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G 새 사장 선임에 첨예한 찬반 의견…방경만 거취는
기업은행 "방 후보 부사장 부임 후 영업익 감소, 경영능력 부족"
KT&G "실적 감소, 부동산 사업 종료 탓…주요 사업 수익 증가"
[더팩트|우지수 기자] 방경만 KT&G 신임 대표이사 사장 후보의 선임 여부 결정을 앞두고 찬성·반대 의견이 충돌하고 있다. 특히 최대주주 IBK기업은행이 방 후보 경영능력 부족을 이유로 반기를 들었다. 기업은행이 일반 주주들에게도 사장 선임안에 대해 반대를 요청하면서 방 후보 거취는 더욱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KT&G가 방 후보 경영능력을 옹호하고 나선 가운데 이달 정기 주주총회 표 대결에서 새 사장이 정해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KT&G 지분율 7.11%로 최대주주인 기업은행이 방경만 대표이사 사장 후보에 대해 대대적인 반대 의견을 내고 있다. 기업은행은 지난 12일 방 후보 선임에 반대하는 내용의 의결권 대리행사를 권유하기 위해 금융위원회와 증권거래소에 이에 대한 자료를 제출했다.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란 다수 주주 의결권을 확보하기 위해 의결권 행사를 위임하도록 할 때 주주에게 위임 절차, 방법 등 필요한 정보를 공시하게 하는 제도다.
KT&G는 오는 28일 대전광역시 인재개발원에서 정기 주주총회 개최를 예고했다. 이번 주주총회에 상정된 대표 안건은 '제3호 : 이사 2명 선임의 건'이다. 이사 후보는 총 3명으로 △방경만 KT&G 수석부사장(사내이사, 대표이사 사장 후보) △임민규 KT&G 이사회 의장(사외이사 후보) △손동환 성균관대 교수(사외이사 후보) 중 두 명이 선임될 예정이다. 사외이사 후보였던 이상현 플래쉬라이트캐피탈파트너스(FCP) 대표는 사퇴하면서 손동환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손동환 후보는 기업은행이 6년 만에 추천한 사외이사 후보다. 방경만, 임민규 후보는 KT&G 이사회가 추천했다.
방 후보는 KT&G 사장후보추천위원회가 결정한 인물이다. 허철호 KGC인삼공사 사장, 권계현 전 삼성전자 부사장, 이석주 전 AK홀딩스 사장과 후보 자리를 놓고 경선한 뒤 내부 결정으로 선정됐다.
주주총회 이사 선임은 집중투표제로 진행된다. 집중투표제는 FCP가 KT&G 이사회 측에 제안한 방법으로 주주총회 투표에서 선임되는 이사가 2명이라면 후보 3명 중 자유롭게 2표를 던질 수 있다. 예를 들면 방경만 후보에게만 찬성 2표를 몰아줄 수 있다. 반대로 기업은행이 주주들을 설득해 손 후보에게 표를 쏠리게 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만약 방경만 후보가 선임되지 못한다면 KT&G는 신임 사장 자리가 공석이 되는 사태를 맞게 된다.
기업은행은 방 후보를 반대하는 이유로 경영능력 부족을 꼽았다. 방 후보가 지난 2022년 KT&G 수석부회장으로 부임한 뒤 영업이익이 하락했다는 것이 골자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KT&G 영업이익은 1조1679억원으로 전년(2022년) 대비 7.9% 감소했다. 임민규 후보에 대해서는 KT&G가 사외이사 외유성 출장 등 문제에 대해 해명하지 않았고, 현 이사회 의장이 선임된다면 사외이사의 권력화를 불러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기업은행 측은 "소유분산 기업은 이사회가 가진 견제 역할이 중요하다"며 "이를 위해 이사회 독립성 확보, 주주 의견을 대변할 이사회 구성이 필요하다. 현재 KT&G 사외이사는 6명 모두 회사가 추천한 인사다. 주주가 추천한 사외이사는 아직 없다"고 말했다.
기업은행은 지난 12일 의결권 대리행사 업체 '비사이드코리아'에 방 후보 선임 안건에 대해 주주 반대를 요청하는 자료를 올렸다. 그러자 이 행위가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자본시장법)을 위반했다는 논란이 제기됐다. 자본시장법 제 152조, 153조에 따르면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 개시일은 의결권 권유자가 금융위와 거래소에 참고 서류를 제출한 날로부터 2영업일이 경과한 이후 가능하기 때문이다. 기업은행은 해당 자료를 12일에 제출해 15일부터 의결권 대리행사를 권유할 수 있지만 같은 날 비사이드코리아에 자료를 개시했다. 기업은행은 비사이드코리아에 게시한 자료를 하루만에 내리며 권유를 중단했다.
KT&G 이사회는 방 후보의 경영능력에 문제가 없다고 대응했다. 일반 주주들에게는 본인들이 제안한 이사 후보에 찬성 표를 던져달라고 촉구하고 있다. KT&G 관계자는 "방 수석부사장 부임 후 수원분양사업 종료 등 부동산 부문에서 일시적 수익 감소가 있었다"면서도 "이를 제외하면 영업이익이 부임 기간 동안 약 3.3% 증가했다. 같은 기간 글로벌CC·NGP·건기식 등 3대 핵심사업 영업이익은 20% 늘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기업은행의 후보 선임 반대에 대해 "대안 제시도 없는 상태에서 대표이사 선임이 부결되면 경영공백이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사외이사의 외유성 출장 의혹에 대해서는 "회사 내부 기준에 따라 해외출장을 실시했고 1인당 연평균 출장비용은 항공료를 제외하고 약 680만원이다. 보도된 외유성 출장 내용은 지난 2012, 2014년 등 과거 사례"라며 "배우자 동반 경우 회사와 무관하다. 이번 사외이사 후보자가 수사기관으로부터 조사를 받은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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