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기업, 일본에 먹힐 수 없다”…선거 앞둔 대통령의 변심, 日은 충격

강계만 특파원(kkm@mk.co.kr) 2024. 3. 14. 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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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에 반대하는 성명을 내기로 입장을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바이든 대통령이 철강 M&A 거래를 차단해야 한다고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겠지만 그의 심각한 우려 표명은 사실상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에 반대하는 것으로 간주된다.

일본제철은 작년 12월 미국 산업화의 상징인 US스틸을 149억 달러(약 19조6000억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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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제철, US스틸 인수 추진
바이든 대통령 반대성명 낼 듯
경합주 펜실베이니아 본사 둔
US스틸 노조 표심 고려한 듯
기시다 4월 방미 앞서 日 충격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AF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에 반대하는 성명을 내기로 입장을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는 11월 미 대선 승패를 좌우할 7개 경합주 중에 하나인 펜실베이니아 피츠버그에 본사를 둔 US스틸 노조 표심을 고려한 결정으로 보인다. 미국이 대선 국면에서 핵심 동맹인 일본 철강기업에게도 빗장을 걸어잠근 것으로 일본 재계에도 충격을 주고 있다.

13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4월10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미국 워싱턴DC 국빈 방문 이전에 미·일 철강기업 인수합병(M&A)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는 성명을 발표할 예정이다. 미국 관리들과 변호사들이 바이든 성명 초안을 작성했고 그 내용을 비공개로 일본 정부에도 사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대통령이 철강 M&A 거래를 차단해야 한다고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겠지만 그의 심각한 우려 표명은 사실상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에 반대하는 것으로 간주된다.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US스틸 주가는 전날보다 12.77% 하락한 40.86달러에 마감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로이터·연합뉴스>
일본제철은 작년 12월 미국 산업화의 상징인 US스틸을 149억 달러(약 19조6000억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2022년 조강생산량 4만437만t으로 세계 4위인 일본제철이 27위 업체인 US스틸을 인수하면 세계 3위로 부상한다. 그러나 미국 철강노조가 “노사간 충분한 협의없이 US스틸이 외국기업에 매각됐다”며 강하게 반대했고 미 정치권도 국가안보를 문제삼으면서 반발했다.

이에 따라 당시 레이얼 브레이너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성명을 내고 “바이든 대통령은 긴밀한 동맹국의 기업일지라도 상징적인 미국 기업 인수시 국가 안보 및 공급망 신뢰성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면밀히 조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에 공을 넘긴 바 있다.

이는 올해 미국 대선을 앞두고 북부 러스트 벨트(Rust Belt, 쇠락한 산업단지)에 걸쳐있는 철강노조 표심을 고려한 조치였다. 이어서 바이든 대통령의 미·일 철강 M&A 반대 성명 발표가 조만간 나올 예정이다.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발표에 대해 강력하게 비판한 바 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에서 철강산업을 살려냈는데, US스틸이 일본에 팔린다니 끔찍한 이야기”라면서 “즉각 저지할 것”이라며 공개적으로 반대했다.

바이든 행정부 당국자는 “미일 동맹을 중시하는 바이든 행정부가 기시다 총리의 국빈 방미에 앞서 일본제철의 미국 기업 인수에 불신하는 신호를 보내는 것은 당혹스러운 일”이라고 지적하고 “미국 선거의 해라서 결국 정치가 승리할 것 같다”고 전했다.

일본 재계도 바이든 행정부의 변심에 충격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은 미국에서 가장 큰 외국인 투자자이다. 이로 인해 내달 10일 바이든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의 국빈만찬은 어색한 상황에서 진행될 가능성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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