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출 화보 찍어 野 비례 탈락? 청각 장애 유튜버 “명백한 차별” 주장

이가영 기자 2024. 3. 14.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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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각 장애인 유튜버 박은수씨가 작년 11월 16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올린 사진. /박씨 페이스북

20대 청각 장애인 유튜버 박은수씨가 범야권 비례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 최종 후보에서 탈락했다고 밝혔다. 박씨는 과거 장애인 인식 개선을 위해 찍었던 ‘노출 화보’가 문제가 된 것 같다고 주장했다.

구독자 10만명을 보유한 유튜버 박씨는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결정이 번복된 여성·장애인·청년 분야 후보자에 대한 당원 투표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그는 “서류 전형과 면접 과정을 통해 여성·장애인·청년 분야 후보자로 민주당 비례대표 후보 추천관리위로부터 최종 추천이 됐다’며 “이후 당선권 내 최종 후보자로 추천되었으나 갑작스레 최고위원회의 의결 과정에서 부결되었다는 문자 통지를 받았다”고 했다. 이어 “전언에 따르면 일부 인사들은 여성·장애인·청년 분야 부문의 국회의원 후보자로 의결하자는 의견을 제안했으나 내부의 강력한 반대로 인해 최종적으로 부결 처리되었다”고 했다.

박씨는 “최고위원회의 부결 결정에 대해 그 이유를 전달받지 못했기에 정확한 경위를 파악할 수 없다”면서도 “작년 11월 16일 저녁, 수능 시험 종료 이후 업로드했던 저의 포스팅이 문제가 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앞서 박씨는 속옷과 가슴 일부가 노출된 모습으로 보청기를 낀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리면서 장애인이 자기 몸을 사랑하며 세상에 당당히 표현한다는 의미를 담았다고 했다.

박씨는 “이번 총선 후보자 검증 과정에서 이 사진을 올리게 된 경위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며 “세계적인 장애인 인식 개선의 일환이며 장애인 크리에이터의 역할이었다는 내용의 소명을 전달했다”고 했다.

그는 “당으로부터 선정적이라고 평가받은 저의 보청기 화보 사진이 장애인 몫의 비례대표 국회의원으로서의 결격 사유가 되었다고 할지라도 제가 이 화보 사진을 찍고 공개한 건 장애를 드러내는 가장 강력한 정치적 행위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고 했다. 이어 “수치스러운 것으로 인식되는 브래지어 또한 드러내어 우리 사회를 변화시키고자 하는 저의 신념”이라며 “이번 선거에서 저의 화보 사진의 선정성을 이유로 국회의원 후보자로 공천하지 않겠다는 민주당의 결정은 명백한 장애인 차별”이라고 했다.

박씨는 “이는 앞으로 민주당에서 출마하는 여성, 청년, 그리고 장애인들에게 과거에 보디 프로필과 같은 자신의 신체를 드러내는 행위를 한 적이 있다면 공천 결격 사유라는 선례로 남을 것”이라며 “사진 한 장으로 평가하지 말라. 선정성으로 저의 모든 이야기를 덮어버리는 현 상황이 저에게는 큰 고통”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12일 범야권 비례대표 위성정당 더불어민주연합의 비례대표 후보 추천 명단을 공개했다. 전체 20명 중 ‘1그룹’ 10명은 당선 가능성이 높은 1~20번에, ‘2그룹’ 10명은 당선 가능성이 높지 않은 21~30번에 배치된다. 더불어민주연합은 비례대표 후보 순번 1∼20번에 민주당 추천 10명, 진보당 추천 3명, 새진보연합 추천 3명, 시민사회 추천 4명을 배치하고, 21∼30번 후보로 민주당 추천 2그룹 10명을 등록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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