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우가 만난 사람] PSG 탈론 R6서 뭉친 '파비안'-'펭구', "국제적으로 존중받는 팀 만들 것"

김용우 2024. 3. 14.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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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G 탈론 R6 팀 '파비안' 파비안 하엘스텐 감독(오른쪽)-'펭구' 니클라스 모릿젠을 스트리머 겸 코치.
지난 2019년 레인보우 식스 시즈(R6) 팀을 만든 PSG 탈론은 지난해까지 국내에서는 이인자도 아닌 삼인자 자리에 있었다. PSG 탈론은 지금까지 R6 한국 대회인 SKL에서 피어엑스와 디플러스 기아에 막혀 국제 대회에 출전하지 못했다.

PSG 탈론은 지난해 11월 미국 애틀란타에서 열린 '블라스트 R6 메이저 애틀랜타'에서 LCQ(Last Chance Qualifiers)를 뚫고 본선 무대에 처음으로 올랐으나 그룹 스테이지 첫 경기서 탈락했다.

이에 PSG 탈론은 2024시즌을 앞두고 승부수를 띄웠다. R6 최고 권위자로 평가받는 '파비안' 파비안 하엘스텐을 감독으로 영입했고, '펭구' 니클라스 모릿젠을 스트리머 겸 코치로 데리고 온 것. PSG 탈론이 SNS을 통해 오피셜 소식을 알리자 전 세계 R6 e스포츠 관계자들은 '정말인가. 파비안이?'라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지난 2016년 데뷔한 '파비안'은 R6 국제 대회인 R6 식스 인비테이셔널서 3번의 우승을 차지한 선수. 선수 시절 IGL(인 게임 리더)을 맡은 그는 소속팀인 G2 e스포츠를 R6 강팀으로 만들었다. 이번에 '파비안'과 함께 합류한 '펭구'는 특유의 두뇌 플레이와 피지컬이 강점이었다.

선수와 코치로 R6 세계 대회서 많은 우승을 경험했고 유럽에서 있어도 되는 두 사람은 왜 R6에서 변방이라고 할 수 있는 한국을 선택했을까.

사진=탈론e스포츠.
Q, PSG 탈론에 합류한 소감은.

A, 파비안 : 같이 일해본 적이 없으며 좋은 성적을 낸 적도 거의 없는 지역이라 매우 흥분된다. 지역 전체의 실력을 상향 평준화 시킬 수 있는 기회라 내 자신에게도 큰 도전이다. 말 뿐만이 아니라 결과로 보여주겠다.

A, 펭구 : '파비안'이 말한 대로 우리 능력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라 흥분된다. 우리가 와서 PSG 탈론의 실력이 좋아지면 같이 스크림(연습경기)하는 팀들도 실력이 좋아질 것이다. 그래서 장기적으로 한국을 경쟁력 있는 지역으로 만들 좋은 기회다

Q, G2 e스포츠 등에서 선수와 코치로 활동했고 R6 세계 대회도 세 번이나 우승을 차지했다. 그런데 한국행을 결정한 이유는?

A, 파비안 : 나에 대한 도전이다. 나는 우승 할 수 있는 모든 대회에서 이미 정상을 경험해 봤다. 이제는 개인적인 목표로 우승하고 싶은 게 아니라 팀을 우승시키고 싶다. 3번의 우승을 했기에 4번을 하면 좋겠지만 이제는 경쟁력이 없는 팀을 장기적으로 우수한 팀으로 만들고 싶은 목표가 있다.

Q, '야마토캐논' 제이콥 멥디가 샌드박스 게이밍(현 피어엑스) LoL 감독을 한 이후 한국e스포츠에서 외국인 감독은 처음으로 안다.

A, 파비안 : 아주 큰 도전이다. 일단 언어의 장벽이 매우 높다. 그래서 팀도 영어를 배우고 나도 개인적으로 한글을 배울 예정이다. 지금은 우리 매니저가 도와주고 있어서 큰 문제는 없지만 이후에는 직접적으로 더 소통하고 싶다. 재미있는 도전이고 내 코칭의 성과를 바로 확인할 수 있을 거 같아서 매우 흥미롭다. 일단 선수들은 매우 성실하고 배울 수 있는 자세가 너무 좋다. 나 자신도 탈론 선수들에게 어떻게 더 좋은 팀이 될 수 있는지 가르쳐 줄 수 있는 최적의 코치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유럽과 한국 문화의 효율적으로 섞어서 새로운 팀을 만들 수 있을 거로 본다.

