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서 백 선교사 도움 받아…북, 탈주한 노동자 납치도”
[앵커]
러시아에서 간첩 혐의로 체포된 선교사 백 모 씨가 소속된 국내 단체가, 백 씨는 러시아에서 북한 노동자 등을 돕는 일을 했을 뿐 간첩이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KBS는 실제 러시아에서 백 선교사를 만났던 탈북민을 어렵게 인터뷰했는데, 백 씨로부터 여러 도움을 받았다고 증언했습니다.
아울러 북한 당국이 최근 탈주한 북한 노동자들에 대한 추적을 한층 강화하고 있고, 심지어 납치해 가는 사례도 있다고 전했습니다.
유호윤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러시아에서 체포된 백 씨가 소속돼 있는 선교재단입니다.
재단 측은 그가 러시아에서 북한 등 외국인 극빈층 노동자들을 인도적으로 지원하는 일을 했을 뿐이라며, 간첩 혐의는 '황당무계하다'고 말했습니다.
[이선구/지구촌 사랑의 쌀 나눔재단 이사장 : "배고픈 사람들 밥 먹이고, 그다음 병든 사람들 치료해주고 그러고 나서 그들에게 사랑으로 보듬어 안고 복음 전하자, 그게 간첩이니 어쩌느니 하니까 황당한 거고."]
실제 2022년 한국에 온 러시아 노동자 출신 탈북민은 탈출 과정에서 백 선교사를 만났다고 전했습니다.
[A씨/전 러시아 파견 북한 노동자/2022년 입국/음성변조 : "이탈해서 숙소에 가서 일주일 후엔가 한국에서 사람이 온다고 하더라고요. 한국 목사분 두 명하고 이 분(백 선교사)이 왔어. 이 분(백 선교사)이 인솔해서."]
난민증이 나와야 러시아 내 난민캠프에 입소할 수 있고, 이후 제3국을 거쳐 한국에 올 수 있는데, 난민증 발급을 기다리던 탈출 초기 백 선교사로부터 여러 도움을 받았다는 겁니다.
[A씨/전 러시아 파견 북한 노동자/2022년 입국/음성변조 : "그때 와서 옷이나 먹을 것을 줬고요. 밥 가마(밥솥)도 갖고 왔었어요. 한 달에 한 번, 두 달에 한 번 자주 왔어요."]
백 선교사가 실제로 곤경에 처한 노동자들을 지원하는 활동을 해왔다는 증언입니다.
다만 그는 최근 러시아가 북한과 밀착하면서 러시아에서 탈북민들을 돕는 한국인들이 추방되고 있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A씨/전 러시아 파견 노동자/2022년 입국/음성변조 : "제가 도움받았던 (다른) 분도 러시아에서 추방 명령 내려서 5년 동안 못 들어가게 됐다고 하더라고요."]
북한의 단속도 한층 강화돼 심지어 탈출한 노동자를 추적해 다시 납치해 가기도 하는데, 러시아 당국도 눈감아주는 분위기라고 전했습니다.
[A씨/전 러시아 파견 노동자/2022년 입국/음성변조 : "(북한 측에서)납치를 하죠. 자는데 창문 열고 들어와서 그런 실례가 있었다면서 그런 점을 주의하라고 하더라고요."]
백 씨가 속한 선교재단은 조만간 탄원서를 작성해 외교부와 러시아 대사관에 제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유호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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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호윤 기자 (liv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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