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온의 '두 마리 토끼 잡기' 전략 통할까

김지우 2024. 3. 14. 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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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점업체에 장기간 수수료 5% 정책 시범운영
첫 구매고객 할인쿠폰 사용 금액 기준 완화
누적적자 5천억…"수익성 제고 선순환 구조 형성"
/ 그래픽=비즈워치

롯데쇼핑의 이커머스 사업인 롯데온이 구매·판매고객을 유입시키기 위해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구매고객에게 할인 구매가격 기준을 낮추는가 하면, 판매고객에게는 수수료 인하 혜택을 제공하기로 했다. '고객 유입→매출 증가→수익성 제고'라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생각이다.

롯데온은 론칭 4년차를 맞았지만 아직 한 자릿수의 점유율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누적 적자는 5000억원에 달한다. 업계에서는 이를 해결하기 위한 롯데온의 자구책이 성공할지 관심을 보이고 있다.

판매자 유입 전략 집중

롯데온이 입점업체(셀러)를 대상으로 '수수료 인하' 장기 프로젝트에 돌입했다. 그간 롯데온은 신규 입점하는 판매자에게 수수료 0% 정책을 단기간 프로모션으로 운영했다. 하지만 최근 전략을 바꿔 수수료 인하 정책을 '장기간' 진행하기로 했다. 우수 셀러 확보를 위해서다.

일단 수수료 인하 정책은 일부 카테고리에서 시범운영을 시작했다. 지난 4일 카메라, 게임기, 휴대폰 등 일부 디지털가전 카테고리의 수수료를 기존 9%에서 5%로 인하했다. 통상 이커머스 업체들이 셀러들에게 부과하는 수수료에는 △입점수수료 △판매수수료 △결제수수료 △상품등록 수수료 등이 있다. 롯데온은 셀러들이 판매활동을 하면서 발생하는 모든 수수료를 5%에 맞췄다. 

롯데온 판매 수수료 인하 / 사진=롯데온

이커머스 업계에서 수수료 인하 정책은 입점업체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으로 활용돼왔다. 티몬은 지난 2021년 판매수수료 마이너스 정책을 시행했고 현재는 신규 판매자에게 60일 간 수수료 0% 정책을 운영 중이다. 위메프는 상품별 차등 수수료를 폐지하고 정률 수수료를 2.9%로 낮춘 바 있다. 양사 모두 판매자 확보 효과를 봤다.

롯데온의 이번 정책이 갖고 있는 차별점은 카테고리 내 모든 셀러에게 동일한 수수료를 적용했다는 점이다. 다른 명목의 비용을 청구하거나 셀러의 입점 기간 및 거래 금액에 따라 차등 적용하는 등의 조건도 모두 없앴다. 타 이커머스들이 수수료 인하 대상에 조건을 걸었던 것과는 다르다.

롯데온은 수수료 인하 정책 운영기간을 정해두지 않았다. 이번 시범운영의 효과에 따라 적용 카테고리를 계속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일단 연내에 시범운영 카테고리 셀러 수를 현재 수준에서 최대 30%까지 확대하겠다는 목표다. 롯데온은 수수료율이 낮아지면 입점에 대한 부담도 적어져 우수 셀러들의 신규 입점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구매고객도 놓칠 수 없지

하지만 아무리 판매고객을 잘 유치한다고 해도 플랫폼으로 구매고객이 유입되지 않으면 매출을 낼 수 없다. 이에 따라 최근 롯데온은 모객을 위해 첫 구매고객 대상 할인 혜택을 개편했다. 

기존에는 첫 구매고객이 2만원 이상 구매해야 할인 쿠폰을 사용할 수 있었다면 이번에는 1만원으로 구매가격 기준을 낮췄다. 1만원 이상 구매하면 4000원 할인 쿠폰을 제공한다. 여기서 롯데온의 '첫 구매고객'이란 1년 이상 롯데온에서의 구매이력이 없는 회원을 포함한다.

이는 쿠팡 등이 장기간 미이용 고객에게 웰컴백 쿠폰을 제공하는 것과 비슷한 방식이다. 쿠팡의 경우 웰컴백 회원에게 최소 3000~1만5000원의 웰컴백 쿠폰을 제공한다. 쿠폰 제공 대상은 구매 이력에 따라 랜덤으로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쿠팡은 상품 금액에 상관없이 웰컴백 쿠폰을 적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다만, 유료 멤버십 '와우' 회원이 아니라면 로켓배송상품을 1만9800원 이상 구매해야 무료배송 해주는 식이다.

롯데온은 매월 계절 및 트렌드 등에 맞춰 첫 구매 전용 상품 30개를 선정해 최대 반값에 판매하기로 했다. 롯데온 관계자는 "첫 구매 고객의 구매 상품 데이터를 분석해 고객이 관심있는 상품을 지속적으로 제안하고 이들을 충성 고객으로 확보하기 위해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온의 숙제

롯데온은 올해로 출범 4년차를 맞았다. 2020년 4월 롯데백화점과 마트, 홈쇼핑, 하이마트 등 롯데쇼핑 7개 계열사가 모여 만든 플랫폼이다. 유통 대기업에서 시작한 이커머스 사업인 만큼 업계의 관심도 높았다. 

하지만 롯데온은 4년 연속 한 자릿수의 점유율에 그쳤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2022년 기준 롯데온의 시장 점유율은 4.9%다. 업계에서는 롯데온의 존재감이 점점 옅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누적적자는 약 5000억원에 달한다. 

롯데온 실적 추이 / 그래픽=비즈워치

롯데온은 올해 수익성 제고에 중점을 두고 있다. 수수료 인하나 구매 할인 등의 전략은 수익성이 줄어들 수 있는 행보다. 그럼에도 롯데온은 일단 매출을 높여 수익이 자연스럽게 늘어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생각이다. 타 플랫폼보다 저렴한 수수료 정책을 전개, 롯데온에서 더 많은 프로모션을 열고 매출을 높이겠다는 복안이다.

롯데온 관계자는 "수수료 인하 정책이 단기적으로는 수익성이 악화되는 영향을 줄 수도 있지만, 이를 통해 더 많은 셀러들이 유입되고, 매출이 늘다보면 수익은 저절로 따라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지우 (zuzu@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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