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내주는 사나이’가 맨앞으로 간다···KT 톱타자 된 배정대 “그래도 찬스 많이 올 것 같은데요”[스경x인터뷰]

김은진 기자 2024. 3. 14.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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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배정대가 지난해 8월12일 NC전에서 끝내기 득점을 한 뒤 인터뷰하고 있다.



배정대(29·KT)는 2020년부터 3년 연속 144경기에 출전했다. 리그에서 보기 드물어진 전경기 출장 기록은 튼튼한 몸밖에 가진 것이 없다는 의지로 무명의 시간을 이긴 배정대에게 매우 큰 포상이자 큰 동기부여다.

지난해 시범경기에서 투구에 맞아 손등이 골절되는 부상을 입어 개막과 함께 전경기 출장 기록이 무산되면서 배정대는 실의의 시간을 보냈다. 6월 복귀해 꾸준히 활약, 가을야구에서 대활약 하면서 못 뛰었던 시간을 만회했다.

건강하게 개막을 기다리는 올해, 역시 144경기 출전에 다시 도전하는 배정대에게 목표가 하나 더 생겼다. 부끄럽지 않은 1번 타자가 되는 것이다.



배정대는 올해 KT의 새로운 1번 타자다. KT는 지난해 1번 타자였던 김민혁을 2번 타자로 세워 새로운 테이블세터를 꾸리기로 했다. 배정대는 주로 중심타선 뒤, 하위타순을 맡아왔다. 처음 주전으로 뛰기 시작한 2020년 1번 타자로 197타석에 나갔지만 1번 타자 역할을 확실히 맡기로 하고 시즌을 시작하는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배정대에게도 새로운 도전이다.

배정대는 “타석도 제일 많이 설 거고, 내게는 4번 타자보다 1번 타자가 더 상징적인 타순으로 느껴진다. 그렇다고 의미부여 하다보면 부담이 되기 때문에 의식하지 않으려고 한다. 감독님도 ‘다르게 하려고 하지 말라’고 하셨다”며 “그래도 출루율은 중요하다. 볼을 잘 보는 편이 아닌데 올해는 볼넷 잘 고르든 안타를 많이 치든 해서 출루율을 더 높이고 도루 역시 성공률을 높이고 싶다. 도루에 욕심을 내본 적이 한 번도 없어서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1번 타자면 30도루는 해야 하지 않나 생각은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정대는 주전이 된 뒤로 지난 4년 동안 평균 0.355 출루율을 기록했다. 이 기간 도루 성공률도 0.730으로 나쁘지 않다. 한 시즌 최다 도루는 2020년 기록한 22개다. 이강철 감독이 배정대를 1번으로 배치한 것은 주루 능력 때문이다. 전형적인 1번 타자 유형까지는 아니지만 KT에서 OPS 0.700 이상을 치면서 잘 달리고 꾸준히 두자릿수 이상 도루를 하는 타자가 배정대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과정에서 라인업을 바꾸면서 1번에 배치, 잘 달리는 배정대가 맨앞에서 잘 치고 나갈 때 효과를 확인했다. 역시 빠른 김상수가 9번에 있어 배정대-김민혁으로 이어지는 타순의 공격력도 기대한다.

주로 하위타선에서 뛰어온 배정대는 ‘끝내주는 사나이’로 불린다. 2020년 끝내기 안타를 4번이나 쳐 단일시즌 최다기록을 세웠다. 득점 기회에서 해결하는 능력이 있다보니 극적인 상황이 여러 번 배정대의 손에서 나왔다. 이제 1번 타자로 변신해 뒤에서 해결할 상황들을 만들어주러 나간다.

배정대는 “그런 상황들을 바라고 뛰었던 것은 아니지만 1번으로 가더라도 앞에 (장)성우 형, (김)상수 형이 있어서 그런 찬스가 많이 걸릴 것 같은 느낌이 든다”며 “컨디션이 계속 완벽할 순 없고 타순은 바뀔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일단 전경기 출장부터 무조건 달성하고 팀이 원하는 모습의 1번 타자로 잘 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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