Q, 크리에이터로서 두 번째 팀을 PSG 탈론으로 결정한 배경은?

A, 펭구 : '파비안'이 나에게 PSG 탈론으로 갈 예정이라고 이야기하면서 함께하지 않겠냐고 제안했다. 나는 콘텐츠 크리에이터로 왔지만 팀의 전략과 훈련에도 웬만하면 함께 할 예정이다. '파비안'과는 과거에 펜타 스포츠와 G2 e스포츠에서 함께했기 때문에 같이 일하는 것은 전혀 문제가 안된다.

Q, 두 사람의 접점을 찾아보니 펜타 스포츠와 G2 e스포츠더라. 서로에 대한 평가를 한다면, 그리고 PSG 탈론에서 어떤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는지.

A, 파비안 : 우리는 펜타 스포츠와 G2 e스포츠 시절 팀 내에서 리더십 역할을 맡았다. 내가 주장이라서 팀원들에게 엄격했는데, 나는 게임 내의 거시적인 것과 게임 외적인 부분을 맡았다. '펭구'는 내가 그 역할을 잘 할 수 있게 많이 도와줬다. '펭구'는 게임 내에서의 디테일에 강점이 있다. 우리는 서로 성향이 너무 다르기 때문에 둘의 시너지가 좋을 거로 생각한다. '펭구'는 나 없이 우승한 적이 없고 나는 '펭구' 없이 우승했기 때문에 내가 더 중요할거라고 생각한다.(웃음)

A, 펭구 : 나도 동의한다. 우리는 서로의 약점을 커버하기 때문에 시너지가 좋다. 팀 내에서는 IGL(인 게임 리더)이 중요한데, 게임 내외적으로도 '파비안'이 팀을 하나로 만드는 데 정말 큰 역할을 했다.

Q, R6 세계 대회서 피어엑스, 디플러스 기아가 꾸준하게 진출했으나 좋은 성적은 거두지 못했다. 유럽 팀에 있으면서 지켜본 한국 R6 e스포츠는 어느 위치라고 생각하는가. 또한 경기를 보면서 느낀 장단점을 이야기한다면.

A, 파비안 : 솔직히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약한 지역이다. 그래서 우리가 온 이유다. 한국팀들을 보면 가장 부족한 부분이 '왜'에 대한 이해도가 정말 떨어진다. 강팀들의 경기를 보고 어떻게 플레이하는지에 대해서는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데, 왜 그런 플레이를 하는지에 대한 이해를 아직 못하는 거 같다.

한국 문화를 봤을 때, 연장자나 경험자들에 대해 존중하는 문화가 있는데, 한국 코칭스태프는 아직 그런 경험들이 부족해 팀에 크게 도움이 안 되는 거 같다. 우리는 이런 한국 문화랑 좋은 시너지를 내서 우리의 경험을 팀에 입혀주고 국제적인 경쟁력을 만들어낼 계획이다. 지금 한국 R6 실력은 너무 뒤 떨어지기 때문에 S티어 팀들은 한국 팀들을 상대할 때 다른 팀들에게 전략을 숨기기 위해 가장 못하는 맵을 주로 선택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PSG 탈론을 국제적으로도 존중 받을 수 있는 팀으로 만들 것이다.

A, 펭구 : 디플러스 기아가 처음으로 국제대회에서 성과를 냈을 때, 다른 팀들이 처음에는 제대로 분석하지 않아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다. 하지만 한두 번 정도 상대한 뒤에는 완벽하게 분석을 했고 디플러스 기아의 전략을 역이용해서 쉽게 이겼다. 한국 팀들은 게임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졌기 때문에 상대 팀들이 어떤 전략을 쓸지 예측 가능했다. 우리는 일단 선수들이 게임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게 우선적으로 집중할 예정이다.

