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된 SKT, AI 앞세워 신고가 새로 쓸까[밸류업 대해부]

김세관 기자 2024. 3. 14. 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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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업 대해부]⑭AI주로 변모하는 SKT
[편집자주]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을 계기로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오히려 프리미엄으로 전환할 것이란 전망이 잇따릅니다. 짠물배당, 소액주주에게 불리한 지배구조 재편, 밸류트랩 같은 주가 역선택 등 고질적인 문제가 해결되면 한국 기업들의 본질가치가 재조명되고 주가수준도 한단계 레벨업 될 것입니다. 새로운 가치를 인정받을 밸류업 종목들의 현황과 디스카운트 요인을 면밀히 분석해보겠습니다.

SKT 최근 주가 추이/그래픽=이지혜
통신주는 그동안 대표적인 저PBR(주가순자산비율) 업종으로 여겨졌다. 견고한 이익과 확실한 캐시카우, 고배당 정책을 추진함에도 내수 중심이라는 변하지 않는 인식 등이 발목을 잡는 경향을 보였다.
정부 주도 증시 부양책인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 공개와 함께 저PBR 주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통신사 리딩 컴퍼니 SK텔레콤 주가도 들썩인다. 다른 저PBR 기업들과 비교하면 상승폭이 너무 완만하다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AI(인공지능)를 중심으로한 신사업 관련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여전한 성장동력을 지녔다는 평가다. 현재 5만2000~5만3000원대의 주가가 SK스퀘어와의 인적분할 이후 신고가였던 6만3000원대까지 다시 오를 수 있을지 주목된다.
통신 서비스 굳건한 SKT…AI기반 B2B 성장 기대↑
SKT 지난해 실적/그래픽=이지혜
SKT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매출 17조6085억원, 영업이익 1조7532억원, 당기순이익 1조1459억원을 냈다고 발표했다. 각각 전년대비 1.8%, 8.8%, 20.9% 증가한 수치다.

SKT 전통의 서비스 중 주력인 통신업이 여전히 중심을 잡아주고 있는 점이 견고한 실적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구체적으로 5G(5세대 이동통신) 가입자가 2022년말 1340만명에서 지난해말 1570만명까지 늘어났고, IPTV와 케이블TV가입자 수도 같은 기간 932만명에서 955만명까지 증가했다.

여기에 더해 B2B(기업간거래) 영역으로 여겨지는 데이터센터 매출과 클라우드 매출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데이터센터는 2022년 1560억원에서 2020억원으로 30%가 뛰었고, 클라우드 매출은 1070억원에서 1460억원으로 36.6% 증가했다.

SKT는 지난해 발표한 'AI 피라미드 전략'을 기반으로 올해 더 고른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 이 전략은 △AI인프라 △AIX △AI서비스 3대 사업 영역을 중심으로 산업과 생활 전 영역을 혁신한다는 SKT의 미래비전이다. 이를 중심으로 올해 본격적인 매출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SKT는 기대하는 모습이다.
AI관련 데이터센터 주목도 높아…AI넘어 AGI시대 적합
시장 역시 SKT의 AI 중심 전략에 대해 긍정적인 시그널을 보낸다. 특히, SKT의 AI 관련 데이터센터 사업에 대한 기대가 높다.

지난달 26일부터 29일까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모바일월드콩그레스)2024에서 AI를 넘어 AGI(범용 인공지능·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가 핵심 주제로 떠오르면서 SKT가 이와 링크되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AGI는 인간의 지능에 가깝거나 오히려 더 뛰어난 범용성 및 자율성을 갖춘 인공지능을 지칭한다. 상용화에 꽤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됐지만 이번 MWC를 계기로 1~3년내에 가능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AI의 고도화와 AGI의 상용화와 맞물려 떠오르는 또 다른 영역이 데이터센터다. 천문학적인 AI연산을 감당하려면 전용 데이터센터 역시 필요하다. SKT는 AI 시대 본격화와 맞물려 데이터센터 수요가 폭증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차세대 AI 데이터센터 사업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SKT는 최근 전력 사용량을 40% 가까이 절감하는 액침냉각 시스템을 국내 최초로 도입하는 등 AI데이터센터로의 진화를 가속화하고 있다. 고도화 된 AI를 위한 데이터센터에서는 서버를 냉각하고 전력소모를 줄이기 위해 '액침 냉각법'이 주요하게 거론되고 있다.

SKT는 특수용액 시장을 이끌 것으로 예상되는 SK이노베이션 자회사 SK엔무브 및 글로벌 액체냉각 전문기업 '아이소톱'과 업무협약을 맺고 차세대 냉각기술 및 솔루션 분야 협업에 나설 계획이다. 또한 지난 2월 글로벌 GPU 클라우드 회사인 람다(Lambda)에 투자를 단행했고 미국 글로벌 서버 및 스토리지 시스템 제조 기업 슈퍼마이크로컴퓨터와 글로벌 AI 데이터센터 사업 협력도 체결했다.
주주환원 맛집 SKT, 지난해에도 1조원 넘게 주주환원
SKT는 그동안 적극적인 주주친화경영을 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주환원 정책에 대한 예측 가능성 제고를 위해 기간별 장기 배당정책도 발표한다.

지난해에도 SKT는 배당총액 7656억원과 자사주 매입금액 3012억원 등 총 1조669억원을 주주들에게 환원했다. SKT는 지난 2021년 SK스퀘어로 인적분할을 발표한 이후 주주가치 제고 차원에서 발행주식 총수의 10.8%규모인 약 1조9700억원 상당의 보유 자사주를 대규모로 소각하기도 했다.

오는 26일 개최되는 정기주주총회에서는 투자자들이 배당금액을 먼저 확인한 후 투자를 결정할 수 있도록 기말배당기준일을 이사회에서 결정할 수 있게 정관도 변경할 예정이다. SKT관계자는 "향후 3년간의 차기 주주환원정책 역시 현재 검토 중"이라며 "이사회 검토를 거쳐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증권업계는 현재 5만원대 초반에 있는 SKT의 목표주가를 6만원 이상으로 본다. 7만6000원까지 예상하는 곳도 있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래에 대한 준비를 가장 잘 진행하고 있는 통신사 중 하나"라며 "AI 중요성을 인지하고 AI 중심으로 회사를 변모시키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김세관 기자 son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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