사이에서 (대통령실이) 이전한 게 잘했다, 아니다 설왕설래하는 것도 사실"이라고 했다.
보수 텃밭으로 불리던 가회동 주민들 사이에서도 여론이 엇갈렸다. 가회동에서 만난 A씨는 "종로구는 이제 관광지화 됐는데 그렇다고 관광특구도 아니기 때문에 오히려 거주민으로선 불편하다"며 "민생을 살릴 수 있는 후보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A씨는 또 "밀접하게 소통할 수 있는 후보가 필요하다"며 "최근 노무현 사위인 곽 후보가 이 동네에 찾아와 주민과 악수했는데 그 후로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고 했다.
반면 종로구에서 30년 이상 거주했다는 정육점 사장 F씨는 "종로에서 가회동, 삼청동 인근은 늘 보수 텃밭이다. 나도 그 영향을 받았다"며 "최재형 후보를 더 지켜보고 싶어서 투표를 최 후보에게 던질 것"이라고 했다.
정진솔 기자 pinetre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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