Q, 외국인 감독이 필요한 건 실력 뿐만 아니라 나라(한국)의 문화를 존중하는 거라고 생각한다. 거기에 대한 생각은?

A, 파비안 : 정말 동의하는 부분이다. 같이 일하는 사람들의 문화를 존중하는 것은 정말 중요하다. 운이 좋게도 나는 한국 문화를 알아갈수록 정말 나랑 잘 맞으며 한국 문화가 큰 도움이 될 거로 생각한다, 다만 아직 코칭스태프의 게임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을 뿐이다. 나의 경험, 한국인들의 성실성, 프로페셔널리즘이 더해진다면 성공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예전 내가 속한 팀들도 한국인들과 비슷한 성실성과 절제력이 더해졌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한국 팀에 합류한 거는 큰 축복이다.

사진=탈론e스포츠.
사진=탈론e스포츠.
Q, e스포츠 월드컵(EWC)에 R6가 정식 종목으로 들어갔다. 스타2 등 다른 종목의 경우 e스포츠 월드컵에 들어가면서 죽어있던 씬이 살아나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R6의 경우 어떤 효과, 기대감을 예상하는지.

A, 파비안 : EWC는 정말 좋은 대회다. 작년에 갔었는데 우리가 필요한 모든 부분들을 도와줬고 연습실과 호텔이 너무 좋았다. 전체적으로 내가 가 본 대회들 중 제일 좋았다. 그래서 올해도 무조건 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A, 펭구 : 여름 오프시즌 동안 대회가 열리기 때문에 좋다. 나는 대회가 많을수록 좋고, 이렇게 스케일이 커지면 더더욱 좋다. 여러 종목이 같이 열리기 때문에 시청자들의 관심도 끌어올리기에도 너무 좋은 기회다.

Q, 탈론e스포츠가 세계 무대서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 필요한 점은 무엇인가.

A, 펭구 : 시간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A, 파비안 : 사실 우리가 처음 팀이랑 이야기를 시작했을 때 너무 놀랐다. 우리가 생각하는 기초도 없기 때문에,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느낌이다. 의사소통 관련된 부분도 처음부터 다 뜯어 고쳐야 한다.

A, 펭구 : 아직 얼마 되지는 않았지만 정말 긍정적인 부분은 선수들이 엄청 잘 따라와 주고 있다는 것이다. 어제 12시간 반 정도를 훈련 했는데, 긴 시간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다들 열심히 하고 오늘 오전에도 다 들어와서 이론 공부를 하는데도 정말 잘 따라와 준다. 이론 공부는 정말 재미없는 부분인데, 팀원들이 다 관심을 갖고 열심히 하므로 정말 고맙다.

A, 파비안 : 그런 게 한국 문화인 거 같다. 정말 열정적으로 공부하고 우리의 경험과 노하우를 믿어줘서 훈련이 더 잘 이뤄지는 거 같다. G2 e스포츠에 있을 때는 3시간만 해도 다들 지쳤는데, 한국 선수들은 4시간 하고 잠깐 쉬었다 또 4시간 해도 초롱초롱하다. 그래서 정말 고맙다.

Q, PSG 탈론에 있으면서 생각한 목표와 성적은 무엇인가.

A, 파비안 : 일단 모든 국제 대회에 출전하는 걸 기대하고 있다. 우승이라고 하는 것은 너무 먼 미래의 일 같다. 일단 국제 대회에 출전해서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게 목표다. 올해 플레이오프만 가더라도 큰 성공이라고 본다. 2년 내에는 국제대회에서 8강 가는 게 목표다. 하지만 한국이나 일본이 너무 약하기 때문에, 연습의 질이 걱정되긴 하지만 충분히 가능하다.

A, 펭구 : 일단 '파비안'의 생각과 동의한다. 한국은 R6 씬에 오래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결과가 안 좋았기 때문에 그렇게 느껴지지 않는다. 콘텐츠 적으로도 한국 R6 씬에 관련된 거나 PSG 탈론과 관련된 것을 많이 만들어내고 싶다.

김용우 기자 (kenzi@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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