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 “이종섭 임명 철회 마땅”···與 총선 후보들 “하필 이 시기에”

유설희·조문희 기자 2024. 3. 14.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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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등 당직자들이 10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에서 해병대 수사 외압 의혹을 받고 있는 이종섭 주호주대사의 호주행 비행편 탑승이 확인되자 이를 규탄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주호주대사 임명이 총선을 앞두고 적절치 않았다는 의견이 14일 국민의힘 수도권 후보들을 중심으로 분출했다. 하지만 당 지도부는 이 전 장관의 호주대사 임명을 옹호하고 있어 온도 차가 감지된다.

이상민 국민의힘 의원(대전 유성을 후보)은 이날 오전 MBC 라디오에서 이 전 장관의 주호주대사 임명 및 출국 논란과 관련해 “저는 개인적인 입장을 물으시면 호주대사 (임명을) 철회하는 것이 마땅하고, 당으로서는 그런 것(철회 요청)도 검토를 해볼 만하다고 생각된다”며 “과오라는 걸 미처 보지 못한 부분도 있기 때문에 사후라도 빨리 바로잡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지금 총선을 앞두고 야당이 정략적으로 이용할 것이 충분히 예상되지 않느냐”며 “야당이 정략적으로 활용할 것이 뻔한 것을, 더 불 지르게 하는, 불난 곳에 기름 붓는 걸 조금이라도 생각이 있고 계산적이면 그거 했을 리가 있겠나 싶다”고 말했다. 그는 “무모하다 싶을 정도로 정무적 고려는 전혀 없이 그냥 무턱대고 한 거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며 “야당의 공격의 대상이 되고 있는 인물을 이렇게 큰 정치 행사인 총선을 바로 한 달 앞두고 그렇게 하는 것이 제가 볼 때는 적절치는 않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은 안철수 의원(경기 분당갑 후보)도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설명이나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대통령실이) 출국 금지를 몰랐다고 해도 수사대상인 것이 알려져 있었으므로 클리어된 후에 임명됐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며 “(이 대사 임명철회) 조치도 고려사항 중 하나가 돼야 한다. 여러 검토를 통해 한동훈 위원장이 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국민의힘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은 나경원 전 의원(서울 동작을 후보)도 전날 CBS 라디오에서 “(호주대사 임명) 절차에 있어서 아쉽다”며 “이 사건(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수사 외압 의혹) 수사는 좀 철저히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수도권 선거대책위원장 두 명이 이 전 장관 논란에 대해 적절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낸 것이다.

국민의힘 수도권 후보들 사이에서도 총선을 앞두고 이 전 장관 논란이 불거진 것에 대해 “아쉽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조정훈 의원(서울 마포갑 후보)은 이날 KBS 라디오에서 “시기가 아쉽다”며 “대통령의 임명권을 존중합니다만 꼭 총선 전에 이렇게 출국하는 게 맞았을까 하는 아쉬움은 있다”고 밝혔다. 조 의원은 “채 상병 사건 자체는 저는 굉장히 마음이 아프다. 다시는 있어서는 안 되고 관계자들 책임이 있다면 책임져야 된다”며 “이 전 장관이 관여된 것에 대한 수사가 필요한 상황이라면 내용을 더 알아볼 필요는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민식 전 국가보훈부 장관(서울 강서을 후보)은 이날 BBS 라디오에서 “지금 선거가 불과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상태이지 않냐. 야당에서는 그런 프레임으로 공격할 것이 충분히 예상되지 않았겠냐”며 “정리를 하고 (이 전 장관이) 부임을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이용호 의원(서울 서대문갑 후보)도 이날 SBS 라디오에서 이 전 장관 논란이 수도권 선거에 악재 아니냐는 질문에 “저희한테 호재가 아니다”라며 “그 부분도 역시 아쉽고 안타까운 사안”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당 지도부는 임명 철회를 말할 단계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비공개 차담회를 연 자리에서 의원들 사이에서 이 전 장관 호주대사 임명 철회 의견이 나오고 있다는 기자 질문에 “개인적인 의견들이지, 공론화가 됐다고 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라며 “(이 전 장관이) 조사를 언제든지 와서 받겠다는데, 당에서 다른 입장을 지금 말씀드릴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유설희 기자 sorry@kyunghyang.com,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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