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대통령도 나선 길고양이 살해 사건…징역 2년 6월 엄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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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에서 고양이를 잔혹하게 살해한 남성을 사실상 처벌하지 않은 판결을 두고 논란이 일자 법원이 다시 재판을 열어 훨씬 무거운 형량을 선고했다.

튀르키예 현지 매체의 13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지난 1월 1일 이스탄불의 바샤크셰히르 지역의 한 아파트에서 심하게 훼손된 고양이 한 마리 사체가 발견됐다.

이 고양이는 2018년 아파트 단지 주차장에서 태어나 근처에서 귀여움을 받고 살던 여섯 살배기 길고양이 수컷 '에로스'였다.

에로스의 사체를 발견한 이웃들은 즉각 경찰에 이를 신고했고 사흘 만에 입주민 중 하나인 이브라힘 케로을란이 용의자로 체포됐다. 건물 내부 CCTV에 케로을란이 고양이를 살해하는 범행 모습이 그대로 담겼다.

그는 1월 1일 새벽 3시 15분경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친 에로스를 곧장 걷어차기 시작했고 고양이가 복도로 도망치려고 하자 엘리베이터 문을 닫고 6분에 걸쳐 발로 짓밟는 등 폭행해 에로스를 죽였다.

그러나 지난달 8일 퀴취크체크메제 지방 형사법원이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징역 1년 3개월의 선고를 유예한다고 판결하면서 그는 곧바로 석방됐다.

이에 아파트 주민들은 케로을란은 단지에서 추방해야 한다며 서명운동을 시작했고 동불 보호단체들도 곧장 시위에 나섰다. 엄벌을 촉구하는 인터넷 청원에도 30만 명이 넘는 서명이 모였다.

지방검찰청, 이스탄불 변호사협회도 공개적으로 판결에 이의를 제기했으며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직접 일마즈 툰츠 법무부 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느냐"고 질책하기도 했다.

결국 이스탄불 지역 고등법원은 지방법원에 사건을 재심리할 것을 명령했다.

이날 다시 열린 재판에서 케로을란은 "순간적인 분노에 자제력을 잃고 평생 지우지 못할 실수를 저질렀다"며 용서를 구했다.

이어 "지난달 선고를 받은 후 동물보호소에 기부했다. 나는 동물을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호소했다.

그러나 지방법원은 이날 선고유예 판결을 뒤집고 케로을란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으며 해외여행을 금지했다.

YTN 곽현수 (abroad@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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