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회장 사퇴 요구→A매치 응원 '보이콧'에도...'붉은악마'의 진심 통했나? 태국전 티켓 2시간 만에 전석 '매진'
[마이데일리 = 노찬혁 기자] 보이콧 논란에도 응원 열기는 식지 않았다. 오는 21일 목요일 태국전 티켓이 매진됐다.
대한축구협회는 13일 오후 9시 경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하나되어 빛나는 순간! 2026 FIFA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태국전 전석 매진. 축구팬 여러분의 성원에 감사드립니다"라고 밝혔다.
최근 A대표팀과 대한축구협회를 향한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한국 대표팀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체제에서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실패라는 성적표를 받아들였다. 4강 요르단과 경기에서 0-2로 완패를 당했고 경기 전 이강인과 손흥민이 충돌하면서 하나로 뭉치지 못했다.
결국 대한축구협회는 클린스만의 경질을 결정했다. 대한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회는 클린스만 감독의 경질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은 지난달 16일 오전 서울 광화문 축구회관에서 10시부터 축구협회 주요 임원진을 소집해 비공개 회의를 진행했고 클린스만 감독 경질을 발표했다.
주요 임원진과 비공개 회의를 진행한 뒤 브리핑 현장에서 정몽규 회장은 “클린스만 감독은 경기 운영과 선수 관리, 근무 태도 등 대표팀 감독에게 원하는 지도 능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또한 감독으로서의 경쟁력과 정서가 국민들에게 미치지 못했고 개선되기 어렵다는 판단으로 감독 교체 결단을 내렸다”고 말했다.
정몽규 회장은 “지난 2월에 열린 아시안컵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한 모습으로 팬들과 국민들께 실망을 드려 송구스럽다. 축구협회의 수장으로서 저와 축구협회에 가해지는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사죄드린다. 빠르게 새로운 전력강화위원회와 위원장을 선임해 후임 선임 과정을 진행하겠다”며 사과했다.
동시에 사퇴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연임에 대해 관심이 많은데 2018년 축구협회 총회 때 회장 임기를 4연임 제한을 제안했다. 당시 대한체육회와 문체부가 이를 수용하지 않았고 이것이 답변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즉, 자신은 연임 생각이 없으며 제도가 변하지 않아 어쩔 수 없이 회장직에 앉아 있는 것이라고 했다.
이후 정몽규 회장은 정해성 신임 전력강화위원장을 선임했다. 하지만 클린스만 선임 실패에도 불구하고 급급한 일 처리가 되풀이됐다. 정해성 전력강화위원장과 전력강화위원회는 K리그 현직 국내 감독을 정식으로 선임하자는 결론을 내렸다. 울산 HD 서포터즈 '처용전사'는 공식 성명서를 통해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정몽규 회장을 향한 축구 팬들의 비난이 이어졌다. 클린스만 선임 후 달라진 모습이 보이지 않고 정몽규 회장이 연임에 대한 생각을 보이자 국민들의 분노는 쉽게 사그라들지 않았다. 축구회관 앞에서는 정몽규 회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시위가 진행됐다. 장례식장에서 사용되는 근조화환이 축구회관에 전시되기도 했다.
결국 대한축구협회는 꼬리를 내렸다. 황선홍 감독에게 임시 감독직을 맡겼다. 황선홍 감독은 올림픽대표팀과 A대표팀을 동시에 맡아야 한다는 부담감을 홀로 짊어지게 됐다. 아직도 축구 팬들의 분노는 가시지 않고 있다. 오는 21일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태국과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예선을 앞두고 보이콧이 예상됐다.
실제로 8만명 이상의 유튜브 구독자를 보유한 '사이삼일'은 "자리를 비워주세요. 축구협회장 정몽규는 본인의 사익을 위해 선수들을 벼랑 끝에 내몰아 왔다. 선수들은 침묵할 수 밖에 없다. 선수들을 위해 이젠 우리가 대신 행동한다"고 전했다. 국내 최대 축구 커뮤니티 중 하나인 ‘에펨코리아’에도 보이콧을 독려하는 게시물이 올라왔다.
그러나 한국 대표팀 공식 서포터즈 '붉은악마'는 선수들에게 힘을 실어주는 것을 선택했다. 붉은악마는 "붉은악마의 본질은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 선수들을 응원하는 것"이라며 "그 본질을 벗어나는 순간 붉은악마는 존재의 이유가 없어지게 된다. 이번 사태는 축구협회의 잘못으로, 경기장에서 뛰는 선수들이 응원을 받지 못할 이유는 없다. 다가오는 태국과의 2연전은 보이콧 없이, 선수들에게 더 큰 목소리로 응원하겠다"고 전했다.
붉은악마의 진심이 통한 것일까. 축구 팬들의 뜨거운 관심이 다시 한번 이어졌다. 대한축구협회는 "오는 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태국과의 홈경기 티켓을 11일부터 순차적으로 판매한다"고 발표했다. 일반 예매는 13일 오후 7시에 시작됐고, 약 두 시간 만에 전석이 매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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