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 폐경은 장수하며 후손 도우려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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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처럼 폐경을 하는 포유동물은 이빨고래류 5종밖에 없다.
다렌 크로프트(Darren Croft) 영국 엑시터대 심리학과 교수 연구진은 13일(현지 시각) "이빨고래류 암컷이 새끼를 낳을 수 있는 번식 기간은 제한하면서 총 수명을 늘리기 위해 폐경을 하도록 진화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이빨고래류가 폐경하는 덕분에 생식 기간을 늘리지 않고 수명을 연장하는 방식으로 진화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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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처럼 폐경을 하는 포유동물은 이빨고래류 5종밖에 없다. 고래가 사람처럼 폐경하는 덕분에 수명이 늘어나고 후손을 번창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암컷이 딸과 생식 경쟁을 하지 않고 더 오래 후손을 돌볼 수 있다는 것이다.
다렌 크로프트(Darren Croft) 영국 엑시터대 심리학과 교수 연구진은 13일(현지 시각) “이빨고래류 암컷이 새끼를 낳을 수 있는 번식 기간은 제한하면서 총 수명을 늘리기 위해 폐경을 하도록 진화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이날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 실렸다.
수명이 한참 남았는데도 생식 능력이 사라지는 폐경 현상은 포유류 중 사람과 범고래와 같은 이빨고래 5종 등 단 6종에서만 나타난다. 들쇠고래, 흑범고래, 범고래, 외뿔고래, 흰고래(벨루가 고래)이다. 이들끼리도 종마다 폐경기가 다르다. 학계에서는 폐경이 여러 번 진화했다고 분석했지만 이전까지 그 원인에 대해서는 알 수 없었다. 연구진은 이번에 처음으로 폐경을 하는 고래 종들을 비교, 분석했다.
한 가지 가설은 암컷 고래의 전체 수명이 동일하다고 가정했을 때 생식 가능 기간이 줄어들면서 폐경기가 진화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암컷이 젊을수록 번식 성공률이 커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연구진은 이 가설에서 오류를 찾아냈다. 인간과 침팬지는 생식 기간이 거의 비슷하지만, 인간이 40년 이상 더 오래 산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폐경이 진화하면서 생식 기간을 줄인 게 아니라, 전체 수명을 늘렸을 것이라고 추론했다.
연구진은 이빨고래류 32종의 이빨과 난소 조직으로 생식 가능 기간과 수명을 비교 분석했다. 나무처럼 고래의 이빨에도 나이를 알 수 있는 줄무늬가 남아 있다. 폐경을 하는 고래 암컷은 같은 종 수컷들 뿐만 아니라, 비슷한 크기의 다른 고래 종 암컷들보다 수명이 길었다. 범고래 수컷은 보통 40살에 죽지만 암컷은 80살까지 살 수 있다. 외뿔고래와 흰고래는 50대가 되면 생식을 멈췄고, 폐경이 없는 다른 고래류보다 5~30년이나 더 오래 살았다.
연구진은 이빨고래류가 폐경하는 덕분에 생식 기간을 늘리지 않고 수명을 연장하는 방식으로 진화했다고 분석했다. 암컷이 나이 들어도 생식 능력을 계속 유지한다면 딸이나 손녀 고래와 짝짓기 경쟁을 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폐경을 하는 덕분에 후손 세대들이 번식하고 생존하게 돕고, 무리 지어 함께 살 수 있게 한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로빈 베어드(Robin Baird) 미국 캐스카디아 고래연구소 박사는 이날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에 “매우 설득력있는 연구 결과”라며 “폐경이 어떻게, 왜 진화했는지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참고 자료
Nature(2024), DOI: https://www.nature.com/articles/s41586-024-0715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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