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샌더스, 주4일·32시간 근무법 추진…"노동계 위해 근무 단축 필요"

"1940년보다 생산성 400% 늘었지만 저임금·장시간 노동"

지난 1월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회의를 마치고 백악관을 나서는 무소속 버니 샌더스 미 상원의원이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2023.1.25. ⓒ AFP=뉴스1 ⓒ News1 김성식 기자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미국 진보계의 대표 정치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무소속·버몬트주)이 '주 4일·32시간 근무제'를 의무화하는 법안을 추진한다.

13일(현지시간) 더힐 등에 따르면 샌더스 의원은 미국 전역에서 주 4일·32시간 근무를 표준으로 설정하는 동시에 근로자들에게 급여를 잃지 않도록 의무화하는 법안을 제출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구체적으로 현행 주당 40시간인 노동시간을 4년에 걸쳐 32시간까지 줄인다는 방침이다. 8시간 이상 초과 노동 수당은 정규 급여의 1.5배, 12시간 이상 초과 노동의 경우 정규 급여의 2배를 수당으로 지급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미국에서는 1938년 도입된 공정근로기준법(FLSA)에 따라 법정 근로시간을 주당 40시간으로 제한하고 있다. 이를 초과할 경우, 초과 노동 시간에 대해서는 정규 임금의 1.5배 이상의 수당을 지급해야 한다.

샌더스 의원은 보도자료에서 "자동화와 인공지능(AI)과 같은 최근 기술 발전이 월스트리트의 기업 최고경영자(CEO)와 부유한 주주들뿐만 아니라 노동계급에게도 이익이 되도록 보장하려면 근무시간 단축이 필요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오늘날 미국 노동자들은 1940년대보다 생산성이 400% 이상 향상됐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백만 명의 미국인들이 수십 년 전보다 더 낮은 임금을 받고 더 오랜 시간 일하고 있다. 상황이 바뀌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샌더스 의원은 라폰자 버틀러 상원의원(민주·캘리포니아)에서 이 법안을 발의할 예정이며, 마크 타카노 하원의원(민주·캘리포니아)이 하원에서 법안을 발의할 계획이다.

버틀러 의원은 성명을 통해 "CEO들의 임금이 계속 오르는 반면 우리 직원들은 더 많은 일을 하고 있지만 수입은 지난 수십 년보다 적다"며 "주 32시간 근무법은 열심히 일하는 미국인들이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허용하는 동시에 임금을 보호하고 이익이 선택된 소수에게만 전달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타카노 의원 역시 성명에서 "이 법안은 노동자와 기업 모두에게 승리가 될 변혁적인 법안"이라고 설명했다.

유럽에서 노동 시간이 가장 짧은 프랑스에서도 주당 노동시간 35시간을 32시간으로 줄이는 방안이 대두되고 있다.

yeseu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