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도 못 걸러내는 정교한 감정 해내"…트렌비, 감정사사관학교로 우뚝
가품 유통 근절·오프라인 접점 확대…"올해 수익성 2배 목표"
(서울=뉴스1) 김진희 기자 = "트렌비에서 감정 경력 2년 쌓으면 대부분 명품 진·가품 감정은 다 할 수 있습니다."
이종현 트렌비 대표는 11일 뉴스1과 만나 '감정사 사관학교'의 면모를 드러냈다.
트렌비는 최근 중고 명품 거래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중고 명품 거래에서는 특히 정품 검수 능력이 우선시된다. '짝퉁' 논란이 끊이지 않아서다. 온라인 기반의 명품 플랫폼의 경우 더욱 감정이 중요하다. 트렌비에서는 단 한 번도 가품이 유통된 적이 없다고 한다.
이 대표는 이 같은 비결로 자사 감정사의 우수한 감정 능력을 꼽았다. 이 대표는 "감정사 실력은 곧 경력"이라며 "얼마나 많은 상품을 받고 보냐에 따라 경력이 쌓인다"고 말했다.
감정사의 업무는 감정과 가격 책정 두 가지다. 트렌비의 경우 정·가품 감정을 도와주는 인공지능(AI) 기술 '마르스'와 빅데이터를 활용해 명품 제품 가격을 예측하는 시스템 '클로이'를 병행해 감정사의 역량을 높인다.
이 대표는 "우선 일차적으로 AI 시스템을 활용해 감정한 뒤 좀 더 정교한 감정이 필요할 때 역량 있는 감정사가 직접 감정을 진행한다"며 "트렌비에는 수많은 데이터가 확보돼 있기에 AI로 1차 필터링을 한 뒤 감정사는 정교한 작업이 요구되는 2차 필터링을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AI를 통해 1차 감정과 가격 책정(시세 예측)을 하기 때문에 감정사는 오롯이 코어 업무인 '감정'에만 집중할 수 있다.
이 대표는 "트렌비는 AI를 통해 1차 감정을 마친 소싱된 상품이 계속 들어오기 때문에 트렌비의 감정사는 하루 종일 상품 감정(2차 감정)만 하게 된다"며 "일한 경력이 똑같더라도 트렌비의 감정사는 꼭 필요한, 정교한 감정을 보기 때문에 단위 시간당으로 놓고 보면 훨씬 많은 경험이 쌓이는 셈"이라고 자신했다.
트렌비는 감정 완성도를 더욱 높이기 위해 신입 감정사를 채용해 자체적으로 트레이닝시키는 방식을 택했다. 트렌비가 감정사 사관학교로 거듭날 수 있었던 이유다. 현재 트렌비에는 10여 명의 감정사가 근무 중이다.
트렌비는 명품 플랫폼 업계에서 발생하는 가품 논란의 고리를 끊어내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중 하나가 '미스터리 쇼퍼'라는 모니터링 방식이다.
이 대표는 "트렌비는 업체 입점 시 고객인 것처럼 해당 업체 상품을 주문해 진·가품 여부를 검수한다"며 "가품이 나온 경우 원 판매자를 발본색원하고, 증명이 안 될 시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로 퇴출한다"고 언급했다.
트렌비는 올해도 오프라인 사업을 통해 중고 거래 시장 규모를 2배 이상 늘리는 동시에 수익성도 2배가량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대표는 "오프라인 소싱을 늘리는 부분을 기대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 '리모트 소싱'이라는 새로운 유형을 만들었다"고 소개했다.
리모트 소싱은 오프라인에서 소싱을 하지만 감정사 대면 없이 소싱하는 형태다. 종전 소싱은 감정사가 오프라인에서 대면으로 고객에게 정·가품을 검수한 뒤 견적가를 주고 상품을 매입하는 방식이라면 리모트 소싱은 먼저 견적가를 준 뒤 추후 검수를 한 후 정산해 주는 식이다. 또 팝업 스토어처럼 고객과 접점을 확대하는 기회를 늘릴 계획이다.
이 대표는 향후 중고 명품 시장의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확신했다.
그는 "보통 중고 명품 시장의 잠재력은 해당 국가의 새 상품 명품 시장 대비 중고 명품 시장 비중으로 본다"며 "우리나라는 새 상품 시장이 20조원 정도이지만 중고 명품은 1조5000억 원으로 약 7% 정도에 불과하다"고 했다.
이는 중고명품 시장이 성장한 일본, 미국, 유럽 등(15~25%)의 절반 수준도 안 된다.
이 대표는 "중고 거래가 활발하게 일어나는 국가를 보면 한국 역시 중고 명품 시장이 더욱 성장할 것"이라며 "전 세계적으로 봐도 AI 기술로 감정 및 시세 예측을 해 주는 곳은 없는 만큼 시장 내 포지셔닝을 명확히 해 시장을 혁신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jinny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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