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글로벌펀드 국내투자액 2580억달러…14년 새 3배 증가

하상렬 2024. 3. 14.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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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블로그
주식펀드 비중 대부분…패시브 비중 확대
"유출입 변동성↓·선진국 투자펀드 동조성 강화 긍정적"
"패시브 펀드 비중 확대, 국내 금융·외환 리스크 요인"

[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글로벌 펀드의 국내투자 잔액이 작년말 기준 2580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말 대비 약 3배 수준으로,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선진국투자 펀드와의 동조성이 강화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국내투자 글로벌펀드의 패시브 펀드 비중이 확대되고 있는 것은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따랐다. 글로벌 리스크에 더 민감하게 반응해 외국인 증권자금 변동성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사진=이데일리DB
1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윤승완 한국은행 국제국 자본이동분석팀 과장 등은 한은 홈페이지에 올린 ‘글로벌펀드의 국내투자 특징 및 시사점’이라는 블로그 게시글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게시글에 따르면 작년말 국내투자 글로벌펀드 잔액은 2580억달러로 2009년말(894억달러)의 2.9배 수준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중 외국인의 증권투자 전체(2.6배)보다 빠르게 증가한 것이다.

국내투자 글로벌펀드는 자산별로 주식, 성격별로는 패시브 펀드를 중심으로 큰 폭 확대됐다. 주식펀드가 국내투자 글로벌펀드의 90% 내외를 차지했으며, 패시브 펀드 비중은 꾸준히 확대됐다. 패시브 펀드는 2009년 185억5000만달러 수준이었으나, 작년 1063억3000만달러까지 늘었다.

한은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내투자 글로벌펀드의 유출입이 전체 글로벌펀드와 뚜렷한 동조성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2010~2023년 중 국내투자 글로벌펀드와 전체 글로벌펀드의 유출입 간 상관계수는 0.73으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0.84까지 상승했다. 글로벌펀드 중 신흥국투자 펀드와 동조성이 강했지만, 최근 들어 선진국투자 펀드와의 동조성도 강화되는 모습으로 평가됐다.

국내투자 글로벌펀드의 변동성은 대체로 축소되는 모습을 보였다. 2020년 이전엔 국내투자 글로벌펀드 변동성이 대외요인보다 국내 요인에 더 크게 영향을 받으면서 글로벌펀드보다 2배 이상 변동성이 컸다. 그러나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투자자들의 투자행태 등을 나타내는 대외요인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국내투자 글로벌펀드와 글로벌펀드와의 변동성 차이가 축소됐다.

자산별로 채권펀드 변동성이 주식펀드의 약 2배 수준이었다. 성격별로는 패시브 펀드 변동성이 액티브 펀드의 약 1.5배 수준을 보였다.

아울러 국내 투자 글로벌펀드의 유출입은 미 달러화지수 변동과 뚜렷한 음(-)의 관계를 나타내는 등 글로벌 금융사이클과 동조적인 것으로 분석됐다. 시기별로 글로벌 금융사이클 긴축기에 동조성이 더욱 뚜렷했는데, 이는 위기 기간에는 글로벌 자본유출입이 대외요인에, 안정기에는 대내요인에 주로 영향받는 점에 기인했다는 설명이다.

출처=한국은행 블로그
한은은 국내투자 글로벌펀드의 유출입 변동성이 낮아지고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선진국투자 펀드와의 동조성이 강화되고 있는 것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세계국채지수(WGBI)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지수에 편입될 경우 외국인 증권투자자금 유출입도 보다 안정적인 모습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한은은 패시브 펀드 비중 확대와 글로벌 금융사이클 긴축기 동조성 강화 등은 국내 금융·외환 부문에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한은은 “일반적으로 글로벌 리스크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패시브 펀드의 확대는 외국인 증권자금 변동성 확대 요인으로 작용한다”며 “글로벌 금융사이클 긴축기 중 국내투자 글로벌펀드 유출입 동조성 강화는 스트레스 상황에서 외국인 증권자금 유출압력을 증대시킨다”고 지적했다.

이어 “글로벌펀드 확대에 따른 긍정적인 효과를 유지하는 가운데, 국내 금융·외환 부문에 일으킬 수 있는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국내 투자자의 저변 확대뿐만 아니라 거주자 해외투자의 자동안정화 기능 강화 등 종합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출처=한국은행 블로그

하상렬 (lowhigh@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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