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사추세츠 해변, 거액 해안보호시설 3일만에 겨울폭풍에 사라져
기후변화와 허리케인등으로 전국 곳곳에서 해안 침식 발생
[보스턴( 미 매사추세츠주)= AP/뉴시스] 차미례 기자 = 매사추세츠의 유명 해수욕장 솔즈베리 부근을 주말에 강타한 겨울 폭풍으로 그 동안 이 지역의 주택들과 도로 등 기반시설 보호를 위해 무려 60만 달러 (7억 8,816만 원 )어치의 모래를 트럭으로 반입하는 등, 공들여 조성한 시설들이 완공 3일 만에 사라졌다.
이번 기반 사업은 지난 몇 주일 동안에 걸쳐서 약 1만 2701톤의 모래를 운반해다가 해안보호용 사구와 방파제 공사를 마쳤다. 하지만 뉴잉글랜드 남부 동해안을 강타한 일요일(10일)의 겨울 폭풍과 심한 폭우로 해안 지대에 홍수가 나면서 모두 사라져 버렸다.
이번 공사 계획에 적극 나섰던 '솔즈베리 해수욕장의 변화를 위한 시민들'이란 단체는 그 동안 모금운동을 펴서 공사를 진행시켰으며 지난 주 전용 소셜미디어 계정에 "완공"을 발표했다. 그 후 폭풍우가 지나간 뒤에 다시 모래 언덕이 씻겨나갔다는 속보를 밝혔다.
이 단체는 그러나 그 동안의 공사가 헛된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번에 "희생된 모래 언덕들이 씻겨 나가면서도 제 할 일을 다 하긴 했다"면서 그로 인해 일부 주택과 사유지 등 재산이 겨울 폭풍과 홍수에 "잡아 먹히는 것"을 방지했다고 밝혔다.
이 단체의 회장이자 부동산 중개 및 개발 사업자인 톰 사브는 이번 공사가 주 당국의 공사비 지원 거부로 인해 주민들의 모금으로 진행되었다고 말했다. 해변 지역에 부동산을 소유한 약 150명의 주민들이 비용을 기부했다는 것이다.
사브회장은 "그런데도 주 정부는 모래 언덕의 재건을 위해 어떤 돈도 내지 않겠다는 게 기본 입장이다. 그래서 모든 주민들이 격앙되어 분노하고 있다"고 기자들에게 말했다.
"우리는 모래 언덕들을 다시 재건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가 없다. 그런데 매 번 폭풍우가 지나간 뒤에 다시 공사비를 내야 한다면 우리는 경제적으로도 생존하기 힘들다"고 그는 호소했다.
지난 주말의 겨울 폭풍우는 매사추세츠를 비롯한 동부 지역에서 최근 가장 강력했던 폭풍우였다. 1월 부터 매사추세츠주에서는 여러 차례의 홍수와 해안 침식, 해안 기반시설의 파괴가 연이어 일어났다.
침식된 해안에 모래를 다시 보충하는 공사는 수 십 년에 걸쳐서 정부의 가장 손쉬운 대응책으로 사용되어 왔다. 의회도 그런 공사에 대해서는 쉽게 예산안을 통과시켰고, 모래 보충이 주민들의 인명과 재산을 구하고 관광산업을 증진하는 가장 효과적인 대책이라는 데에 동의했다.
하지만 비판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계속해서 모래를 쌓는 일은 낭비적이며 결국엔 바닷물에 씻겨 사라지는 것을 피할 수 가 없다는 것이다.
기후변화로 이상기후와 악천후, 허리케인이 점점 더 자주 찾아 오는 미 북동부 해안에서는 수온 상승도 일어나고 있다고 과학자들은 말한다.
유럽연합 연구자들도 유럽을 비롯한 전 세계 해안에서도 악천후와 해일로 인한 모래사장의 침식이 일어나고 있다고 보고하고 있다.
따라서 애써 기울인 해안보호 노력이 바다로 씻겨가 유실되는 일은 솔즈베리 해변에서만 있는 일은 아니다.
미국에서도 올 해 들어 뉴저지주의 한 마을이 수 백만 달러를 들여 쌓았던 모래 언덕들이 폭풍우에 유실된 이후 특별 허가를 얻어 해변을 따라 강철 철책을 설치한 전례도 있다.
주 정부는 거기에 드는 비용 제공을 거절했을 뿐 아니라 북부 와일드우드 행정청에 해수욕장 불법 수리 등에 대해 벌금을 부과했다.
미 연방 환경보호국도 해변에 설치하는 철제 격벽 등은 모래사장 침식을 더욱 촉진하고 환경 파괴를 악화할 뿐이라며 격벽 설치에 반대해왔다.
하지만 매사추세츠주 의회의 브루스 타르 상원의원( 공화당)은 솔즈베리의 경우 모래 언덕이 주요 간선 도로와 상하수도관 시설을 보호하고 수 백채의 주택을 보호하는 유일한 길이라고 주장했다. 따라서 그는 솔즈베리의 세입의 40%를 차지하고 있는 이 곳 주민납세자들의 재산권을 위해서라도 해변 보호 시설을 재건하기 위해 150만 달러의 예산 확보에 노력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cmr@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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