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키, 푸… 캐릭터 등에 업은 다이소의 질주 [컴퍼니+]
다이소 캐릭터 컬래버 확대
30 · 40대 키덜트족 공략
중저가 전문점 이미지 제고
고물가 · 고금리 시대 특수
지난해 매출액 3조원 전망
중저가 생활용품 전문점 '다이소(아성다이소)'가 지난해 매출액 3조원을 달성했을 거란 전망이 나온다. 고물가·고금리 시대에 1000~2000원 제품을 판매하는 다이소로 소비자가 몰린 덕분이다. 여기에 다이소가 '디즈니' '산리오' 등 캐릭터 상품을 확대한 게 다이소의 또다른 경쟁력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이소에서 '미키마우스' 내복까지 파네요?" 중저가 생활용품 전문점 '다이소(아성다이소)'가 지난 1월 출시한 아동용 의류상품이 주부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디즈니 라이선스 제품인데 가격이 5000원대(상·하의 별도)여서인지 '가성비가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캐틱터 상품이 다이소의 경쟁력으로 떠오른 셈이다.
지난해 다이소는 디즈니 100주년을 맞아 '디즈니 빅시즌' 행사도 진행했다. 디즈니 대표 캐릭터인 '미키마우스' '칩앤데일' '푸' 등을 활용한 문구용품·포장용품·홈리빙용품 170여종을 선보였다. 디즈니뿐만이 아니다. '산리오' '마블' 등의 캐릭터를 활용한 제품도 매대에 내세우고 있다.
지난 5일 서울 영등포구 다이소 매장엔 애니메이션 토이스토리의 캐릭터인 '랏소베어' 컬렉션이 꾸려져 있었다. 랏소베어 인형부터, 텀블러·쿠션·가방·수첩·스티커 등 제품수는 30여종에 달했다.
다이소를 찾은 대학생 김나연씨는 "다이소 캐릭터 상품은 2000~3000원대로 가격이 저렴한 데다 퀄리티도 나쁘지 않아 종종 구입한다"고 말했다. 주부 최은하씨는 "어릴 때 좋아했던 '헬로키티' 캐릭터를 우리 아이도 좋아하더라"면서 "재미삼아 아이와 함께 캐릭터 제품을 구매했다"고 말했다.
사실 캐릭터 제품은 저작권 라이선스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만큼 일반 제품 대비 제조 단가가 높을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다이소가 캐릭터 제품을 확대할 수 있는 이유는 별다른 게 아니다.
다이소가 정식 라이선스를 보유한 협력사로부터 소싱하는 방법을 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1519개(2023년)에 달하는 오프라인 유통망을 갖췄다는 점도 '박리다매' 전략을 취할 수 있는 발판이 됐다.
그렇게 확보한 캐릭터 상품으로 다이소가 누릴 수 있는 효과는 작지 않다. 무엇보다 10·20대 고객부터 추억의 상품을 찾는 30·40대 고객까지 잡는 게 가능하다. 중저가 제품을 판매하는 다이소의 브랜드력도 제고할 수도 있다.
최근 중국 기반의 직구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등이 국내 중저가 시장을 파고들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캐릭터 상품이 다이소의 차별화 포인트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이들 플랫폼이 다이소처럼 중저가 제품을 판매하고 있지만, '가품 논란'을 빚고 있어서다.
조민정 상표앤더시티 변리사는 "디즈니·산리오 등 대형 저작권사들은 라이선스 제품의 퀄리티 등을 까다롭게 관리한다"면서 "그만큼 다이소의 캐릭터 상품도 일정 수준의 퀄리티를 유지하고 있고, 나아가 다이소의 경쟁력이 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캐릭터를 등에 업은 다이소의 질주는 매섭다. 2022년 1442개였던 점포수가 지난해 1500개를 넘어섰다. 점포 수가 1442개였던 2022년 매출액이 2조9457억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난해 매출액은 3조원을 넘어섰을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별다른 광고 마케팅 없이 일궈낸 수치다. 다이소의 2022년 연간 광고선전비는 39억원에 그쳤다. 캐릭터 맛집 다이소는 지금의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을까.
이지원 더스쿠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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