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꼴찌 페퍼 상대로 챔프전行 티켓 사냥
모마 의존도 벗어난 다양한 전술과 과도한 긴장감 극복이 열쇠
수원 현대건설이 3년 연속 이어진 ‘용두사미 시즌’의 징크스를 털어내고 챔피언전에 직행하는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한 마지막 여정에 나선다.
3시즌 연속 마지막 5·6라운드서 부진한 현대건설은 16일 오후 4시 ‘꼴찌’ 페퍼저축은행과의 ‘도드람 2023-2024 V리그’ 최종전을 남겨둔 가운데 25승10패, 승점 77로 2위 인천 흥국생명(27승8패·76점)에 1점 앞선 선두를 지키고 있다.
지난 9일 흥국생명과의 맞대결서 승리하면 안방서 우승 축포를 터뜨릴 수 있었던 현대건설은 뒷심 부족으로 셧아웃 패배를 당해 1위를 장담할 수 없게 됐다. 15일 흥국생명이 GS칼텍스에 승점3 승리를 할 경우 승수에서 뒤지는 현대건설은 페퍼저축은행에 반드시 승점 3을 따내야 정상에 오를 수 있다.
이번 시즌 현대건설은 페퍼저축은행과의 경기서 모두 승점 3짜리 5전승을 거뒀다. 역대 전적서도 15승1패로 압도적이다. 하지만 최근 페퍼저축은행의 기류가 심상치 않다.
한 때 23연패 늪에 빠져있던 페퍼저축은행은 지난 8일 선두로 도약하려던 흥국생명을 3대1로 꺾어 우승 향방을 미궁으로 빠뜨린 뒤, 13일에는 비록 포스트시즌에 대비 주전들을 모두 뺐지만 7연승을 달리던 3위 정관장을 역시 3대1로 제압해 창단 첫 연승을 기록했다.
객관적인 전력서는 현대건설이 분명 한수 위지만 분위기는 오히려 페퍼저축은행이 좋아 이를 극복하는 것이 과제다. 현대건설은 흥국생명전서 베테랑 양효진은 물론 세터 김다인 등 국내 선수들과 심지어 강성형 감독 마저 지나친 긴장으로 정상적인 플레이를 펼치지 못했다.
과도한 모마 의존도로 상대가 수비를 하기 편하게 만드는 상황도 문제다. 현대건설은 위파위의 어깨부상 이후 오른쪽 공격에 대한 의존도가 더욱 높아졌다. 아직 위파위가 정상이 아닌 상황서 정지윤·고예림 등 왼쪽과 양효진·이다현의 중앙을 적절히 사용하며 모마의 부담을 줄여줘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히든카드’ 활용과 다양한 전술 활용, 선수들에게 자신감은 심어주고 부담감을 줄여주는 강성형 감독의 냉철한 지략이 필요하다. 지난 흥국생명전서 처럼 감독이 선수보다 먼저 지친 표정은 절대 금물이다.
현대건설로서는 정규리그 우승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포스트시즌이다. 이미 정관장이 포스트시즌 준비에 들어갔고, 흥국생명은 막강 삼각편대가 건재해 현 상태로라면 포스트시즌이 더 걱정되는 상황이다. 부담감을 떨치고 호랑이가 토끼를 사냥하듯 사력을 다한 승리가 요구되고 있다.
황선학 기자 2hwangpo@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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