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발로 인한 뇌진탕 경험, 알츠하이머 발병률 높인다
폭발물로 인한 뇌진탕을 경험한 퇴역 군인이 알츠하이머 병에 걸릴 위험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짧게는 몇 분 간 의식이 사라지는 수준의 뇌진탕도 알츠하이머 발병률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워싱턴대학교 연구진은 50여명의 퇴역 군인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13일(현지 시각) 밝혔다. 연구진은 “이전 연구에서는 경미한 외상성 뇌 손상이 알츠하이머 발생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는지 밝힌 바가 없다”며 “이번 연구에 따르면 몇 분에서 길게는 30분까지 지속되는 외상성 뇌 손상이 알츠하이머 발병과 연관성이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했다.
연구진은 폭발물로 인한 외상성 뇌 손상(뇌진탕)을 경험한 적 있는 51명의 퇴역군인과 뇌진탕 경험이 없는 일반인, 퇴역군인 95명의 상태를 비교했다. 뇌진탕 경험이 있는 퇴역 군인들은 평균 20여차례 폭발물로 인한 뇌진탕을 경험했고, 1번 사건이 발생 했을 때 평균 2번의 뇌손상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먼저 참가자들은 대상으로 생각·기억력 테스트를 실시해 인지 능력을 확인하고, 척수액 내의 알츠하이머 바이오마커를 지속적으로 관찰·분석했다.
연구결과 참가자들은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뇌진탕 경험이 있는 사람이 없는 사람에 비해 척수액 내 알츠하이머 바이오마커인 아밀로이드 베타(Aβ42와 Aβ40) 수치가 더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유전적으로 알츠하이머 위험이 높은 인자가 있는 경우에도 달라지지 않았다. 다만 두 그룹의 과인산화 타우 단백질(또 다른 알츠하이머 바이오마커) 농도에는 차이가 없었다. 연구진은 “다른 연구에 따르면 척수액의 아밀로이드 베타 농도 감소는 뇌의 아밀로이드 축적을 의미하는 것으로 초기 알츠하이머 진행 시 나타날 수 있는 현상”이라며 “이번 연구를 통해 뇌진탕 경험이 있는 퇴역 군인의 경우 일반인에 비해 이런 현상이 대략 20년 가량 빠른 45세 전후에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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